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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인문

[책리뷰] 정일권 - 예수는 반신화다[새물결플러스 I 르네 지라르 I 비교신화학 I 예수 I 반신화]

by 카리안zz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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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신화라는 책이 유행했었다. 2008년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난 군인이었고 선임 중 총신대 기교과 다니는 형님이 있었다. 후에 신대원에서 만나서 어찌나 반갑던지. 여튼, 형과 초병근무를 나가면 그렇게 편할 수 없었다. 이런 형을 괴롭히는 사람이 있었으니 간부가 주적이라는 우스개 소리처럼 중위 나부랭이였다. 여러 민폐 캐릭터였는데 이 나부랭이가 예수는 신화라는 SBS 다큐멘타리를 근거로 우리 형님을 극딜하고 있는 것이었다. 난 짬이 찌그레기였던 시기여서 그냥 초긴장이였기에 그리 분노도 상황 파악도 안 되었다. 초병 근무 때 형이 얼마나 분노를 쏟던지. 이런 기억이 난다.

 

예수는 신화라는 주장은 사실 그렇게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여러 신비종교적 이교들은 모두 죽었다가 소생하는 신인에 관한 신화의 일종이라고 주장하며 이들 신인들을 오시리스-디오니소스라고 총칭한다. 또한, 예수는 실존 인물이 아니었으며 영지주의자들이 근본적으로 이교의 신인과 융합하여 만들어낸 인물이라고 주장한다.”(16)

 

새물결플러스에서 나온 <역사적 예수 논쟁>이라는 책이 있다. 이 기고 저자 중에 로버트 프라이스라는 학자가 있다. 이 학자의 주장이 충격적이었다. 예수를 실존 인물로 안 보는 거였다. 구약의 에코는 모두 신약의 저자들의 창작이고, 그리스-로마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더라. 충격인 이유는 나보다 믿음이 더 좋아서였다. 예수를 역사적 실존 인물이 아니라고 믿는 것은 예수가 역사상 존재했다는 것보다 더 큰 믿음이 있어야 한다. 기독교 문헌이 아닌 기록에서 예수에 대한 간접적인 기록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걸 싸그리 부정한다는 건데... 복음서의 기록된 예수와 역사 속의 있었던 예수와의 차이를 역사적 예수분야에서 다루는데 예수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주장은 요즘 신약학계에서 누가 주장하냐. 라고 우리 제임스 던께서 일갈하시지 않았던가. 로버트 프라이스와 같은 주장을 하시는 분들은 참으로 믿음이 크신 분들이여서 나는 박수를 처드리고 싶다. 나도 저만한 믿음을 주소서!

 

농담은 여기까지 하고 신약학계에서는 이미 이런 주장들은 유행이 지나간 뒤란다.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크레이그 에반스의 <만들어진 예수>N. T. 라이트의 <하나님의 아들의 부활> 1부를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내 리뷰에도 있지만 에반스는 신약학자들이 구약을 거의 모르는 것에서 충격을 받았다. 구약학에서 시작한 에반스는 이 분야에서 자신감을 내비친다. 크레이그 에반스야 뭐 신약학 탑 티어 학자로 보니 뭐. 다음 N. T. 라이트의 책은 고대 이교에서 살아나는 것과 구약 세계에서 살아난다는 것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나는 라이트의 비판적 실재론을 높게 평가하는데 왜 신화의 인물들이 살아난다는 것과 예수님의 부활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신대원에서 요걸로 스터디그룹에서 요약한 게 있는데 귀중한 글이긴 하다ㅋㅋ.

 

신약학계에서의 논의를 했는데 이 책은 문화인류학자인 르네 지라르의 이론으로 반박을 하는 책이다. 그래서 색달랐다. 특히나 디오니소스는 죄가 있어서 원인자가 되어 추방당하고 역병의 책임자로 지목된다. 하지만 성서에서는 예수님은 죄가 없고, 그의 죽음은 부당하며, 부정의를 의미한다. 오히려 예수님은 군중이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고 할 때 그들의 폭력을 잠재우셨다. 집단의 일인에 대한 폭력을 예수님은 저지하셨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4장에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와 간음한 여인을 대하는 예수님을 비교하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것이야 말로 신화와 복음서의 대조이고 예수님이야말로 반신화적인 인물이라는 것이 적확한 표현이라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1/37장 붓다는 신화라는 내용이다. 글이 중복되는 것도 많고, 글쓰기가 좋지 않다. 그래도 본인의 박사학위 주제이니만큼 끝까지 봤다. 하지만 본인의 선입견이 강하게 비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학술적 이야기를 단백하게 했으면 좋겠는데 온갖 자신의 글에 대한 반응을 잡다하게 적어놔서 굳이 이런 것까지 적어야 하나 싶었다.

 

여튼, 붓다 역시도 여러 신화들처럼 집단적 폭력의 희생자라는 주장을 한다. 불교에 대해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유럽에서 특히 저자가 박사학위를 받은 곳은 더욱 그런 곳이라는데 거기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니 학문적인 평가는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저자의 <붓다와 희생양>에서는 이런 글쓰기가 학문적인 담백한 글쓰기가 있지 싶다.

 

이분법적인 저자의 태도가 강하게 느껴지는데 르네 지라르라는 학자를 공부하면서 그럴까 아니면 보수 교단에서 형성된 태도일까? 나는 후자 쪽에 가깝지 싶은데 아마도 저자의 지금 모습을 보면 참 아쉽다. 아니면 개인적인 어떤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십자가의 인류학>보다는 괜찮은 책이다. 출판사 편집이 잘 되어있고 디자인도 그렇고, 나는 이렇게 책을 잘 출판해주는 출판사가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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