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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309

[책리뷰] 스캇 펙 - 거짓의 사람들[비전과리더십 I 나르시시즘 I 악마를 정신분석 I 악에 대해서] 스캇 펙의 이란 책은 2010년대 초 톰 라이트의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악에 대한 그의 주장을 라이트는 긍정했다. 그뒤 어떤 기사에 ‘사탄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낸 정신과 의사’라는 소개를 보고 관심이 갔다. 그 정체는 나르시시즘이라고.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내가 몇 년 동안 읽은 책들 중에 가장 추천하는 책이다. 아마도 내 개인적인 살아온 삶 때문이다. 잠깐 내 개인적인 이야를 하자면. 나는 아버지가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생각했다. 공감능력은 없고 뭐든지 남탓. 낮은 자존감. 가정에서 보인 폭력적인 형태 등등. 어떻게 자신의 중풍이 온 부모들의 똥, 오줌을 몇 년 간 치웠던 자신의 아내에서 그 무지막지한 욕설과 간혹 벌였던 폭행까지 도저히 공감 능력을 상실한 인간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아버지가 .. 2022. 9. 8.
[책리뷰] 김지수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열림원 I 고통에 대해 I 지성에서 영성으로 I 죽음에 대해] 10년 전 좀 넘었을까? 이어령의 를 읽었다. 당시 대표적 지성인의 회심이라는 거대한 타이틀로 홍보를 대대적으로 했다. 물론, 난 지금도 이어령 선생님이 시대의 지성인인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분도 아니시다. 나에겐 박학다식한 분이시다. 그때 이어령을 알게 되었고, 양화진 문화원이라는 곳에서 이어령 선생님의 강연이 이어졌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참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 이 책에서도 그때 강연의 이야기들이 제법 나와서 많이 반가웠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이 나에겐 많이 다가왔다. 마지막이라니. 그러고보니 나이가 참 많으신데 나는 영상 속 정정했던 이어령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런데 최근의 사진을 보니 살이 훌쩍 빠지신 모습이더라. 아, 정말 마지막이겠구나. 그리고 올해 2.. 2022. 9. 8.
[책리뷰] 이민진 - 파친코 2[ 문학사상, I Min Jin Lee, Pachinko] 일본인들은 조선인들 근처에 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조선인들은 더럽고 돼지와 함께 살아서 냄새난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아이들 몸에는 이가 득시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인들은 조선인들을 부라쿠민(일본의 신분제도 아래에서 최하층에 속하는 천민집단)보다 더 천한 족속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부라쿠민에게는 일본인의 피가 섞여 있으니까.(19) 아키코는 노아의 인간성을 볼 수 없었다. 노아는 그것이 바로 자신이 가장 원했던 것임을 깨달았다. 조선인이 아니라 그냥 인간이 되고 싶었다.(118) 죽어버려, 못생긴 조선인. 보조비 챙길 생각하지마. 너희 조선인들이 이 나라를 망치고 있어. 네가 자살하면 내년에는 우리 학교에서 더러운 조선인 한 명이 줄어들 거야. 조선인들은 문제아에 돼지들이야. 지옥으로 꺼져버려. .. 2022. 9. 7.
[책리뷰] 이민진 - 파친코 1[ 문학사상, I Min Jin Lee, Pachinko]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아주 강렬한 첫 문장이다. 근래 본 첫 문장 중 가장 압권이었다. 파친코1에서는 말 그대로 역사가 망쳐놓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백이삭 목사의 큰형 백사무엘 목사는 1919년 독립운동을 하다가 죽었다. 그의 동생들인 백요셉, 백이삭 역시도 역사에 망쳐진 인생을 살아간다. 나는 이 역사라는 큰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들의 개인사가 펼쳐지고 있는 점들이 흥미로웠다. 선자의 아버지 김훈은 언청이었고 뒤틀린 기형아였지만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았으며, 특히 그의 딸 선자로부터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으며 따스하고 사랑이 많은 아버지로 기억에 남는다(72, 117). 선자는 하나님 아버지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에 투영해서 생각하기까지 한.. 2022. 9. 7.
