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낀 점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소설판이라고 하길래 구입한 책이었다. 과연, 명불허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내 취향저격이었다.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욕망'이다. 내가 요즘 욕망에 관심이 많은지라 한국인들의 이 욕망을 이 책에서 잘 표현한 것이라고 나는 본다. 특히 사는 장소와 가야할 대학이 그 욕망의 중심이다. 학벌과 지역. 창비 팟캐스트에서 이 책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도 재미나게 들었다. 패널 중에 소설보다 르포에 가깝지 않냐고 비판을 했다. 일견 그렇게 볼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런데 나는 이 이야기가 어느 정도 허구일 거라 생각했는데 르포라니. 서울은 그렇구나 싶었다. 아니 학부모들은 어쩌면 전부 다 그런거 아닐까. 나는 아이들이 없기에 그 세계와는 거리가 머니깐.
차례부터 독특하다. 등장인물들이 목차에 나와있다. 이게 재미있다. 서로가 서로와 연관되게 이어진다. 밑에 등장인물에서 보면 알겠지만 서로 설킨 관계다. 첫장 대학생 이서영부터 당혹스러웠다. 첫장면이 19금이라서... 그러나 이후에는 그러한 장면이 하나도 없다. 창비 팟캐스트에서 이걸 가지고 뭐라고 했는데 들을 때 공감되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욕망
욕망을 서술한 부분이 참 흥미로웠다.
150만 원이라는 금액에 망설이던 아내도 결국 2주 전에 시술을 받았다. 다들 받는데 어떻게 나만 안 해. 같이 있으면 나만 자기관리 안 하는 게으른 여자처럼 보인단 말이야. (지환아빠 허인규, 30)
"어머, 망고네? 지나 씻고 나오면 깎아줘야겠다. 당신 이 수박 봤어? 세상에, 이 크기 좀 봐! 사흘 동안 먹어도 다 못 먹겠어."
아내가 과일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품평을 시작했다. '언니들'이 사온 케이크나 과일을 들여다보며 흐뭇해하는 건 목요일 저녁마다 아내가 치르는 일종의 의식이었다. (지환아빠 허인규, 33)
처음에 수정은 포트메리온이란 브랜드가 있는지도 몰랐다. 해성이네 처음 갔을 때, 초록색과 보라색 꽃무늬가 들어간 고리타분해 보이는 찻잔이 나오는 걸 보고 참 이 여자 취향도 할머니 같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집집마다 이 찻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유명 영국 회사제품이라는 것도. 그걸 안 순간, 고리타분해 보이던 찻잔이 그렇게 고상해 보일 수가 없었다. (지환엄마 박수정, 36)
수정은 돈에 구애받지 않고 바로 검사를 시켜볼 수 있는 해성엄마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유미, 박수정, 심지현, 183)
해성엄마가 태민엄마의 팔짱을 끼며 호들갑을 떨었다. 수정은 그런 둘을 보며 살짝 소외감을 느꼈다. 해성엄마는 똑같은 손아래인데도 태민엄마에게는 야, 너, 하면서 격의 없이 대하고 자신에게는 말을 놓아도 자기, 라고 칭하며 은근히 거리감을 둔다. 수정은 그게 둘의 생활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홈쇼핑으로 뭔가 하나씩 지른다. (장유미, 박수정, 심지현, 186)
"수입만으로 보면 그 친구보다 우리가 낫지.... 하지만 장, 그 친구는 부모가 재산가였단다.... 저 같이 예쁜 아이 앞에서 내가 재력가 부모를 둔 친구를 부러워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샆진 않구나." (경훈엄마 강희진, 266)
그동안 경훈의 친구 엄마들 중 5, 6학년 되는 큰애를 둔 집들이 학원 때문에 대치동으로 이사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희진은 그들이 부럽단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대치동 같은 데는 돈을 주고 오라고 해도 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훈의 이사는, 부러웠다. 많이 부러웠다. ... 하늘도 보이지 않고 무식하게 고층 아파트만 빽빽이 들어서 있는 삭막한 공간. 미라곤 찾아볼 수 없고 살아남기 위한 경쟁만이 난무하는 노골적이고 저급한 공간. (267-268, 강희진)
단순히 돈이 많아서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처지에 지금 돈이 있으면 무언가를 할 수 있는데 그것을 못해서 부러워 지는 것이다. 더 많은 돈이 있으면 할 수 있기에 부러운 것이다. 그러한 욕망을 품으며 사는 사람들의 세상을 이 책은 아주 잘 드러내 보인다. 그러하기에 필시적으로 외관에 대해 드러난다.
