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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성경신학

[책리뷰] 존 D. 레벤슨 - 하나님의 창조와 악의 잔존[새물결플러스 I 창조 I 악 I 신정론 I 하나님의 주권 I 하나님의 전능 I 하나님의 전능에 대한 유대교의 드라마]

by 카리안zz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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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구약 메인 학계의 책들을 읽고 있다. 아무래도 복음주의권 책을 주로 읽는지라(특히 구약을!) 나에게 이 책은 (심적으로) 여간 쉬운 책은 아니었다. 신대원에서도 비평학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은 것도 있고(어느 정도는 가르칠 필요한 것같다. 비판을 위해라도.) 내심 내가 소화하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기에 그간 손이 안 갔던 것같다. 그러나 구약을 읽어나갈 때 한 번 도전을 해보자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존 D. 레벤슨은 유대교 성서학자다. D 로저처럼 D가문 하버드 교수이기도 하다. 나는 이제 하버드 구약을 가르치는 교수를 둘 아는데 쿠걸과 레벤슨이다!ㅋㅋ 중요한 건 아니고 여튼, 다니엘 보야린의 책에서도 느끼지만 자료들을 살펴보는 것에서 대단함을 느낀다. 물론, 아마추어라서 그런 걸 수 있다.

 

 창세기 1장과 시편(74, 82), 욥기(38, 42)을 대조시킨다. 하나님의 창조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왜 창세기와 시편, 욥기는 차이점이 있을까? 시편과 욥기에는 바다, 리워야단, , 탄닌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창세기 1장에서는 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저자는 창세기 1장에서는 하나님의 완전한 주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시편과 욥기에서는 불완전한 주권에 대해서 말할까? 특히 시편 44편에서 그 내용이 절정에 달한다.

 

“일어나소서. 어찌 당신은 주무시고 계십니까? 주여.
깨시어 우리를 영영 버리지 마소서!
어찌 당신은 당신의 얼굴을 숨기시며,
우리의 비참함과 고통을 돌보지 않으십니까?
우리는 진토에 엎어졌고,
우리의 몸은 땅바닥에 불었습니다.
일어나시사 우리를 도우소서.
우리를 구속하소서. 당신의 신실하심에 걸맞도록 말입니다.”(44:23-26)

 

 분명 바벨론을 위시한 제국의 악함이 세상을 뒤덮었을 때 하나님은 왜 잠자코 계셨을까? 하나님은 분명 악이 경계를 넘어서지 않도록 하시지 않았던가?(104, 욥기 38) 왜 그들은 경계를 넘어서 이 땅에서 활개치고 있을까? 하지만 어느 순간 창세기 1장에서는 이 흑암은 하나님의 주권의 완전한 아래, 리워야단과 같은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라 무력화되고 비인격화(221) 되었다. 이 간극을 어떻게 봐야할 것이가?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지점일 것이다. 저자는 고대 근동 문헌을 가지고 종횡무진 연대와 기원을 찾으며 그 발전 과정을 흥미롭게 재구성해 나간다. 매혹적일 정도로.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제의를 통해 하나님의 주권을 참여한다는 것이다.

 

“창세기 2:1-3의 하나님의 태곳적 안식을 모방해서 안식일이라는 이스라엘의 제도를 통해 재현하는 것이다. 또 다른 형태는 음식법으로, 특히 레위기 11장에 제시된 법이 그렇다. ...목적은 거룩함이다. ...요컨대 음식법은... 창조의 경계 및 범주와 모종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같다. 본문의 의도적 구성 자체를 살펴보면 이 관계는 창조의 실질적인 내용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구분을 짓는 과정과 연관된 것임을 시사한다. 이를 통해 그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거룩한 창조주 하나님을 모방할 의무가 주어진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게 되어야 한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는 이스라엘의 의무는 ‘하나님 닮아가기’라는 제사장 신학의 또 다른 예이다.”(214-215)

 

“창세기 1:1-2:3에 들어 있는 많은 메시 중 하나는 제의를 통해 우리가 악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제의야말로 질서를 세우고 유지하며 혼돈을 창조로 변화시키고 인간을 존귀하게 하며, 제의를 제정하고 그것을 지켜 행하라 명하신 하나님의 왕권을 깨닫게 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창조는 주인 되신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을 통해 이뤄진다.”(228)

 

 결국 저자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

 

“악의 잔존은 창조자-하나님의 위엄 있는 권리를 손상시키는 듯 보이지만, 바로 그 권리에 복종할 때 선한 질서 곧 창조가 존재케 된다.... 창조 신앙은 막대한 위험을 동반한다. 그 위험의 무게를 인식할 때 비로서 위대한 신앙의 진면모를 이해할 수 있다.”(269-270)

 

 어쩌면 우리의 예배에서 이 단초를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 이 책을 읽으니 다른 책들의 논의점들이 조금 더 자세히 보인다. 존 왈튼의 책도 지금보면 더 깊이 읽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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