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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교회

[책리뷰] 엘리자베스 오코너 -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 이야기(IVP 모던 클래식스 14)

by 카리안zz 2020.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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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

 IVP 모던 클래식 시리즈는 참 땡기는 책들이 많다. 볼프의 <배제와 포용>, 뉴비긴의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 월터스토프의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 로날드 사이더의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 요더의 <예수의 정치학>은 언젠가 읽어야할 책들이다. 볼프와 월터스토프의 책은 몇 장 정도는 읽어봤지만 나머지 책들은 소지만 하고 있다. 그런데 엘리자베스 오코너의 책을 먼저 읽었다. 아마도 미션얼 처치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이 책이 거기에 대한 시조라고 알고 있어서 읽었던 것같다. 

 번역을 전의우 목사님께서 해주셨는데 전 목사님의 번역은 정말 가독성이 너무 좋다. 그래서 잘 읽힌다. 저자의 특성일 수도 있지만 전 목사님께서 번역하신 책들이 대부분 그렇기에 번역가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 내 페친이셔서 이렇게 좋게 말하는 것은 아니다ㅋㅋ 

 

교인 150명이지만 예산이 240억?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6169

 

"150명 교인, 200여 개 사역, 240억 예산"

세이비어교회를 움직이는 힘, 10월 28일 세미나 개최

www.newsnjoy.or.kr

 사실 이 책을 읽은 이유 중 하나에 이 기사가 있다. 아니 교인이 150명인데 예산이 240억일 수 있을까? 그럼 한명당 2억 정도 매년 헌금을 하나? 예전, 연세OO교회 모 목사님께선 내가 중학생때 교인들 일인당 1억씩 헌금하면 교회당 짓는다고 했고 본인 교회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곤 몇 천억의 초대형 교회를 지었다. 그리곤 세습을. 세이비어 교회도 그런가? 아니면 미국전역에서 후원을 받는 건가? 싶었지만 비밀은 이 책의 해설에 나와 있다. 조성돈 교수님의 해설을 한 번 보도록 하자. 

 

 세이비어 교회에서는 예배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이 다 맴버십을 지닌 교인, 즉 정회원이 아니다. 예배만 참석하는 이들이나 사역에만 참여하는 이들이 있지만 모두가 정식으로 교인으로 인정받는 맴버십을 지니지는 않는다. 이것이 바로 150명 숫자의 비밀일 것이다. 맴버십을 가지기 위해서는 약 2-3년 걸리는 훈련 과정을 받아야 한다. 그 기간에 사람들은 다섯 과목의 신학 수업을 들어야 하고, 깊이 있는 기도 훈련을 받아야 한다. 또한 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매일 한 시간 이상의 기도, 매년 두 번의 주말 침묵 수련회에 참여, 재정 내려놓기, 은사 계발하기 등의 서약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맴버십을 얻는 것은 단순한 소속 교인이 아니라 교역자에 준하는 안수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교회에서 인정하는 사역자가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맴버십을 매년 갱신한다고 한다. 매해 10월이 되면 전 교인이 각자 자신의 사역과 삶을 돌아보는 진지한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자신이 세이비어 교회의 맴버십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 그에 따라 실제로 교인들은 자신의 사역을 내려놓기도 한다. 그것은 1년간의 맴버십을 포기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느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이 맴버십 갱신의 과정은 진지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다. (289)

 

 비밀은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이 맴버십 인원을 제외하고 몇 명인지는 말하진 않는다. 예산이 저렇게 많으니깐 사람들도 많지 싶다. 아니면 후원을 많이 받던가. 

 

나가면서

 위의 교인 몇 명에 예산 얼마는 사실 이 교회가 진정으로 어떤 곳인지 말해주지는 않는다. 이 교회가 대략 어떤 교회인지는 "책 맛보기"를 읽어보길 바란다. 외면과 내면, 거리과 골방이 따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영성이 무엇인지 영성이 단순히 내면적인 변화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서 알려준다. 우리의 교회는 저 세상의 천국이라는 곳에 가기 위한 곳이 아니다. 그것을 알기에 우리는 세상을 위한 교회가 될 수 있고 세상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책, 추천한다!

 


메모

1장 마지막 페이지(p. 36) 메모

- 담담한 어투에 빠져든다. 여작가여서 그런가? 아님 전의우 목사님 번역을 잘 하셔서 그런가? 둘 다? 

 

 

 

이 책은 반세기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도리어 오늘날 한국 교회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부분이 많다. (286)

- 진정으로!


