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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인문

[책리뷰] 임명묵 -「K-를 생각한다」[사이드웨이 I 90년대생 I 대한민국 I MZ세대 I 방역 I 68세대 I 386 I 입시 I 한국사회]

by 카리안zz 202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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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핫한 <K-를 생각한다>. 90년대생 저자라서 주목을 받았다. 따로 나이를 생각해서 대단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왠지 괜히 얕잡아 보는 느낌이 들어서. 전체적인 내 평으로는 1장과 5장 그리고 중간에 3장에 다문화 이야기를 하며 이주노동자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90년대생에 대한 분석을 나는 특히 잘 배웠다. 1장이 가장 좋았고 5장은 입시에 대한 분석이 좋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렇게 동의가 되지는 않았다. 저자의 통찰에 그냥 구겨 넣으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2장에서 방역에 대한 분석이 가장 의문을 많이 낳았다. 어떤 의문이였나면 저자는 대구에서의 방역 성공(?)이 철저한 정보 수집과 처리 역량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대구는 2달 동안이나 사람들이 거의 돌아다니지 않았다. 그 영향도 크다고 본다. 저자는 계속해서 정보 수집과 처리역량, 그리고 사회적 낙인 효과로 인해 K-방역이 성공했다고 본다. 사회적 낙인 효과를 너무 뻥튀기 하려는 것 같은데 글쎄, 코로나 걸릴거라는 공포도 컷고, 의료인들을 갈아넣었는 것도 결정적이었고, 여러 다면적인 측면은 살펴보지 않았는게 아쉬웠다. 여러 반론들이 있었을 건데 거기에 대한 자신의 반론이 더해졌다면 더 완성도가 크지 않았을까? 

 이 책에 아쉬웠던 점이 바로 이런 대목이다. 백신물량에 대해선 

🔹“다른 많은 나라들이 백신을 개발 중인 여러 제약 회사와 접촉하여 물량을 확보하는 동안 한구이 거의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직도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 미스터리다.”(117)

❗아휴. 당시 뉴스를 거의 안 읽고 있었나? 우리는 그렇게 급한 상황이 아니어서 최대한 백신을 접종한 국가의 데이터를 보고 접종한다고 했다. 당시 백신 빨리 맞는다고 하면 언론과 야당에서 국민들 가지고 실험한다고 난리를 치고 늦으니 국민들 안전을 생각 안 하냐고 난리 치던 때였다. 그 소용돌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가? 결국은 방역당국의 일정은 다 맞았다(더 빨라짐). 수량도 모더나의 잘못으로 확보를 못 할 뻔 했지만 결국 이번 주 무사히 다 왔지 않은가. 물론 이건 이 책이 쓰여지고 한 참 뒤에 일이지만. 결국 접종률은 오늘부로 선진국 정도로 도달했고 이번 주 안에 넘어설 것 같다. 

🔹️“굳이 분류하단다면, 국가의 동원력, 행정력, 정보력을 활용한 한국의 방식은 아무리 생각해도 서구 국가들보다는 중국에 더 가까웠다.”(118-119)

❗서구는 락다운을 거는 강력한 자유를 억압 정책을 벌였는데... 또 그렇게 했으면 중국이냐고 막 비난하지 않았을까? “코로나 19와 ‘K-방역’은 자유, 개방, 투명성과 같은 자유주의 가치의 승리가 아니라 오히려 그 가치가 위기에 처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보는 게 타당했다.”(119) 나 역시 자유주의 가치의 승리가 아닐 수 있다고 보긴 하는데 강력한 행동권을 제한하는 락다운 역시 자유주의 가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리고 마스크 쓰지 않기 위한 시위 역시 나는 자유주의 가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솔직히 나는 방역 성공의 가장 큰 이유는 시민들이 마스크 잘 쓰고 다닌 게 가장 큰 것이라 본다. 이게 자유 억압과 뭔 상관인가? 국가가 그렇게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면 고독사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봐야 하나? 일부러 방치하는 건가? 과도한 자기 주장에 짜맞추는 느낌이 참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5장 입시에서

🔹️“...정부는 대학 밖의 민간 교육이 경직되고 비효율적인 현행 대학교육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 대학의 무분별한 자율성을 적절하게 제어하고, 인적자원에 대한 평가와 분배 권한을 사실상 독점한 대학으로부터 평가의 기능을 일정 부분 회수해오는 건 필수적이다.”(347)