[책리뷰] 백세희 에세이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도서출판 흔) I 마치 내가 상담받는 것처럼 I 현대를 살아가는 이의 용감한 고백 느낀 점 일단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이 제목 하나에 사실 책을 구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죽고 싶은데 떡볶이는 먹고 싶다니. 뭔가 느낌이 온다. 이 사람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어떤 심정인지. 한 사람의 일기장을 몰래 본 기분이다. 저자는 의사와의 대화를 책으로 냈다. 자신의 이야기를 용감하게 전한 게 참 멋있다. 특히, 저자는 왜 자신이 불안장애를 겪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한다. 학창시절의 그 기억을 말하기 힘들었을 텐데 과감히 이야기 해준다. 그래서 책의 목적이 확 와닿는다. 이 책은 기분부전장애(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는 주요우울장애와는 달리, 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앓는 나의 치료 기록을 담은 책이다. 사적이고 구질구질한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어두운 감정만 풀어내기보.. 2021. 6. 3.
[책리뷰] 모나 D. 후커 - 복음의 시작[도입부로 읽는 네 편의 복음서](양지우 옮김, 비아) I 복음서를 읽으시는 분들께 강추! 느낀 점 얇지만 강렬한 책이다. 저자부터가 그렇다. 모나 D. 후커.(잉 나는 여태 모나드 후커로 알고 있었지?ㅋㅋ) 신학책 각주로 많이 보던 인물이다. 나는 당연히 남자인줄 알았는데 여성이었다. 캠브릿지에서 여성 최초로 명예박사를 받으신 분이다. 그리고 여성 최초로 1988년 세계신약학회에 회장님이시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BNTC 주석 시리지의 마가복음을 저술하셨다(The Gospel According to Saint Mark). 구글학술로 검색해보니 593회나 인용되었네. 주석류가 좀 인용이 많이 되는데 이정도면 1991년에 나왔어도 제법 인용이 많이 된 것 같다. 물론 인용이 많이 되었다고 클래스가 높다는 건 아니지만 그정도로 인지도가 높다고 보인다. 어쨌든, 대학자은 어떻게 도입부를 그려냈을까 .. 2021. 6. 2.
[책리뷰] 존 그린 -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The Fault In Our Stars, 북폴리오) I 고통에 대해, 가족, 사랑 I 결말포함 느낀 점 처음 이 책을 구입했을 땐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구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중고등부 사역을 담당하게 되었을 때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흘러 2년 뒤에야 읽게 되었다. 그런데 아뿔싸! 이 책은 중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통에 대한 이야기. 아픔에 대한 이야기. 그 아픔을 대처해가는 사람들 이야기였다. 주인공은 헤이즐이다. 16살. 갑상선암을 가진 아이다. 시한부 인생을 산다고 보면 된다. 그런 아이들의 모임이 있다. 바로 서포트 그룹이 그렇다. 이곳에서 헤이즐은 어거스터스를 만난다. 어거스터스는 키가 크고 늘씬한 근육질인 인기가 많은 아이다. 그런데 어거스터스는 17살 골육종이다. 그때문에 한쪽 무릎 아래를 잘라야 했다. 암의 전이를 막기 위.. 2021. 5. 8.
[책리뷰] 새라 코클리 - 십자가(정다운 옮김, 김진혁 해설, 비아)[이성과 신비, 삼위일체, 기도, 욕망] 느낀 점 작년에 7장 용서까지 읽고 올해 마저 다 읽었다. 군데 군데 좋았던 지점들이 생각났고, 8장 희생, 9장 죽음, 10장 부활을 읽으니 새라 코클리가 이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비를 추구하는 학자인가 싶었다. 특히나 아케다 이야기(아브라함이 이삭을 '묶어' 바친 이야기)가 그랬다. 이 명령은 옮고 그름에 대한 우리의 모든 판단, 가족 구성원에 대한 책임 의식, 윤리 체계를 거스릅니다. 이 명령에서는 어떠한 '종교적'인 의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81) 아이들은 아케다 사건을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질서에 맞춘 뒤 그 의미를 살피려 했습니다. ... ... '하느님을 경외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칸트나 근대 유대교 자유주의의 전통이 주장하듯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죽이라는 하느님의.. 2021.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