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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드라마

드라마 <사랑의 이해> I 원작 소설과 비교(유사점과 차이점) I 하상수, 안수영, 박미경, 정종현, 소경필, I 문가영, 유연석 I 스포일러 조심

by 카리안zz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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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신경 안 쓰고 그냥 적습니다. 유의해 주세요.

 

유사한 점

일단 소설과 드라마는 유사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처음부터 하상수와 안수영의 썸을 타다 결정적인 식사 약속에서 하상수가 바람을 맞춘다. 못 간 이유도 유사하다. 시제라는 아마 은행 돈 계산 마무리가 안 되어 약속 시간이 늦어졌고, 한참 시간이 지나 약속을 어겨버린다. 안수영은 이때 실망을 하는데 정말 자기를 사랑했다면 손실된 금액을 하상수 본인의 돈으로 매꾸고 식사 약속을 지켰을 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하상수는 그러지 않았다. 머뭇거린 것이다. 이유는 소설에선 안수영의 배경이 한참 낮은 이유다. 비정규직, 듣보잡 지방대학 등 자신이 이뤄놓은 것에 비해 모자란 사람이다. 그녀의 외모를 제외하면.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사건. 바로 소경필과 안수영의 원나잇 사건이다. 소설에서는 이 기점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아, 하상수와 박미경이 사귀고, 안수영과 정종현이 사귀는 사이 하상수와 안수영이 조금 사이가 진전되는데 드라마에서도 미묘하게 비슷하게 연결시켰다. 소설에서는 확연한 바람으로 나오고, 드라마에서는 어느 정도 마무리 된 이후 둘 사이가 진전된다.

차이점

 차이점이 훨씬 많다.  사실, 나는 소설책과 드라마가 유사한 사건들의 발생을 제외하곤 아에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캐릭터 자체가 완전 다른 사람이다. 이름만 같을 뿐. 약간 덜떨어진 하상수는 웬지 듬직하고 신중한 인물로 그려지고(유연석이 연기해서 그럴까?) 소설 속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적이고 뜨겁다고 해야할까 그런 안수영은 드라마에선 도도한 안수영으로 보였다. 나는 소설 속 박미경을 웬지 모르게 전미도 배우의 얼굴이 떠올려서 그런가 드라마 속 박미경의 캐릭터는 한참 낯선 사람이었다. 정종현은 외모적으론 소설과 드라마가 가장 합치되는 것 같으나 드라마 속 정종현은 너무 어설프고 그렇게 간절하지도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들이 아에 다른 사람, 다른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다 생각된다. 

 주제 역시도 달라서 그럴까? 소설의 주제는 초중반까지는 계급적 상황이 자주 그려져서 그런 사랑인줄 알았는데 후반부부터의 막장으로 도저히 잘 모르겠더라. 안수영은 하상수에게 어느 덧 반말을 하지만 마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하며 소경필과 그런 하룻밤을 보냈을까? 분명 녹음된 소리에는 안수영은 소경필에게 존댓말을 한다. 소경필이 박미경과 헤어진 후 학과 여자들과 무분별하게 잠자리를 가진 것처럼 안수영도 그런 것이었을까? 자신의 사랑이 무너졌기에 그렇게 잠자리를 가진 것일까? 그럼 하상수와는 왜 입맞춤으로 끝을 냈을까? 소설의 안수영은 정말 잘 모르겠더라.

 

 반면, 드라마는 소설 속 막장 이야기를 개연성 있게 풀어낸다. 가장 큰 차이는 안수영과 소경필이 드라마에선 잠자리를 가진 척 꾸몄다는 것이다. 소설에서의 소경필은 정말 다르게 그려진다. 외면부터 그렇다. 소경필은 덩치가 크며 둘 사이 실제로 잠자리를 가졌을 거라는 힌트를 준다. 특히 택시를 탈 때 그렇다. 성추행 당한 안수영은 소경필은 지켜 주었다. 택시를 타고 데려다 줄 때 소경필은 안수영에게 작업을 건다. 하지만 드라마에선 그런 장면이 그려지지 않는다. 그리고 드라마의 소경필가 신의가 깊은 사람으로 그려진다. 딱 봐도 소경필과 안수영이 잠자리를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사실, 소설 그대로 방영했다면 막장으로 흥행 실패했을 듯). 둘 사이 무슨 일이 벌어졌을 거라는 복선도 없었고.

