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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신앙서적

[책리뷰] 존 프리처드 - 교회[비아 I 교회 I 교회란? I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 I 왜 교회에 가야하는가? I 교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by 카리안zz 2022.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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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가지고 교회에서 나눔을 하면 참 좋을 것 같다. 책이 작은 데다가 얇다. 119페이지밖에 안 된다. 금방 읽을 수 있기에 부담이 없다. 다 읽은 지 3주째 지나가고 있지만 결론 내용보다는 저자가 교회를 바라보는 그 시선이 참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영국 성공회 성직자이자 1948년생이라 사는 곳도 태어난 시기도 한참 차이가 나지만 그의 글에 공감을 한다는 사실에 참 요상했다. 마치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요즘 비신앙인들은 저렇게 단순한 이유를 대며 교회 나오기를 거부하지는 않습니다. 교회를 찾지 않을 이유는 훨씬 많아졌습니다. 사정이 바뀐 것이지요. 상식이 있고 합리적 판단을 하며 품위 있는 다수 현대인은 일요일 아침 온 가족이 교회에 가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여깁니다. 왜 그럴까요?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회를 향한 이런저런 비판에 응하기 전에, 먼저 우리는 교회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의 시선을 분명하고도 정직하게 마주해야 합니다.”(12)

 

그래서 저자는 그 시선을 8가지로 정리를 한다.

 

(1) 저는 하나님을 믿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에게 자신이 믿지도 않는 무언가를 경배하는 것은 시간 낭비처럼 보입니다.”(13)

 

(2)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 시대에 교회는 억압적인 기관이에요. “그들은 교회가 윤리적인 측면과 교리적인 측면에서 지나치게 완고한 태도를 유지한다고 말합니다....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그러한 관점을 사회 전체에 강요하려는 권위적인 집단, 공감 능력을 상실하고 시대에 뒤처지며 별다른 호감도 불러일으키지 않는 집단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에 가야 하는 이유, 교회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15)

 

(3) 한때 교회에 다녔지만 지금은... “게다가 삶이 복잡해진 탓에 주말은 가족과 온전히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일 때가 많습니다. ... 내 삶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때, 즉 우울증, 사별, 해고 등과 같은 일을 겪을 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다면, 그런데도 교회가 아무런 변화도 하지 않은 채 기존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면 교회에 가기란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누군가 정직한 물음과 의심을 가졌을 때, 그 질문들을 수면 위로 끌어내어 그 사람이 서숙한 방식으로 물음과 의심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길을 교회가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16)

 

(4) 교회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신비로운 하나님의 손길을 교회에서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를 넘어선 무언가를 향한 암시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낯선 곳에서 들려오는 세미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속삭임을 들을 수 없다면, 교회에서 특별히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기란 어렵습니다.”(17)

 

(5) 예배가 끔찍해요. “설교는 누군가를 서투르게 흉내 내는 것 같았고 내용도 단순하기 이를 데 없어서 지금 이 세계를 다시 보게 해주는 어떤 일깨움도 가져다주지 못했습니다. 성서 해석은 치밀하지 못했고 듣는 이에게 어떠한 정보나 새로운 통찰도 전하지 못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커피와 함께 하는 친교의 시간이라는 정감 어린 시간이 있었지만, 처음 교회에 온 사람에게 이 시간은 어색하고 민망하게 혼자 있는 것을 견디는 일종의 훈련 시간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이런 교회가 성장한다면 그게 더 놀라운 일이겠지요. 오히려 우리는 교인들이 왜 이러한 부분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지도 모릅니다.”(18-9)

 

(6) 교회는 너무 춥고 으스스해요. “‘간섭하지 마시오. 교회에 다니려면 아무런 말도 하지 마시오. 우리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소. 그나저나 여기에 헌금함이 있으니 헌금을 하시오.’”(21)

 

(7) 교인들은 내가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아니에요.

 

(8) 교회가 뭘 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어요. “과장된 면이 있긴 하나, 누군가 처음으로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다면 그는 이런 오래된 술집에 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몇 년간 발길을 끊다가 교회에 되돌아와 예배를 드리면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할 수 있으며, 낯설고 이상한 곳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다른 이들로부터 소외된 것 같아 울적한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교회를 처음 찾는 이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위화감과 당혹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들 중 많은 이가 교회의 규칙을 모릅니다.”(25)

 

마지막 내용이 제일 와닿았다. 교회를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는 친구들은 성경을 볼 때 창세기 1:3이 뭔지 모를 때 나는 당연한 것이지만 나름의 충격을 받았다. 나는 날 때부터 자연스러운 것을 이 친구들에겐 날 때부터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창세기 13? 이렇게 읽었던가. 창세기 13절로 읽는 건 우리에게나 당연한 것이었다.

 

이 책의 가장 좋은 부분은 이런 문제제기였다. 물론 대답들도 참 좋긴 했다. 교회를 왜 다니는 가에 대한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낯선 누군가를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로 대하고, 자신과 사뭇 다른 정치적 견해와 신학적 관점을 지닌 이와 한 곳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게 함으로써 교회는 오늘날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근본적인 무언가를 구현합니다. 우리는 이 복잡한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범을 익혀야 합니다. 교회에서 우리는 다양한 지적 수준을 지닌 사람들을 만납니다. 각양각색의 사회 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만납니다. 평소에는 함께 식사를 하기는커녕 마주칠 일조차 전혀 없을 사람을 우리는 교회에서 만납니다. 교회는 성공한 기업가도 있고 노동자도 있으며 한때 악명 높은 죄수였던 이도 있고 드물게는 성자와 같은 인품을 지닌 사람도 있습니다. 교회에는 활동가도 있으며 사색가도 있습니다. 교회에는 이상주의를 품고 있는 젊은이와 대다수의 기억에서 사라진 전투에 참여했던 노인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누군가는 이들을 하나님의 상처 입은 제자들로 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들을 하나님의 나라에는 어울리지 않는 무리로 볼 수 있습니다. 둘 다 맞습니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 속한 다른 이들보다 더 나은 사람도, 더 못한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에게 헌십합니다.”(36-37)

 

저자는 이런 멋진 대답을 하기도 했고 사람에 따라선 공감이 안 될 대답도 할 것이다. 저자의 좋은 대답을 참고로 우리 또한 대답들을 찾아가려 한다면 이 책은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당신에게 교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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