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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신앙서적

[책리뷰] 이정일 - 문학은 어떻게 신앙을 더 깊게 만드는가[예책 I 문학 I 소설 I 시 I 그리스도인 I 신앙]

by 카리안zz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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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이 책 어떠냐고 묻는다면 별로인 책이라고 당당히 말할 것이다. 예전 페북에 성서유니온에서 나온 어떤 시리즈가 나랑 좀 안 맞아서 별로라고 썼다. 내 설교로 활용하기에는 좀 그닥이었다. 근데 출판사 담당 간사님이 내 글에 좋아요를 누르시더라. 책을 출판하는데 들인 노력이 상당했을 텐데 괜히 민망해졌다. 그뒤로 그냥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몇 번 씩 다시 생각해서 고치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도저히 그럴 수 없겠더라.

 

 일단 문학과 신앙에 대해서 관심도 있었고 그것을 주제로 책까지 나왔기에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뒷골목 시리즈로 호감이 된 예책에서 나왔기에 그냥 출판사 믿고 구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내 기대와는 정말 아쉬웠다.

 

 일관성도 없는 것이 참 아쉽다. 최고가 되라는 말을 하면서 그것을 소신과 연결시키고 그리스도인의 공공성과 연결시킨다(210). 저자 자신은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일까? 웃긴건 그 다음 페이지에 세계 최고의 학문과 문화를 가졌던 그들이지만 전염병이 돌자 귀족들도 가족을 버렸다.”(211)라고 쓴다. 바로 전 페이지에 최고가 되라고 말했지만 다음 페이지에는 최고가 되었지만 멸망한 로마가 나온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진짜 모르겠더라.

 

 92페이지에서도 우리는 늘 섬김, 낮아짐, 내려놓음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간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헌신하겠다고 말하지만 대개 습관적인 고백일 뿐이다.”(92). 나는 이 책이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애플과 구글에서 최고의 인재를 찾는다는 말을 하며 모세나 요셉이나 다니엘은 애플이나 구글이 원하는 초고 인재의 스펙을 갖고 있다”(49) 말하는 부분이 특히나 그렇다. , “하지만 그녀를 선택한 회사의 안목에 제대로 된 인문학적 사고가 결합되었다면 스티브 잡스에게서 보듯 회사가 한층 더 도약을 했을 것이다.”(80), “구글이 성공한 이유는 아무도 정의해 놓지 않은 불확실한 길을 가고 그 길에서 부딪치는 힘든 문제들과 맞붙어 씨름한 데 있다.”(140).

 

 최고가 되는 것이 중요하고 큰 기업, 성공한 기업이 되는 것을 중요하다고 말을 하면서 뒤에는 딴 소리를 한다. 광야를 이야기한다. 세상과 싸우라는 이야기를 6장에서 하는데 앞서 위의 예들을 부정하는 말들이 아닐까?

 

 이 책은 성경 이야기를 할 때 도저히 그 맥락을 알 수 없는 말들이 많았다.

 

“낯설게 읽기를 성경과 연결시켜 보자. ...성경은 “온 맘 다해 너의 주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사랑하기를 싫어했다. 하나님은 선지자를 보내어 깨우치기 원하셨지만 백성들이 듣지 않자 어느 순간부터 하나님은 침묵하셨다. 바로 예수님이 오시기 전 400년 동안 말이다. 처음에는 좋아했던 사람들이 하나님 침묵하시자 점점 불안해졌다. 그래서 자신들이 지어낸 것을 하나님 말씀이라고 읽으면서 위안을 삼았다. 그것이 바로 외경이다....
...예수님의 첫 제자가 된 5명의 어부들을 요단강에서 만났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 사실을 낯설게 읽게 되면 의문이 생긴다....
문학은 게임 회사, 이성복의 시, 예수님의 제자들이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85-87)

 