책 맛보기

 

학교의 관심사는 개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을 교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교회가 팔을 걷어붙이지도 않는다. 기독교가 개인에게 관심이 있음을 교회는 잊어버렸고, 숫자에만 목을 매기 때문이다. (32-33)


'내적 여정'과 '외적 여정'은 우리 공동체에서 친숙한 용어다. 우리는 두 용어를 사용해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 두 용어로 세이비어 교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설명한다. 신앙 공동체로서, 우리는 내적 여정과 외적 여정을 겸하는 교회가 되려고 힘쓴다. (39)


교회는 질문을 끌어내는 곳이라고 알려져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교회의 분위기는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흘러가기 십상이다. (43)


우리는 경직되고 편협한 삶이 노년에 시작된다고 착각한다. 사실, 이런 삶은 이십 대나 삼십 대에, 또는 언제든 우리가 내적 여정을 포기할 때 시작된다. 악화되는 여느 질병처럼, 이런 삶은 해가 갈수록 증세가 뚜렷해진다. 교회는 어떻게 질문을 던지는지 아시는 분을 우리가 영원히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야 한다. (44)


테레사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보기에, 하나님을 알려 하지 않고는 절대로 자신을 알지 못합니다." (48)


교회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깊이 소통하는 것은 늘 어렵다. 이런 소통을 하려는 사람들이 그처럼 적고, 세상에 진정한 기독교 공동체가 그토록 적은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교회 밖에서 그룹을 만들 때, 우리는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들과 멀리하고 싶은 사람들을 구분한다. 깊이 있는 관계는 하나갗이 인간적인 친밀감을 토대로 하고, 우애의 기준을 기초로 한다는 뜻이다. 교회는 유일하게 이렇게 하지 않는 곳이다. 한 사람을 교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까닭은 그가 특정 유형이기 때문이거나, 삶에서 특정 위치에 이르렀기 때무이 아니다.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사람을 부른 게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부르셨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교회에 속했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매우 위협이 된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부르신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게 된다. (58)


이 부분과 관련해 자주 제시되는 답변은 두세 사람이 그분의 이름으로 모이면 그곳이 어디든지 교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친한 친구 몇몇이 모여 기도한다는 뜻이 아니다. 비틀거리는 사람들, 낯선 사람들과 삶을 깊이 나눌 때, 그분의 이름으로 모이는 것이다. 이것은 용서하는 게 무엇이고 용서받는 게 무엇인지 배운다는 뜻이다. 이것은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됨으로써 서로가 서로에게 속했고 서로가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몸에 속했음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62)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큰 문제가 없는 사람들을 가장 불쌍히 여겨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들은 고통과 상실의 기억이 없으며, 한밤중에 울었던 기억도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겪는 아픔과 상실을 듣는 귀가 없다. 어쩌면 이런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신을 잃어버리고, 슬픔에 잠긴 세상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104)


메시지의 진정성은 전하는 사람의 삶에 있었고, ... 결코 한 사람이 커피하우스 교회를 좌지우지하지 않았고, 커피하우스 교회가 관리된다는 낌새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되돌아보면 참 신비롭다. 그분의 임재가 점점 더 생생해졌고, 누가 교회의 머리인지 점점 더 분명해졌다. (139)


실패는 우리의 선교 그룹들이 써 내려가는 이야기의 한 부분일 뿐만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모든 교회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의 한 부분이다. 문제는 우리가 실패를 어떻게 다루는가 하는 점이다. 실패가 아니라고 우기면서 시체를 마냥 붙잡고 있으려 하는가? 우리는 이렇게 한 전력이 있다. 한 그룹이 어느 선교 사역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매주, 매년 똑같은 문제와 씨름한다. 때로는 내적인 문제다. (150)


교리적 차이만큼이나 성격이나 기질의 차이도 기독교 공동체에서 분열을 초래한다. (187)


"행동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행동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 데서 나오거든요. 행동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카이로스의 순간에 나오는 특별한 행동이라야 하지요." (272)


제자의 삶이란 적어도 두세 사람이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며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공동체에 속하는 삶을 포함한다. 이러한 공동체는 그 속에서 우리의 장점을 발견하고 약점을 드러내는 공동체이고, 그 속에서 친밀감을 쌓고 상처를 경험하는 공동체이며, 그 속에서 우리의 이해와 가치관에 적대적인 형제를 참아 내는 공동체다. (274) 


어쩌면 설립자인 고든 코스비의 유산은 이 흩어짐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누구의 교회도 그 누구의 업접도 아니라는 생각에 그 전설적인 이름마저 포기한 내려놓음, 그래서 하나님만이 그 모든 사역에 주인이심을 고백하는 겸손 가운데 세이비어 교회는 이름없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50년 전에 집필된 이 책은 오늘도 오롯이 그 세이비어 교회의 참 모습, 그 신앙고백과 순종을 증언하고 있다.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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