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성경신학

[책리뷰] 박영호 -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IVP I 오늘의 그리스도인을 위한 사회사적 성경 읽기 I 사회학 I 문화 I 사회적 배경]

by 카리안zz 2022. 10. 14.
반응형


탁월한 신약학자의 대중을 위한 좋은 책이다. 저자는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주제는 에클레시아, 곧 교회다. 그 업적이 인정되어 모어 지벡에서 출판되었다. 보통, 옥스퍼드, 캠브리지, 브릴, 모어 지벡에서 출판을 하면 해외 교수들도(일단 신약은 그렇다고 함) 논문 기고보다 더 점수를 높게 준다고 한다. 시카고, 모어 지벡이면 전문성은 탁월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혹 몰라 인용이 얼마나 된 줄 보니 제법 인용되었다. 원래, 학문성이 높으면 전달력은 떨어진다는 편견이 나에겐 있는데 그 편견을 깨부신 책이기도 하다.

 

교회에 관해선 우리 나라에서 가장 전문가가 아닐까 싶다. 교회론이나 교회의 현실분야가 아니라 신약시대 때 교회를 어떤 맥락에서 이해되었을까라는 역사적 영역에서 그렇다. 보통 성경을 이해하려면 언어적(문법 포함), 역사적, 문화적, 문화인류학 등 방법론들이 있다. 역사와 문화는 배경으로 볼 수도 있겠다. 언어학은 문법이나 단어용례로만 생각하지만 그보단 훨씬 넓다. 최근 화용론이 많이 언급되는데 이것도 언어학에선 제법 오래된 이야기란다. 하기사 내가 읽은 티슬턴의 책도 번역이 최근이었지 원서로는 좀 되었을 것이다. 문화적 이해는 당장 기억나는 것으론 수치 문화라는 걸 안경으로 성경을 보면 상당히 성경이 잘 이해된다. 탕자의 귀환이나, 예수님과 율법학자들의 논쟁이 명예와 수치 문화의 틀에서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문화인류학적 이해는 최근 번역된 바클레이의 <바울과 선물>이 대표적이다. 이 모든 것 중에 역사는 모든 방법에서 기본인 것 같다. 1세기의 맥락을 추적해야지 언어든, 문화든, 인류학이든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지점을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깔끔하게 정리를 잘 해준다. 미국 대학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린 한 고등학생이 합격은 했지만 장학금은 받지 못했단다. 자신과 형편이 비슷한 사람들은 받았지만 자신은 못 받은 게 이상했다. 이유는 본인이 롯데 캐슬에 살고 있기 때문이란다. 우리에게 롯데 캐슬이라는 건물은 아파트를 의미하지만 해외에 캐슬이라는 이미지는 거대한 귀족을 연상시킬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정보가 오가는 한국과 미국 사이에 한 단어의 쓰임새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면, 2천 년 전 지중해 세계라고 불리는 신약성경의 세계는 우리의 세계와 얼마나 다를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9)고 말한다.

 

이 책은 교회, 곧 에클레시아라는 단어로 불린 그 당시 정황을 추적하는 글이다. 최근 같은 출판사에서 출판한 로버트 뱅크스의 1세기 시리즈에 대한 반론이 참 재미있기도 했다. 흔히, 초기 기독교회는 가정교회라는 인식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반론이다.

 

“바울 시대의 평균적인 가정의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자료는 그들이 살던 공간이다. 바울의 교회는 모두 도시 교회인데 당시 도시 주민들의 대다수가 살던 인슐라는 10평 남짓한, 요즈음 한국의 작은 원룸 같은 방이다.”(69)

 

이렇게 작은 방에서 어찌 50명이 함께 모여서 성찬을 하며 밥을 먹고 예배를 드렸겠나? 고린도 교회에서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는데 이때는 단독주택이기에 가능했다. 당시 도시 인구에 3퍼센트 안에 드는 사람이 고린도 교회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가이오나 스데바나가 그정도의 부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기에 고린도전서 11장에 바울이 성찬 때 식사문제로 지적을 한 것이다.

 

목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초대교회의 닮은꼴을 자발적 조합, 철학 학파, 회당을 보면서 차이점을 말한다. 역사적 배경을 살피며 본문을 읽어나가는데 상당히 배울 점이 많았다. 특히 9장 노예 제도에 대해서 새롭게 안 사실이 재미있었다. 시카고 대학에서는 고대 로마사를 전공하는 학생이나 고대 로마의 경제를 전공하는 학생이나 신학생들도 함께 학제 간 교류가 있는 것같다. 이런 좋은 교류에서 얻는 정보들이 이 책에 담겨 있는데 노예제 역시도 나의 고정관념을 깨부셨다. 노예에서 자유인으로 오고 가는 것이 18-19세기 노예제 사회와 다르다는 점이다. 고대 로마의 노예제는 열린 시스템이었고, 북미 노예들은 닫힌 시스템이었다. 오히려 고대 로마의 노예 중에 가이사의 집의 노예는 오늘날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고액 연봉의 전문직과 비슷한 노예들이다. 그렇기에 일반 자유인들보다 상층 신분에 해당한다. 빌립보서 422절에 나오는 가이사의 집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다. 아마 이 맥락에서 바울이 즐겨 사용하는 그리스도의 노예라는 표현도 이해할 수 있겠다. 18-19세기의 그 노예를 말하는 것이 아닌 1세기 로마 사회의 노예를 말하는 것이다. 자유인보다 신분이 더 높을 수 있는.

 

, 12장에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늘 있었던 것이 아니었고 옆으로 이웃에게서 오는 박해가 점점 커져 제국의 박해로 커졌다는 걸 말해준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시기를 나눠주어 한층 이해하기 쉬웠다. 이렇게 여러 가지 알짜배기 정보들이 많이 있다. 성경을 좀더 색다르고 깊이 있게 보고 싶은 분들은 입문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물론, 이런 방법론에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사실, 약점 없는 방법론도 없다. 특히 목회자라면 저마다 좋은 점을 먹고 동의하지 않는 점은 뱉으면 그만이다. , 뱉을 점을 먹고 먹을 점을 뱉으면 안 되겠지만 그건 목회자의 자질에 달려 있으므로 부단히 실력있는 목회자가 되도록 노력을 합시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