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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소설36

[책리뷰] 이승우 - 사랑이 한 일[문학동네 I 신앙과 소설 I 신앙과 문학 I 문학 I 창세기 I 소돔과 고모라] 창세기를 읽고 있다. 기본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간단한 주석책과 함께. 그러다 이승우의 에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가 있다는 게 생각이 났다. 다 읽고 보니 소돔과 소모라 사건에서부터 야곱의 돌무덤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아브라함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뒤에 해설을 읽어보니 문체가 니체, 키르케고르, 들뢰즈, 가타리의 경우와 비슷하단다. 나는 문학 전공이 아니니 잘 모르겠고, 그냥 읽는 내내 문학을 컨셉으로 하는 주석 같았다. 어떻게 이런 관찰을 해냈을까? 다 읽고 났을 땐 그냥 재능이 아닐까 싶었다. 근데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읽으니 그건 아닌 것 같다. 이해하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믿으려고 한 신앙인의 고민의 결과물(244)이었다. 읽으면서 많이 감탄했다. 롯이 자신의 딸을 도시.. 2022. 9. 29.
[책리뷰] 문경빈 - 훌훌[문학동네 I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I 대상 수상작 I 장편소설 I 청소년문학] “훌훌 털어버리고” ‘기다리는 사람들’이란 찬양곡이 있다. 그 곡 가사 중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가사를 참 기억에 남는다. 20살 첫 연애를 지독하게 겪었다. 어디 하소연할 길 없던 지독함을 교회 동생에게 말하게 되었다. 왜 그 친구에게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친구 동네를 하염없이 돌아다니며 속을 털어놨다. 그때 이야기하면서 “훌훌 털어버리고”라는 가사 이야기가 나왔다. 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교회동생은 “오빠, 가사 완전 좋은데?”라는 반응과 어떤 드라마에서 봤던 대사를 말해주곤 최고의 복수는 완전 잊어버리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막 그 주 교회 같이 가서 도와주고 했던...ㅋㅋ 20살 어린 나이에 복수를 그렇게 하는 건 도저히 내 혈기가 가만히 두질 않아 당시 여사.. 2022. 9. 24.
[책리뷰] 이민진 - 파친코 2[ 문학사상, I Min Jin Lee, Pachinko] 일본인들은 조선인들 근처에 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조선인들은 더럽고 돼지와 함께 살아서 냄새난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아이들 몸에는 이가 득시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인들은 조선인들을 부라쿠민(일본의 신분제도 아래에서 최하층에 속하는 천민집단)보다 더 천한 족속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부라쿠민에게는 일본인의 피가 섞여 있으니까.(19) 아키코는 노아의 인간성을 볼 수 없었다. 노아는 그것이 바로 자신이 가장 원했던 것임을 깨달았다. 조선인이 아니라 그냥 인간이 되고 싶었다.(118) 죽어버려, 못생긴 조선인. 보조비 챙길 생각하지마. 너희 조선인들이 이 나라를 망치고 있어. 네가 자살하면 내년에는 우리 학교에서 더러운 조선인 한 명이 줄어들 거야. 조선인들은 문제아에 돼지들이야. 지옥으로 꺼져버려. .. 2022. 9. 7.
[책리뷰] 이민진 - 파친코 1[ 문학사상, I Min Jin Lee, Pachinko]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아주 강렬한 첫 문장이다. 근래 본 첫 문장 중 가장 압권이었다. 파친코1에서는 말 그대로 역사가 망쳐놓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백이삭 목사의 큰형 백사무엘 목사는 1919년 독립운동을 하다가 죽었다. 그의 동생들인 백요셉, 백이삭 역시도 역사에 망쳐진 인생을 살아간다. 나는 이 역사라는 큰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들의 개인사가 펼쳐지고 있는 점들이 흥미로웠다. 선자의 아버지 김훈은 언청이었고 뒤틀린 기형아였지만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았으며, 특히 그의 딸 선자로부터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으며 따스하고 사랑이 많은 아버지로 기억에 남는다(72, 117). 선자는 하나님 아버지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에 투영해서 생각하기까지 한.. 2022. 9. 7.
