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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역사

[책리뷰] 안광복 - 처음 읽는 서양철학사

by 카리안zz 2020.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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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점

 나는 철학전공자가 아니다. 신학전공자다. 철학과 신학은 함께 공부해야 하는 분야다. 하지만 내가 속한 교단은 대단히 보수적인 교단이여서 철학은 실상 중요시 하지 않는다. 조직신학의 발전은 사실 철학과 연관이 많은데 그런 점보다 17세기 신학에 올인한다. 그렇기에 어떠한 신학 분과를 절대시할 때가 많다. 그러한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철학 책들을 읽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각 분과마다 읽는 것이 아니라 개론서들을 읽는 걸 추천한다. 

 내 서재에는 여러 개론서들이 있다. 철학전공자가 아니기에 나는 개론서를 많이 읽으려고 한다. 대표적으로 <소피의 세계>, <철학의 뒤안길>, <소크라테스에서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철학vs철학>, 요아힘의 <세계철학사> 등이 있다. 이중에 읽은 책은 요아힘의 <세계철학사>인데 사실 제대로 소화를 못했다. 이 책은 옆에서 전공자가 해설을 해줘야 소화가 가능할 듯 싶다. 강신주의 <철학vs철학>은 기독교 분야에서 대단히 얕은 수준의 내용을 보여주었기에 서양 철학분야도 혹시 얕지 않을까 싶다. 그는 동양철학이 전공이기 때문에 서양철학의 수준이 높을까 싶다. 어쨌던 그나마 안광복 선생님이 쓰신 <처음 읽는 서양사>는 혼자서도 볼 만하다. 이 책은 철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에게 추천을 받은 책이다. 그 친구가 페이스북에 자기도 이 책을 참조하며 본다고 했다. 또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서강대에서 철학을 공부했는데 지도 교수가 강영안 교수님이시다. 페북에 두분이 이야기하는 걸 보고 알았다. 기독교 철학자로 유명한 강영안 교수님이시기에 또 탄탄한 실력을 갖춘 교수님이기에 그분의 제자라면 더욱 실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이 책은 서양 철학사에서 대표적인 철학자 38명을 소개한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을 읽었다. 그랬더니 대강의 흐름을 알 것 같았다. 물론 5년이 지난 지금은 그 흐름이 흐릇하다. 반면 지금은 약간 백과사전식으로 활용을 한다. 그러니깐 2017년에 티슬턴의 <두 지평>을 읽은 적이 있었다. <두 지평>에서 불트만 편을 내가 공부해서 발표해야 했는데 불트만이 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티슬턴의 <두 지평>에서는 불트만과 하이데거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다고 써져 있었다. 그것은 티슬턴은 연도를 제시하며 논증을 했었다. 어쨌던 같은 대학 교수였던 불트만과 하이데거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았기에 실존주의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하던 찰나였다. 그래서 대강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하이데거 편을 읽었었다. 대강의 그림을 그려주었기에 깊이는 아니지만 맛보기는 되었다. 이렇게 소개글을 읽고 <두 지평>을 보니 훨씬 이해가 잘 되었다. 니체 역시도 이런 식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나는 대충 이 책을 이렇게 활용을 했었다. 

 

읽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샤르트르'를 읽었을 때다. 샤르트르의 말인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 이 말을 저자가 해설을 했는데 머리에 쾅하고 도장이 찍히는 느낌이었다. 여태 서양사에서는 본질이 먼저고 그 본질 뒤에 실존이 채워진다고 보았다. 그러니깐 칼은 칼 다워야 하는데 더욱 날카로울 수록 좋은 칼이다. 본질이 있고 의미가 그 뒤에 채워진다. 그러나 샤르트르는 인간은 실존이 먼저 앞서기에 그 뒤 본질을 채운다고 했다. 그말은 자신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말이다. 자기 스스로가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말이다(399쪽 참조). 기독교 신앙을 가진 나와는 동의될 수 없는 말이지만 샤르트르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설명을 잘 해준다. 