 일단 외경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틀린 정보를 각주하나 없이 다는 용감함을 본다. 외경이 그런 것이었으면 왜 성경 저자들도 외경을 인용하겠나? 외경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신다. 그리고 이런 식의 읽기를 문학이라고 하는데 글쎄다. 신학을 배우면 자동적으로 배우는 배경적 읽기에 이런 정보들이 있다. 일단 신학도 제대로 모르시는데 문학과 연결은 너무한 것같다. 물론, 뭐 신학 안에도 문예비평이니 그런 것들이 있지만 이건 그런 것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1세기 팔레스타인의 시대 상황을 알려면 일단 신학책을 먼저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나님의 약속과 그것이 성취되는 시간 사이엔 약간의 기다림이 있는데, 그 시간이 진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람에게 기다리는 시간은 힘들고 고통스럽다 해도 결코 낭비되는 시간이 아니다. 요셉의 인생은 내리막 인생이었다. 사랑 받던 아들에서 종으로, 다시 죄수로 전락했다. 막차 탄 인생 같았지만 하나님이 총리로 준비시키는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이 시간은 남의 말만 하던 내가 자신의 말을 하기 시작하는 시기다.”(94)

 요셉의 시간 = 기다림의 시간 = 자기의 말을 하기 시작하는 시간. 이렇게 연결된다. 근데 정말 요셉이 기다린 시간이 자기 말을 하기 위한 시간이었나? 무슨 자기 색깔을 내는 말을 했나? . 요셉이 꾼 꿈들이 자기 꿈이었으면 그랬을 것이다.

 

 여튼, 이런 식이다. 문학과 성경을 자기계발서적인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뒤에도 메모를 많이 해뒀는데 문학과 성경 이야기가 연결이 안 되는데 엉뚱하게 연결시킬 때가 참 많았다(181도 참고).

 

 또 아쉬운 것은 저자 자신의 신앙에서 문학 어떻게 신앙을 더 깊게 만들어주었는지에 대한 고백이 없다.

 

“설교도 마찬가지다. 성도들이 진짜 듣고 싶어 하는 설교는 강의식 설교가 아니다. 아마도 설교자 자신이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삶을 보여 주는 설교일 것이다. 성도 자신의 삶이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목회자를 통해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경험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202)

 

 저자 자신도 잘 알고 있다. 나는 왜 이 책에 문학을 통해 깊어진 자신의 신앙 이야기가 없는지 아쉬웠다. 왜 강의식으로 동의되지 않는 나열들이 많은지 참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문학이 무엇인지 신앙이 무엇인지 정의를 안 해줘서 헷갈리는게 많았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신앙인으로 생각이 될 정도였다.

 

 문학이 아니라 독서라고 했어도 큰 차이가 있었을까. 사실, 이 책의 문학에 대한 내용은 <다시, 책으로>라는 책이 더 설득력 있고 잘 말해주었다. 그냥 <다시, 책으로> 3챕터를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다. 문학이 어떻게 신앙을 깊게 하는지 보여주는 책은 복있는사람에서 나온 이승우의 <사막은 샘을 품고 있다>를 추천한다.

 

 좋았던 점도 있다. 7장에서 문학의 유익을 본다. 순서를 바꿨으면 어땠을까 싶다. 각잡고 썼으면 A4용지 5페이지는 그냥 넘을 것 같다. 이 책이 2020년 국민일보 올해의 책이라는 게 정말 놀랍다. 진심. 사람들에게 평이 좋던데 내가 이상한 건가 싶지만 말을 고치고 싶진 않다.

 

 

 

 

“삶이 갈팡질팡할 때 문학은 내가 먹고사느라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질문을 일깨운다. 엔더는 동료들과 달리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인지를 두고 고민하는데, 그 과정은 사도 바울이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롬 12:2)라고 말한 것과 흡사하다.”(98)

 안 흡사한 것 같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신앙인으로 살려면 소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소신대로 살려면 자신이 믿는 바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링컨이 이것을 잘 보여 주었다.”(39)

-아쉽지만 링컨이 어떻게 신앙인으로서 소신있게 살았는지 안 적혀있다. 소신있게 사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인가? 저자는 소신 있게 사는 사람들을 몇 명 더 나열하지만 그게 왜 신앙과 연결되는지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냥 소신있게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스도인들도 소신있게 살자. 이게 끝이다.

 

“요셉은 13년을 감옥에서 보냈으며”(269)

감옥에서 13년인거는 처음 알았네. 근데 성경에서 13년 살았다는 말이 없는데 어느 정보를 봤을까? 최고 3년 정도는 있었던 것 같은데. 노예생활까지 포함한 것일까? 노예생활은 감옥에서 안 했는데. 이 책이 3쇄나 찍혔는데 그간 수정이 안 되었다는 건 확실한 근거가 있다는 것일텐데 그 근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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