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독해력이 문제란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을 나도 보면서 느낀 점이 있기에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 책을 읽었다.
문해력 수준이 낮으면 왜 위기일까? 책에선 이렇게 말한다.
“초기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학령기 아이들은 공부의 기초체력이 허약하기 때문에 쉽게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공부를 잘하려면 문해력이라는 근력부터 키워야 한다.”(24-5)
“다른 수능 과목에서도 문해력은 고득점의 열쇠가 된다... 직능원에서는 꾸준한 독서 습관이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비율도 조사했다... ‘독서를 통해 문해력 수준을 높일 경우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좋은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커지고, 그에 따라 좋은 직장에 들어가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 역시 커진다’라는 것이다.”(37-8)
그래, 이 책에서는 문해력의 위기가 온다면 학교 성적과 수능점수, 일자리, 연봉, 국가 산업의 미래경쟁력이 위기라고 말한다. 지극히 K스러운 이유다. 독서를 많이 할수록 성적이 좋다고 하던데 독서가 가장 큰 원인일까? 다른 차원의 문제가 더 크지 않을까? 가령 그 아이의 가정환경이라던가 그런거. 좋게 봐서 이렇게라도 부모님들을 자극해서 문해력을 올리려고 안달나게 하는 걸까? 싶었다.
챕터 4장에는 요즘 대학생들과 청소년들이 단어를 모른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182페이지에 나오는 대학생들의 글쓰기는 참으로 참혹했다. 그런데 중후반부에 나오는 수준은 “‘분류’, ‘분석’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 좀 더 정교하고 섬세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학습도구어의 미세한 의미 차이를 세밀하게 파악하느냐 파악하지 못하느냐는 학습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 큰 차이를 가져온다. 게다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교과서에는 난이도 높은 학습도구어들이 더 많이 등장한다. 따라서 아이들이 제 학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어휘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량을 키우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195)
쓰기와 읽기는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걸 떠나서 솔직히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은 쉬운 내용이 아니다. 성인들이 봐도 만만치 않은 내용들이 많다. 몇 년 전 고등학교 통합과학 내용을 공부한 만큼 나에게 강의하라고 시킨적이 있었다. 정말 어렵더라. 중학교 교과도 우습게 볼 내용이 없다. 특히나 중학교를 졸업한지 20년이 다 되가는 나에겐 더욱 그렇다. 전 세대 문해력 문제를 한 번 조사해 보면 어떨까?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까? 나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그럼 아이들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일까? 사흘이라는 단어를 모르는데? 존귀라는 단어를 매우 귀엽다라는 의미로만 아는데? 심심한 사과를 이해못하는데? 이 문제는 독서의 문제도 있겠지만 자기들이 삶의 반경이 좁을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에 당연할 것일수도 있다. 다른 세대들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생활했다면 이런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순히 단어를 모르는 것에서 나는 문제를 삼고 심지는 않다. 30대중반인 나도 10대 아이들의 단어를 모를 때도 많으니깐. 그땐 소통을 해가며 풀어가면 되니깐.
그러니 나는 소통하지 못하는 것에 큰 문제의식을 가진다. 이 책은 EBS부모교육에서 나왔으니 당연히 학업성취도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학부모가 아닌 나에겐 그렇게 와닿지 않는 내용들이 많은 것같다. 그래도 이 책의 5장의 내용이 내가 기대했던 내용이었다.
“또한 디지털 기기의 자극적이고 즉각적인 영상에 노출되면서 주변 살마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완성해가야 할 사회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통제력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자주 하면서 자기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로 성장할 수도 있다.”(225)
“한국의 만 15세 학생들은 인터넷 정보에서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능력’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237)
물론, 좋은 내용도 참 많았다. 특히 영유아기, 문해력 기초 단단하게 다지기같은 실용적이기에 유익한 내용들이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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