외관: 겉으로 드러난 모양
말하지 않아도 겉으로 드러낼 수 있는게 무엇일까? 눈으로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아, 눈만이 아니라 미각도 있다. 냄새. 이 책 뒤의 해설에서도 말하지만 냄새는 고대에서부터 계급을 구분하는 기준이었다. 요즘은 그렇게 뚜렷하진 않겠지만. 이 책에서도 냄새가 등장하긴 한다.
집도 들 수 있겠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집 역시도 눈에 확실히 보인다. 예전에 휴거라는 말이 아이들 사이에 나돈다고 했다. '휴먼시아 거지'.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과 메이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사이의 구분이 명확해 진다. 이 책에서도 그 구분을 확실히 볼 수 있다.
지역 역시도 들 수 있겠다. 여기 잠실동은 중산층 도시라고 한다. 나는 이런 사람들도 중산층보다 잘 사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중산층의 모습이란다. 그리고 강남과 잠실의 대조 역시 하나의 대조를 이룬다.
피부 역시도 그렇다. 서영과 잠실동 여인들의 피부. 그게 대조를 이루는 것 같다.
학원, 학벌, 직업 역시도 당연하다.
이러한 것들을 소설 속에 정말 잘 녹여 냈다.
외관을 보고 사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주변 의식을 많이 한다. 그것은 필시 수치심을 불러온다.
서둘러 지환을 데리고 나오는데 얼굴이 홧홧했다. 하늘색 벽지에 연보라색 소파가 깔린 넓은 로비에 있는 사람들이 다 그녀만 쳐바보고 있는 것 같았다. (박수정, 39)
수정의 아들인 지환이 영어학원 레벨테스트에서 떨어지고 난 뒤 나오는 서술이다. 수정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아니 부끄러움보단 수치심이 더 맞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 외관이 벗겨진 속살을 보이니 수치스러운 것이다. 그러니 작중 이 대사가 찰지다.
판사라는 후광효과가 사라지자 그녀는 그전에 보이지 않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그의 특성들을 조금씩 인식하기 시작했다. 맨 처음 그의 작은 키가 눈에 들어왔고, 구사하는 유머의 경박성을 인식했으며, 돈을 물 쓰듯 하는 낭비벽을 뼈아프게 통감했다. (장유미, 145)
"하여튼 사람은 잘생기고 봐야 해." (272)
욕망과 외관의 세계 속에서 형성되는 인간
여기에서 한 가지를 포착했다. 어학원 상담원 지윤서 편이다.
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윤서는 여자와 눈을 맞추고 또박또박 말했다. "저희 초등부는 파닉스를 떼야 들어올 수 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하는데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네 아들은 우리 학원에 들어올 수가 없단다. 레벨이 안돼서 못 들어온단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우리 학원에 못 들어온단다.
...
여자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자가 상담실 입구에 서서 물끄러미 이쪽을 쳐다보고 있던 아이를 데리고 학원을 가로질러나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윤서는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내가 뭘 한 거지? 상식 밖의 질문을 퍼부어대는 진상 엄마에게는 찍소리도 못했으면서 순한 양 같은 엄마에게는 어처구니 없는 갑질을 해댔다. 지난주에도 비슷한 짓을 한 적이 있다. 다신 안 그래야지 했는데 자기도 모르게 또 그랬다. 상담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이런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그녀는 깜짝깜짝 놀란다. 그러면서도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똑같은 짓을 되풀이한다. (지윤서, 54-55)
욕망의 세계에 살면서 자신이 동화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지금은 미안함이라도 자각하고 있지만 이것에 길들려져 버린다면 그조차 없어질 것이다. 아주 당연한 것이 되어버릴 것이다. 세상을 보는 것 역시 학원의 레벨테스트처럼 보겠지. 그리고 그 세상의 시각이 자신의 태도가 되어버리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것의 반복을 통해 마음과 태도는 완전히 동화되어 버리겠지. 괴물에게 먹혀 버린다. 이러한 인간을 파악하는 저자의 서술이 너무너무 매력적이었다. 저자의 다른 책을 사서 읽고 싶어질 만큼.