[책리뷰] 존 그린 -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The Fault In Our Stars, 북폴리오) I 고통에 대해, 가족, 사랑 I 결말포함 느낀 점 처음 이 책을 구입했을 땐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구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중고등부 사역을 담당하게 되었을 때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흘러 2년 뒤에야 읽게 되었다. 그런데 아뿔싸! 이 책은 중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통에 대한 이야기. 아픔에 대한 이야기. 그 아픔을 대처해가는 사람들 이야기였다. 주인공은 헤이즐이다. 16살. 갑상선암을 가진 아이다. 시한부 인생을 산다고 보면 된다. 그런 아이들의 모임이 있다. 바로 서포트 그룹이 그렇다. 이곳에서 헤이즐은 어거스터스를 만난다. 어거스터스는 키가 크고 늘씬한 근육질인 인기가 많은 아이다. 그런데 어거스터스는 17살 골육종이다. 그때문에 한쪽 무릎 아래를 잘라야 했다. 암의 전이를 막기 위.. 2021. 5. 8.
[책리뷰]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 상실의 시대(Norweian wood 원제: 노르웨이의 숲, 유유정 옮김, 문학사상) 느낀 점 무라카미 하루키! 아마 일본인 작가 중에 가장 유명한 작가가 아닐까. 미우라 아야코 이후 가장 대중적인 작가가 되었다고 김응교 선생님의 책에서 읽은 것 같다. 우리나라만 하루키 열풍인 줄 알았는데 세계가 하루키 열풍이다. 뒤에 해외 반향 부록을 따로 읽어보지 않아도 맨 뒤에 3판 111쇄라는 기록이 하루키가 얼마나 팔리는 작가인지 실감나게 한다. 2014년 10월 23일 기준이다. 횟수로는 7년이 지난 지금 과연 몇 쇄를 기록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하루키는 왜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가? 뒤의 설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하루키의 독자들은 주로 이, 삼십대의 젊은이들이라고 한다. 특히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걸쳐, 혼란과 좌절을 경험한 세대가 맞이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실의 .. 2021. 1. 6.
[책리뷰] 정아은 장편소설 - 잠실동 사람들(제 18회 한겨례문학상 수상작가, 한겨례출판, 스카이sky캐슬보다 더 심도있는 이야기) 느낀 점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소설판이라고 하길래 구입한 책이었다. 과연, 명불허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내 취향저격이었다.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욕망'이다. 내가 요즘 욕망에 관심이 많은지라 한국인들의 이 욕망을 이 책에서 잘 표현한 것이라고 나는 본다. 특히 사는 장소와 가야할 대학이 그 욕망의 중심이다. 학벌과 지역. 창비 팟캐스트에서 이 책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도 재미나게 들었다. 패널 중에 소설보다 르포에 가깝지 않냐고 비판을 했다. 일견 그렇게 볼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런데 나는 이 이야기가 어느 정도 허구일 거라 생각했는데 르포라니. 서울은 그렇구나 싶었다. 아니 학부모들은 어쩌면 전부 다 그런거 아닐까. 나는 아이들이 없기에 그 세계와는 거리가 머니깐. 차례.. 2021. 1. 5.
[책리뷰] 스미노 요루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느낀 점 책보다 영화로 먼저 봤다. 보고 많이 울었다. 특히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어머니가 만날 때. 그래, 그 장면. 본 사람은 알 거다. 영화는 배경이 너무너무 예뻤다. 특히 벚꽃. 그리고 여주가 참 예쁘더라ㅋㅋ 그래서 몰입해서 봤다. 이 영화는 일본 영화의 뻔한 플롯을 따라가는데 왜 나는 영화도 보고 책도 보게 되었을까. 이야기 자체에 매력이 있더라. 뻔한 장치들이 있지만 어떤 작품은 계속 보게 된다. 이 책이 그렇다. 이 영화에 대한 팟캐스트를 보니 작가가 스토리텔링에 힘을 썼단다. 확실히 그렇다. 왜 이 책의 제목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일까. 괴랄할 제목이기도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그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 것이다. 이 영화를 내 친구에게 강력하게 추천했더니 내 친구는 아주.. 2020.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