❗ 사소하게 시비거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저자는 시종일관 정부의 역할이 커지는 걸 우려하지 않았는가? 이것조차 정부가 감당하게 되면 더욱 더 커지는 정부가 되지 않을까? 일정 부분이라고 했지만 그게 어느 정도가 될지 정하지 않는 이상. 어쨌든, 의외이긴 했다. 뭐, 나야 교육을 어떤 인간을 형성하는 가로 보는데 저자는 쓸모의 영역으로 보는 것 같다. 뭐, 나랑 시각차가 크게 있어서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을 것 같다. 또, 이 책이 그렇게 주목받는 이유도 의문이 되었고, 꼭 읽을 책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아래 내용은 설교에서 참조한 내용


 일단, 가장 먼저 X세대와 90년대생들의 차이이기도 한데 그건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90년대 생들은 늦어도 고등학생 때는 스마트폰을 거의 다 사용하는 세대였습니다. 유년 시절부터 온라인 세계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SNS는 스마트폰의 꽃과 같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모두 자신의 일상을 자랑하고 그걸 인정 받고 싶어하는 구조입니다. 유년기부터 SNS를 활용한 90년대생에게는 삶의 목적이 SNS에서의 전시를 통한 인정욕과 네트워크 내 다른 사용자와 벌이는 인정 경쟁에서 승리하려는 경향이 보였습니다. 어떤 연구결과에서도 보였듯이 1995년 이후 출생자들은 그 이전에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 바로 불행감의 증가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인스타가 좀 그런 경향을 심화시키는데 잘 나가는 사람의 일상을 보고 있으면 자신에 대한 괴리감이 증가합니다. 금수저들, 인싸(‘인사이더’라는 뜻으로,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 ‘인사이더’를 세게 발음하면서 다소 변형한 형태로 표기한 것이다.)들을 보며 더욱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게 되죠. 자기도 그런 잘 나가는 삶을 전시하고 싶은데 현실은 좌절이니 불안, 상시적인 열패감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건 인싸들과 금수저들도 해당합니다. 왜냐하면 경쟁에 탈락하지 않아야 한다는 심리가 그들에게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SNS가 심리적인 압박을 극대화하는 요인이 됩니다. 


 SNS는 사실 뿌려진 기름에 라이터를 켜는 역할이었습니다, 그 바탕이 되는 뿌려진 기름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1997년 IMF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였습니다.


 이들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시절부터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이들 눈에 비친 한국 사회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평생직장보다 상시해고가 일상이 된 모습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해서는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해야 하고, 끝없이 긴 경쟁의 줄을 서야 합니다. 2000년대 이후의 이중의 경제구조가 이들의 압박감을 키워왔습니다. 이때 이중은 대자본-고부가가치 제조업, 서비스업과 국내시장입니다. 우리 경제가 지금까지 발전하는 건 이 제조업 아니겠습니까? 특히 올해는 반도체 시장이 전보다 화려하진 않았는데도 엄청난 수출 호황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에서 수출 흥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 대다수 국민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대다수 국내시장은 저부가가치, 저임금 체계가 유지되는 영역입니다. 다수에 사람들은 이 영역에 속해있죠. 그런데 이보다 더 저임금인 개발도상국과의 경쟁이기에 밀릴 위기에 항상 노출되었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대침체를 일으켰고, 중국의 부상은 더욱 청년들을 가혹한 환경으로 몰아갔습니다. 대자본의 영역은 지금까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것이 아닌 많은 사람은 환경이 열악해진 것이죠. 그러니 90년대 생들은 다른 세대들보다 훨씬 더 압박받는 환경에서 자라왔습니다. 살아남으려면 경쟁을 해야하는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불안을 학습해온 이 세대에게는 심리적인 여유가 없습니다. 공적인 가치나 사적인 가치나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나 의미를 묻는 것을 추구할 여유도 없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오는 경쟁, 중학교 때부터 학습되는 학업 경쟁, 취업 경쟁, 그리고 불안한 노후를 위한 자산 모으기 위한 경쟁이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경쟁에 휴식이란 있을 수 없죠. 