 소설 속에서도 정종현이 소경필과 안수영이 잠자리를 가진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무지막지하게 폭행을 한다. 끌고가서 때렸다고 묘사되었으니. 드라마의 정종현도 알게 되지만 난동은 약하게 그려진다. 이 일이 있은 후 안수영과 하상수는 은행을 그만둔다. 4년 뒤 안수영과 하상수는 좋은 직업을 가지며 다시 재회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소설은 끝이 난다.
 하지만 드라마는 4년 뒤 이야기를 다시 이어간다. 하상수와 안수영은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통영에 가서 서로 하루를 같이 보내지만 끝이었다. 만남을 이어가진 않고 4년이 흐른다. 그리고 우연히 다시 만나며 서로 다시 가까워진다. 사귈 듯 말듯. 그리고 마지막 화가 가장 절정이었으며 가장 좋았다. 마치 <라라랜드>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날 정도로. 하상수와 안수영은 서로 만날 뻔한 사건을 언급하며 그때 그랬었으면 어땠을까 서로 회상한다. 마치 내가 그 둘을 그만 좀 이어주라 보면서 하소연했던 그 중간중간을 작가가 미리 배치한 것이리라. 계속된 어긋남은 작가들의 의도였다. 이 둘의 이야기는 사랑을 완성하지 못하고 지나간 인연들을 생각나게 한다. 아니면 연애를 끝낸 후 흔히 하는 그때 그랬으면 우리가 계속 만남을 이어갔을까 같은 옛 일들이 회상된다. 그러나 하상수와 안수영이 만났더라면 반대로 그때 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상상했을 것이다. 
 이렇게 여러 과거들을 회상하도록 하기에 이 드라마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아, 가장 다른 게 확 티나는 것은 주변 인물들이 다르게 배치되었다.
 소설에서는 홍팀장, 양과장, 이과장, 마대리, 서대리 이렇게 나온다. 
 드라마에선 양과장은 양대리가 되어 하상수, 소경필과 막연한 친구로 바뀌었다. 홍팀장은 이팀장이 되었고, 서대리는 서팀장이 되었다. 배은정 계장은 추가되었다. 

 박미경의 배경도 훨씬 부유해졌다. 드라마에선 거의 준재벌 가의 딸로 나오지만 소설에선 그정도는 아니다. 소설에선 박미경의 엄마 윤미선 씨가 연기한 미경모는 거의 존재감이 없지만 드라마에선 존재감이 크다. 소설에선 하상수와의 면접같은 식사자리를 박미경의 아버지가 하는데 드라마에선 박미경의 어머니가 한다. 그것도 강도가 강하지 않다. 소설 속에선 긴장감 넘치게 나오기에. 그리고 소설의 박미경의 사촌오빠는 굉장히 젠틀하게 나오는데 드라마의 사촌오빠는 조금 깐깐하게 나온다. 소설에선 박미경이 소경필에게 사촌오빠에게 소개해줬다고 나오지만 드라마에선 사촌오빠가 소경필에게 그만 만나라고 몇 번이나 경고를 한다.
 소설에선 불명확하지만 소경필과 박미경의 헤어짐이 박미경의 잘못인 것처럼 나온다. 다른 선배랑 잠자리를 한 것같은 뉘앙스. 그렇다면 소경필이 폭주하며 여자들과 마주 잠자리를 한 것도 이해가 되긴 한다. 안수영이 소경필과 잠자리를 가진 것도 정종현이 썸을 타는 것같은 여자랑 뭔가 했을 것 같아서 그랬던 걸까? 소설 속 안수영이 가장 이해가 안 되었다. 

 

마무리

 몰입하며 책을 읽었고, 간만에 드라마를 정주행했다. 16화 16시간 이상 시간을 쏟았기에 드라마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하다. 소설과 책 둘 중 어느 걸 봐야한다고 묻는다면 나는 드라마를 추천한다. 아마도 소설의 마지막을 내가 좀더 쉽게 이해했거나 내가 좋아하는 전개로 되었다면 달랐겠지만 말이다. 정반대의 이유로 소설을 추천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아, 나는 문가영이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다. 문가영 때문에 드라마를 추천하는 것 같다. 확실히 문가영이란 배우 자체에 호감이 가는 줄 알았는데 문가영이 연기한 다른 작품의 캐릭터를 보니 마음이 가질 않는다. 사랑의 이해의 안수영을 연기한 문가영이 참 마음에 들었는갑다. 그런 캐릭터가 참 좋은 갑다!
 즐거운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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