파견 도우미인 최선화 역시 그런 것 같다. 자신에게 무언가를 더 주는 사람에게 호의적이다. 사람이 다 그렇지. 해성엄마는 그렇게 친절한 사람이 아니고 딱부러지는 사람이지만 손이 큰 사람이다. 자신에게 좋은 옷도 주고 돈도 많이 주는 사람을 당연히 좋아하리다. 그러나 그와 대조하여 지환엄마를 보니 문제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 속에서 살면서 자신은 그 시선 속에 묻혀 간다. 최선화는 잘못된 인식조차 못한다. 학원 선생인 지윤서도 언젠가 그렇게 될까?
결국, 이런 외관을 통해 보이는 시선들 때문에 사건은 일어난다. 과외 교사 김승필로 인해 일어난다. 누군가의 욕망을 채운 인간이었다. 그 사람 안에 있는 능력과 외관과 과연 얼마나 연관이 될까. 물론, 외관이 봐야할 때가 반드시 있다. 그러나 외관을 안 봐야 할 때와 봐야 할 때. 우리는 그것을 구분할 능력이 있을까? 아니 구분하고 싶을까?
그래도 딱 속을 이해하는 장면이 눈에 띈다. 경훈엄마 강희진의 독백에서다.
이 여자는 남편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곤 하루 종일 좁은 공간에 갇혀 아픈 이들에게 기를 나누어주는 남편이 어떤 심정인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을까. (강희진, 277)
시종일관 외관의 판단이 주를 이뤄서 그런지 외관이 아니라 속 마음을 이해해주는 장면이라서 인상 깊었다.
교차되는 시선
앞서 말했지만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시선들이 교차된는 것. 책을 읽는데 잘 몰입된다. 사건이 일어나면 A의 시각에서 그 일들을 말하며 다음 B의 시각에서 그 사건을 말한다. 이런 식이다.
이 아줌마는 해성이네서 옷을 받고도 수정에게 혹시 지환이 옷 작아진 거 없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옷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해성이네 옷 받으러 가라면 금세 자리를 뜰 것이다. (박수정, 85)
아파트 평수나 가구 브랜드는 물론, 선화에게 주는 간식이나 명절 선물, 쇼핑하는 장소, 사 먹는 빵 등 생활의 모든 면에서 해성엄마의 씀씀이는 지환엄마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이들 옷도 그랬다. 해성엄마는 둘째인 해성의 옷도 이름난 외제 브랜드로 팍팍 사들여 입히다가 철이 지나면 바로 선화에게 넘겼다... 반면 지환엄마는 둘째가 딸이니 지환이 입던 옷을 선화에게 줄 법도 한데 결코 주는 법이 없었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달라고 했다가 지환엄마가 빤히 쳐다보면서 "꼭...... 드려야 하는 건 아니죠?"라고 묻는 바람에 당황했던 적도 있다. 알고 보니 지환엄마는 지환이 입던 옷을 하나하나 인터넷에서 중고로 팔고 있었다. 그 정도 사는 집 여자가 돈 몇 푼 벌어보겠다고 중고로 옷을 팔다니, 참 어이 없는 일이었다. (최선화, 97)
서로의 처지에서 서로를 바라본다. 이러한 시선의 교차가 너무너무 흥미롭다. 절친한 해성엄마 장유미, 지환엄마 박수정, 태민엄마 심지현 역시도 서로를 부러워하는 시선 역시도 흥미로웠다. 돈을 쓸 때는 지환엄막 열등감을 느끼고, 학력과 직업엔 태민엄마가 열등감을 느낀다. 그래서 각자의 같은 처지인 수혁엄마와 상진엄마가 이사를 가버렸을 소외감을 느낀 것이다.
줄거리 후반부의 서영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그때 교차되는 시선이 가장 흥미롭다. 나름의 반전이랄까? 그러나 나는 서영의 시각이 왜곡되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지윤서는 흔들렸고, 최선화는 빠져버렸던 것처럼 말이다.
나가면서
하루키의 책과 이 책을 같이 읽었다. 나는 하루키가 그리는 공허한 세계보다 정아은이 그린 이 세계가 더 와닿았다. 이 세계의 주연 중 한 명인 박수정은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았다. 그러나 이야기 후반부에는 조금은 변화가 일어난다. 그 변화는 책을 읽으며 살펴보시라.
정말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몰입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 없을까 싶었는데 때마침 이 책이 그랬다. 정말 재미있다. 이 책은 잠실동이라는 지역을 대표적으로 설정한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사는 곳도, 당신이 사는 곳도, 다른 누군가가 사는 곳에선 강남, 잠실, 강북의 다른 이름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현실이다. 직시하자. 우리의 우상을.