 여기에서 나오는 키워드가 욜로(YOLO)와 소확행입니다. 욜로는 내일도 신경 쓰지 않고 당장의 인생을 즐긴다는 뜻이고,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챙긴다는 뜻입니다. 극심한 불안에서 나오는 현상입니다. 성취감을 얻을 전망도 보이지 않는 경쟁에 몰두하기보다는 당장의 감각적 만족감을 누리고, 현재의 소비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면 욜로고, 훗날을 생각해서 여유분을 남겨 소비하는 게 소확행입니다. 핵심은 경쟁에 지친 나머지 포기한 정서가 지배적이죠. 저도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모으고 아껴 쓰고 덜 쓰면 되는데 왜 저렇게 비효율적인 소비를 할까. 그게 의문이었는데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수련회를 하면서 놓쳤던 게 바로 이거였습니다. 수련회 주제가 과학에 대한 변증이나 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다 하고 나니깐 하는 말이 나는 하나님이 있으나 없으나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나는 이렇게 학교 시험과 압박에 불행한데 하나님의 존재를 논하는 게 지금 무슨 의미가 있냐는 말이었습니다. 의미를 묻거나 탐구하거나 마음에 여유가 없습니다. 


 이런 팍팍한 상황에서 하나 나오는 게 바로 한탕주의입니다. 노동소득으로는 도저히 또래 부모님들에게 물려받는 금수저들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이 작동합니다. 코인대란이 바로 이 때문에 일어났죠. 제대로된 일자리도 없던 90년대생들이 이 시장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저도 이 코인 앱이 있던데 우리 중고등부 친구 중에 한 친구가 보여줘서 알았습니다. 학원 선생님이 하는 걸 보는데 순식간에 치킨 한 마리 값을 버는 걸 목격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코인을 해서 엄청난 이익을 남겼다는 소문에 일해서는 안 될 거 여기라도 들어가자, “인생은 한강물 아니면 한강뷰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런 가운데 무임승차 비슷한 것이 나오면 어떻겠습니까? 바로, 공정의 문제입니다. 저는 90년대생분들이 특별히 공정한 세대라고 안 봅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공정이라는 가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당장에 극심한 경쟁과 압박 속에서 사실관계가 다르더라도 무임승차 비슷한 것이 보이면 분노하는 것이죠. <K-를 생각한다>의 저자 임명묵 작가의 말처럼 ‘공정감’의 문제입니다.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에서부터 서울교통공사,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사태, 조국사태가 바로 그 분노의 표출이었습니다. 특히 정규직 전환 문제로 굉장한 분노를 표출합니다. 시험 쳐서 올바른 자격을 취득하지 않았다는 것에 분노합니다. 곧 이때 능력주의가 나타나는데 우리나라에서 능력주의는 시험주의와 합격주의로 보는 게 맞습니다. 우리의 능력은 곧 시험 잘 쳐서 높은 점수로 합격하는 것입니다. 동아시아 그중에 조선의 과거시험으로부터 내려오는 오래된 질서와도 같죠. 시험은 그나마 공정하다는 게 암묵적으로 동의 되는 것이죠. 

SNS와 경제구조에서 압박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그런데 가장 큰 압박은 대한민국 학교라는 현실에서 실질적으로 몸에 익히게 됩니다. 그런데 학교의 경쟁은 아마 적어도 40대부터는 다 있었을 겁니다. 그러면 지금 90년대생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내신 중심 입시’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는 수시 비율이 높긴 했어도 수능으로 대학을 더 많이 갔었습니다. 그러니 경쟁을 해도 수능을 치는 가상의 수십만 명 : 1의 경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수시 비율이 70%로 늘어날 때부터는 바로 옆자리 아이가 내 경쟁자가 명확히 됩니다. 수십만 명 중의 하나의 가상의 경쟁 상대들이 이제 바로 옆에서 보이는 친구들이 경쟁자로 확 눈에 들어옵니다. 옆자리 친구조차도 밟아야 할 경쟁 상대로 생각하게 만드는 교육은 수능 중심 입시보다는 내신 중심 입시에 더 노골적이 되었습니다. 옆자리 친구들끼리의 투쟁. 경쟁의 심리적 거리는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더군다나 수능은 한 번이지만 내신의 시험은 총 10번을 치룹니다. 기성세대가 아는 것처럼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이 압박감을 자기들도 압니다. 부모님이 자기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교육을 시키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대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 아이들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오히려 이런 압박은 집안이 부유할수록 더 크게 느낄 겁니다. 부모님의 기대가 더 클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압박이 없을까요? 인생에 한 번이 될 수 있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더 이상 없는 한국 현실에서 사활을 거는 것은 당연한 거죠. 아이 못지 않게 부모님들도 큰 압박감이 있습니다. 살아봤으니까요. 


‘1장과 5장 분석부분은 좋다라. 3장에 다문화 이야기하면서 이주 노동자 스토리가 흥미로웠고. 도서관에서 빌려 그 부분만 봐도 될거 같애’ 딱 이정도로 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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