 

(이 책을 요약해 둔 A4용지가 있었는데 잃어버렸다. 나름 키워드랑 2~3문장으로 요약을 해 둔 거였는데. 아쉽다)


 

 

 

메모


 

 

 

 

책 맛보기

이데아란 객관적이고 불변하며 완전한 사물의 본질이다. (53) -플라톤 편

인간의 영혼은 이성, 기개, 욕망이라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성과 기개, 욕망이 제각각 역할을 다했을 때, 지혜, 용기, 절제의 덕이 만들어 진다. (54) - 플라톤 편

행복은 쾌락과 도덕 사이의 균형을 잃지 않는 데서 온다. 이런 태도는 '중용'이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중용이란 극단을 피한다는 뜻이다. (65) - 아리스토텔레스 편

종족의 우상이란, 모든 것을 인간 중심으로 해석하는 편견을 말한다. 우리 정신은 울퉁불퉁한 거울과 같아서, 자연현상을 그대로 보지 못하고 항상 인간과 관련 지어 해석하는 오류를 범한다. 번개가 치는 이유를 우리가 벼락 맞을 짓을 했기 때문이라 보는 오류가 여기에 해당한다. 동굴의 우상은 개인의 편견이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우리 속담은 이 우상이 뜻하는 바를 정확히 보여 준다. 시장의 우상은 언어에서 생기는 잘못된 생각이다. 증권시장은 시장의 우상으로 베이컨이 설명하려는 바를 잘 보여준다. 증권시장에서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입 소문만으로도 시세가 올랐다 내렸다 한다. 마찬가지로, 행운의 여신, 봉황 같은 말들도 실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시장의 우상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극장의 우상은 기존 이론이나 종교의 권위에 기대는 오류를 말한다. 잘 차려진 무대 위에서는 모든 것이 그럴듯하게 보이듯, 그릇된 많은 학설들이 기득권이라는 무대 위에서 자신을 내세우며 우리의 판단을 어지럽힌다. (134-135) - 프랜시스 베이컨 편

세상에서 확실한 사실은 사람들이 제각각 갖고 있는 살아남으려는 절실한 욕구, 곧 '자기보존욕' 뿐이다. 개인이 모인 국가도 이 점은 마찬가지이다. 살아남으려는 욕심 외에 나머지는 모두 허구와 거짓이다. 이러한 '자기보존욕'은 이후에도 홉스 사상 전체를 꿰뚫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142) - 토머스 홉스 편

자연 상태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홉스는 이러한 자기보존욕을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 즉 '자연권'이라 부른다. (145) - 토머스 홉스 편

따라서 사람들은 안전하게 살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해치지 않겠다는 계약을 맺는다. 이것이 생존을 위해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적으로 맺어진 최초의 법, 즉 '자연법'이다. (145) - 토머스 홉스 편

라이프니츠는 우리가 살고 있는 모순과 혼란으로 가득 찬 세계를 '가능한 모든 세계 중 최선의 세계'라고 결론지었다. (176) - 라이프니츠 편

유명한 모나드 이론과 예정조화설을 체계화한 것도 이 무렵이다. 모나드는 일종의 원자 개념으로, 세상의 모든 것들을 구성하는 원초적인 요소다. (179) - 라이프니츠 편

왕은 사람들이 계약을 통해 복종하리라 맹세했기에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려고 로크는 왕도 정부도 없는 상태, 즉 자연 상태를 가정했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인간은 누구나 자연법에 따라 자유롭고 평화롭게 자연권을 누린다. 자연권이란 자신의 생명을 보존할 권리를 말한다. (189) - 로크 편

개인의 자연권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통치자는 폭력으로 쫓아내야 한다. 즉 혁명을 통해서라도 통치자를 바꾸라는 뜻이다. (189-190) - 로크 편