인물관계도
메모
선화는 그런 사람의 심기를 거스르는 짓은 조금도 하고 싶지 않았다. 뾰로통한 얼굴로 겨우 4만 원을 주는, 옷가지 하나 챙겨주지 않는 지환이네에서 틈만 나면 먹을 걸 집어 먹는 것과는 대조되는 처사였다. (최선화, 105)
- 돈을 주는 것과 옷을 주는 등 그런 것 때문에 해성엄마와 지환 엄마를 다르게 보는 것이 아닐까?
p. 128의 메모
- p. 111에 논술 선생님이 오신다고 했다. 시간 순서가 참 좋다 몰입된다.
이것은 영어 도서관 폐쇄에서 기인한 나의 태도 변화에 따른 위엄 덕분일까? 아니면 이 엄마는 어떻게 했어도 끝에는 이렇게 말할 생각이었을까? (김미하, 175)
- 저자는 이런 서술이 많네.
... 해성엄마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183)
- (부럽다라는 말이) 자주 등장. 이것도 욕망 아닐까?
"쟤, 아빠가 흉부외과 의사라는 걔 아니야?"
지환엄마가 메뉴판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아니야. 쟤 아빠 판사야." (199)
- 사람을 대할 때의 척도. 직업. 그러니 공부를 시키려 한다.
수진은 가끔 궁금해진다. 남편에게 앞을 길게 내다보는 능력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그저 운이 좋았던 걸까? (216)
- 또, 이렇게 서술
"한국 쌀람들이 쌩각하는 컷처럼 미국 쌀람들 한류 안 초아해요. 쏘녀쉬대 우써요. 유치한 인형들 캍다고 쌩각해요." (301)
- 2015년도에 이 책이 나왔다. 이로부터 5년 뒤 BTS가 등장한다! 이 미국 양반아!ㅋㅋㅋ
의아하게 생각될 정도였다. 질기고 다양한 소음에 시달릴 때마다 희진은 대학 동기 영훈의 집을 떠올렸다. 윗집의 방바닥이 우리 집의 천장이고 우리 집 안방 벽이 옆집 화장실 벽인 공간에서 서로가 내는 소음으로 신경전을 벌여야 하는 리센츠가 그렇게 누추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강희진, 330)
- 누군가에겐 꿈의 장소인데
그녀가 괴로운 건 그 부분이었다.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친구를 사귈 수 없다는 것. 그 때문에 그녀는 요즘 어딘가 학원을 보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강희진, 335)
- 어려움
남편은 두 번째 해직 이후, '대의'를 앞세워 가족을 희생시키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비열하고 모순된 사람이라는 것이 그녀의 세계관이 되었다. 불의를 못 참는 성격으론 남편 못지않던 그녀가 전교조에서 탈퇴하고, 독불장군처럼 교사들에게 군림하는 교장에게 대들지 않고 묵묵히 참아내며 교직 생활을 이어온 것도 그런 세계관 때문이었다. (김미하, 346)
- 선한 일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불이익. 이 이후의 행보.
판잣집 아이들의 얼굴은 군데군데 불에 그슬린 것처럼 검었고, 기생충 알 같은 하얀 알갱이가 팔다리에 넓게 퍼져 있었다. 그녀는 당장의 재미 때문에 함께 놀면서도 그 아이들과 몸이 닿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다음 날 학교에 가선 언제 같이 놀았느냐는 듯 본 척도 하지 않았다. 그 아이들도 그녀의 외면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김미하, 356)
- 서영의 푸석푸석한 피부(347)를 한 얼굴과 판잣집 아이들의 군데군데 불에 그슬린 것 같은 검정얼굴.
↕
리센츠에 사는 피부 시술한 검북은 얼굴들
대조된다. 뭔가 의미가 있을까?
책 맛보기
아이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만 합쳐놓은 또 다른 자신이었다. (장유미, 131)
밝고 깨끗한 공간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안도감이었다. 남의 딱한 처지를 곱씹어 내 행복을 실감하다니. 자신이 촌스럽고 저속하게 여겨졌지만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더 가지지 못해 안타까워했던 날들, 더 많이 가진 이들을 올려다 보며 아등바등했던 날들이. (박수정, 397)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냄새에서 불쾌감을 느끼거나 향기에서 친숙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냄새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깊숙이 박힌 억압적 구조와 그런 사회를 용인하고 만든 인간에 대한 수치심을 깨닫는 것이다. (해설 '싱크홀' 서희원, 45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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