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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인문

[책리뷰] 존 바턴 - 성서의 형성[비아 I 성서는 어떻게 성서가 되었는가? I 성경 I 성서 I Making the Christian Bible]

by 카리안zz 2022.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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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바턴의 <성경의 역사>가 지금 번역 중에 있다. 비아토르 출판사에서 나오는 듯 하다. <성서의 형성>이 그 책의 요약판일까 싶어서 처음엔 구입할 생각이 없었다. 근데 책이 조만간 나올 듯 싶지만 지금은 간단한 책이 필요했다. 투잡 중이니깐!! 그리고 한달 간의 일이 끝나면 창세기와 히브리어 공부를 시작할 텐데 그 전에 성경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다시금 머릿속을 환기 시키려 이승우의 <생의 이면>과 함께 주문했다.

 

이 책은 간단한 책이다. 두 가지 질문이 주를 이룬다.

 

“첫째, 성서를 이루는 다양한 책들은 언제, 어떻게 저술되었을까요?

둘째, 이 책들은 어떻게 한데 모여 구약과 신약이라는 경전을 형성했을까요?”(13)

 

신약도 그렇지만 구약도 기억으로 전승된 이야기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야 당연히 글을 읽을 줄 알고, 쓰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신약시대도 그렇지만 구약시대에도 당시에도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래서 구두 전승이 주를 이뤘다.

 

“이사야, 예레미야, 에제키엘 등 많은 예언자는 학식 있는 계층 출신이었고 뒤의 두 사람은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연설과 발언을 기록하기보다는 구두로 전했을 것입니다. ... 그렇다면 예언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앞에 놓이게 되었을까요? 일반적인 대답은, 예언자의 제자들이 그의 여러 발언을 외우고 있다가 구두로든 문자로든 자신들의 제자들에게 전달했고 마침내 이러저러한 예언자의 발언집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61)

 

“두 가지 점에서 고대 세계는 오늘날 세계와 명백한 차이를 보입니다. 첫째, 고대 세계는 문자보다 입말을 통해 전달되는 사상, 이야기, 시, 격언을 매우 중시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과 초대 교회에서는 정확한 기억에 의거해 막대한 양의 축적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에는 잘 훈련된 기억에 견주면 글쓰기는 차선책이라는 믿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164)”

 

물론, 지금과 같은 기록은 아니겠지만 메모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구두 전승이 주를 이룬 이유를 강유원의 <책과 세계>를 보니 조금 이해가 되었다. ‘매체 선택의 이러한 차이가 그것에 쓰여진 텍스트 내용까지도 규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38) 아주 귀한 내용이지만 점토판같은 값싼 것에 쓰인다면 그것은 값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매체 자체가 메시지가 되기에 특히 복음서의 내용을 기억으로 전승했던 사람이 매체가 된다. 그들이 예수님의 직속 제자라면 그 내용은 더욱 신뢰가 된다. 그렇기에 단순히 내용을 암기해서 전달한다는 의미를 뛰어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정말 알차게 읽을 수 있는 개론서다. 책의 목록처럼 성서의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책이 쓰이는 것, 책을 어떻게 모았는지, 그리고 책에서 경전으로 되기까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경전이 될 때 8가지 기준이 나오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좀 더 자세히 알고자 한다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야로슬라프 펠리칸의 <성서, 역사와 만나다>도 보면 좋을 것이다.

 

성경은 신비롭다. 어떻그 그 긴 세월 속에서 견디어 내 앞에 있을 수 있을까? 강한 사람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렇고 그런 보통이거나 그 미만인 사람들 역시 이야기의 배역을 맡았고, 그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까지 올 수 있었을까? 초기 기독교에 관심이 많은데 볼 때마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참 신비롭다. 고작 공생애 3년 정도를 사셨던 인간의 삶이 수 천년의 세월의 구약의 이야기를 엮었고 그리고 최첨단을 달리는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 도대체 이걸 어ᄄᅠᇂ게 봐야할까? 현실 속에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떼놓고 본다면 이게 가능한 일일까? 참으로 신비다.

 

여튼, 꼭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도 이 책은 추천한다. 성경이라는 책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인문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존 바턴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학부, 옥스퍼드 대학에서 석, 박사, 옥스퍼드 대학에서 24년간 교수로 지냈다. 지금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명예 교수로 있다. 이정도면 뭐... ㅎㄷㄷ. 전성민 교수님이 존 바턴의 제자로 알고 있다. 전성민 교수님의 <Ethics and Biblical Narrative>가 옥스퍼드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신학에서는 한국인 최초였던가 동양인 최초였던가 여튼, 그렇게 들었다.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선 지금도 해외 유수의 출판사에서 작품이 나오고 있다. 김구원 교수 정도로 해외에서 출판하는 것 같더라.

 

가톨릭의 성경 권수가 다르고 정교회의 성경 권수가 다르고, 개신교의 성경 권수가 다르다. 외경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서인데 개신교는 외경을 경전으로 포함하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서도 조금 생각해봄직한게 많긴 하다. 성경의 저자들도 어떤 면에선 확실히 경전으로 인정된 책보다 외경을 더 즐겨 보기도 했다. 예로 유다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외경인 에녹서를 인용한다.

 

“외경인 솔로몬의 지혜는 초기 그리스도교 저자들이 매우 좋아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정경이지만 짧고 주변부에 있는 나훔보다 더 중시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를 더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168)

 

나도 폰에 가톨릭 성경 어플이 꼭 깔려 있다. 2성전기 문헌하면 자주 나오는 마카베오, 집회서, 바룩서 등 가톨릭 성경에는 있기 때문이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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