자연 상태란 문명 사회가 등장하기 전의 인류 상태를 보여 주는 일종의 가설이다. (223) -루소 편

이 시기에는 육체적 능력에서만 약간 차이가 있을 뿐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은 없었다. 인간은 거친 자연에 맞서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성을 발휘하여 집단을 이루었고, 그 순간 불평등이 생겨났다. 우월한 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열등한 자들에 대한 지배를 정당화하는 여러 가지 제도와 관습을 만들어 냈다. 우월한 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더 큰 이득을 얻었고, 사회의 불평등은 더욱 커졌다. 결국 이성과 문명은 인류를 불평등과 부정 속으로 타락시켜 버렸다. (223) - 루소 편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라는 주장은 그 자체로 중요하지 않다. 이 주장의 실제 가치는 사실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라는 주장보다 더 이로운 결과를 낳느냐에 있다. 한마디로 지식은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도구일 때만 가치가 있다. 이처럼 지식을 그 자체로 추구하지 않고 생활에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 여기는 듀이의 견해를 '도구주의'라고 부른다. (339) - 듀이 편 

언어가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쓰이는 말들이 실제 상황들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명제로 이루어져 있고, 세계는 가능한 상황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명제들과 상황들은 각각 일대일로 대응하고 있으며, 똑같은 논리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언어는 세계를 그림처럼 그려 주고 있기 때문에 의미를 갖는다. (365) - 비트겐슈타인 편 

현상학에 대해 어렴풋이 정의를 내리자면, '인간의 의식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현상에 대한 지식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밝히는 학문' 정도가 될 듯싶다. (372-373) - 후설 편

 

 

 

 

목차

제 1장 신이 숨쉬는 세계, 인간의 길은? - 탈레스에서 토마스 아퀴나스까지

1. 철학의 출발 - 탈레스

2. 최초의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 - 헤라클레이토스 & 파르메니데스

3. 지혜를 낳는 산파 - 소크라테스

4. 플라토닉 러브, 이데아를 추구하라 - 플라톤

5. 행복과 중용, 극단을 피하라 - 아리스토텔레스

6. 금욕하는 쾌락의 정원 - 에피쿠로스

7. 섭리를 따르는 삶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8. 기독교 신앙의 주춧돌 - 아우구스티누스 

9. 신앙과 이성, 신에게로 가는 두 갈래 길 - 토마스 아퀴나스

제 2장 과학과 신앙의 이중주, 탈출구는? - 마키아벨리에서 칸트까지

10.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 마키아벨리

11. 지식은 힘이다 - 프랜시스 베이컨

12. 평화를 사랑한 야수 - 토머스 홉스

13.이성이 중심이 된 세상을 열다 - 데카르트

14. 다락방의 합리론자 - 스피노자

15. 합리주의의 절정 - 라이프니츠

16. 왕이 왕답지 못하면 엎어 버려라 - 로크

17. 철학은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 흄

18. 파렴치를 분쇄하라! - 볼테르

19. 자연으로 돌아가라 - 루소

20.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마음속 도덕 법칙 - 칸트

제 3장 절대정신에서 GAD 지수로, 철학의 해결사는? - 헤겔에서 가다머까지

21. 절대정신의 철학자 - 헤겔

22. 지극한 사랑이 낳은 염세주의 - 쇼펜하우어

23. 보이고 증명할 수 있는 것만 믿는다 -콩트

24.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 벤담

25. 돼지의 철학에서 인간의 철학으로 - 밀

26. 신 앞에 선 단독자 - 키르케고르

27. 전 세계 노동자여, 단결하라! - 마르크스

28. 허무를 딛고 일어선 초인 - 니체

29. 지식은 도구다 - 듀이

30. 현재 프랑스 왕은 대머리이다? - 러셀

31.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침묵 - 비트겐슈타인

32. 판단 중지, 다시 생활 세계로 - 후설

33. 존재를 둘러싼 거인들의 싸움 - 하이데거

34. 사상계의 제임스 딘 - 샤르트르

35. 모든 물음은 가치가 있다 - 하버마스

36. 문명의 비밀코드: 광기, 성, 병원, 감옥 - 미셸 푸코

37. 열린 사회를 꿈꾼 비판적 합리주의자 - 포퍼

38. 이해는 역사적이다 - 가다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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