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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교회

[책리뷰] 김재완 - 우리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이레서원 I 한국교회 성장주의의 이면 I 이중직 목회자 현실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 I 이중직 I 일하는 목회자 I 목회자와 일]

by 카리안zz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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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를 안 다니는 내 친구들 중에서는 종종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 부자겠네. 목사들 다 부자더만.’ 왜 이렇게 목사를 부자로 아는 사람들이 많을까? 미디어에 나오는 목사들이 초대형교회 목사인데 이분들이 목사의 대표성을 보이신다. 그리고 한 가지 더로는 성도들의 헌금이 모두 목사의 주머니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당연히 교회를 한 번도 안 다녀봤으니 교회의 재정이 어떻게 써지고 예산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모르는 것이다. , 삼성의 사장이 부자인거 보니 동네 가게 사장님도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동네 가게도 사장님이고 삼성 그룹도 사장이니 같은 거다!! 물론,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과 길거리 소상공의 차이는 명확히 잘 보이지만 교회라는 곳은 그렇지 않다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이런 오해가 쌓인다. 한 달간 일했던 곳에 교회를 한 번도 안 가본 청년이 있었다. 아주 훌륭한 청년인데 본인도 여기 일하면서 교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었단다. 사장님이 권사님이시고 아드님이 목사님이셔서 그 목사님과 함께 일하면서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미디어와 현실은 철저한 괴리가 여전히 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게 본 것은 목사의 현실을 잘 말해주어서다.

 

““목사들이 왜 이렇게 잘 사는 거예요?” 어느 날은 이런 질문을 받았다. 나는 ‘잘 사는’목사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오히려 찢어지게 가난한 목사들이 더 많다고 간단하게 답했다. 그리고 요새 많은 목회자들이 ‘알바’를 뛴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그러자 또다시 질문이 돌아왔다. “목사가 왜 알바를 해요?” 나는 곧장 대답을 하려다 말고 잠시 멈춰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시작해야 할지 생각을 더듬었다.”(17)

 

“교회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합니다. 우리 교단에 교인 출석수 만 명 이상이라는 교회가 27개가 있어요. 우리 교단에 9,000개 교회가 있지 않습니까? 그 상위 10%면 900개 교회 되잖아요. 지금 우리 교단의 전체 교인이 280만 명인가 그렇거든요. 그 상위 10%의 교회가 교단 전체 교인의 80%를 차지해요. 무슨 말씀인지 이해하시죠. 하위 90%에 해당하는 8천 개 교회가 20% 교인을 나눠 가지고 있는 거예요. 한쪽으로 쏠려 있는 거죠. 그러니까 수많은 교회들이 교인 수가 30명, 50명, 100명 이하 이런 거예요. 여기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하다는 거죠. 앞ㅇ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고... (O, ㄴ교단 관계자)”

 

“이렇듯 개척교회 목사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은 단지 경제적 어려움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무기력감에는 경제적, 신학적, 사회적, 심리적 이유들이 교차하고 있으며, 그 본질은 미래를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무언가를 도모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대한 무기력감이다. 달리 말해, 개척교회가 시간이 지나 미자립교회가 되는 것 외에는 달리 상황이 바뀔 수 없다는 것이다.”(43-4)

 

 성도는 줄어들고, 교회와 목사는 늘고 있다. 우리는 긴 시간 경제적으로 말하자면 불황기를 보낼 예정이다. 교회의 중심은 노년분들 위주로 그 위주를 견디기 어려운 20-40대들은 점점 교회로부터 멀어진다. 물론, 20-40대가 교회로부터 멀어지는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다. 슈카월드가 그걸 설명하고 있더라. 7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눈부신 성장의 역사를 계속 꿈꾼다면 우리의 불황기는 무기한 늘어갈 것이다. 때로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심정이 들다가 살으리 살으리랏다는 생각에 또 다른 생존을 모색해 보기도 한다.

 

 일하는 목회자는 아마도 우리가 갈 수밖에 없는 길인 것같다. 그러나 일하는 목회자 역시도 가정이 있으신 분들은 고민이 많으실 것 같다. 나같은 싱글들은 최소한의 것으로 생활할 수 있지만 가정이 있으면 어렵다. 사모님께서 잘 버시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나야 월세 50-70만원짜리 상가 건물에 개척을 한다면 100만원 정도의 알바로 월세와 목회 준비를 할 수 있을 것같다. 그러나 내가 한달간 일했던 것처럼 8시부터 6시까지 월-, 토요일은 9시부터 1시까지 일을 하고 목회준비를 할 수 있을까? 연봉은 3000이 넘어서 생활하는 데 지장은 없겠지만 목회가 가능할까? 나는 가정이 있는데 생계유지가 힘들다면 목회를 포기하고 생계전선에 뛰어들 것이다.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은 목회에 집중하는 분들을 성과 속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본다는 것이었다. 목회는 굉장히 힘들다. 나는 솔직히 몸일 하는 것보다 설교 쓰는 게 더 힘들다. 물론, 다른 힘듦이라서 비교가 안 되지만. 마찬가지로 대단히 힘들다. 성과 속의 관점이 아니라 기능적 측면에서도 접근을 해본다. 목회, 좀더 자세히 말해서 설교의 영역은 어떻게 할 것일까? 나는 설교 준비는 제대로 할 수 있는 이중직이 좋지 않을까? 한 달 빡세게 일하면서 책 한 권 읽었다. 설교는 두 번 했는데 10분 설교준비지만 그토록 준비 안 된 원고는 처음이었다. 나중에 익숙해 진다면 조금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시간의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목사님들, 강도사님들, 전도사님들 우리 파이팅 합시다요. 어쩌면 우리가 죽을 때까지 이어질 불황기 단디 마음 가다듬고 견딥시다.


 이미 생계 위기에 몰린 상황인데 성경적으로 올바르냐 아니냐 따지는 건 좀 거시기하다. 바울이 일하면서 목회를 한 건 고린도교회의 특수상황이었고, 바울 역시도 다른 사도들처럼 사례를 받으며 목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는 일하지 않고 사례를 받으며 사역을 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사례를 받고 사역하면 안 되는 목회상황이었기에 안 받았다. 그걸 기본으로 삼으면 참 머리아파진다. 그러니 목회자도 상황에 맞춰서 이중직을 하는 것으로 쇼부를 봅시다!

 

 아! 한 가지 더. 평생 한 가지 일만 해서 먹고 사는 게 어려운 건 목회자뿐만이 아니라 다른 직업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찌보면 일반 분들도 이중직을 생각하는 것 같기도. 평생 직장 개념이 없어졌으니. , ! 최근 불랙컴뱃이라는 경기들을 봤는데 선수들이 하나같이 알바하면서 운동을 하더라. 그거보고 자극을 좀 받았다. 온전히 시합 준비를 하는 선수들은 극히 드물다고. 그렇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나가는 걸 보고 찡하더라. 우리도 같은 형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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