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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신앙서적

[책리뷰] C. S. 루이스 - 천국과 지옥의 이혼

by 카리안zz 202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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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출판사 에이전트 하시는 분 탐라에 기독교 서적 10권이 소개된 글을 포스팅 하셨다.

천국과 지옥의 이혼은 그 중에 있었던 책이었다. 

의외로 얇고 읽기가 어렵지 않았다. 

어제 다 읽고 이제서야 느낀점을 남긴다. 

 

이 책은 판타지 형식에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한 남자의 시점 속에서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보며 시선을 이끌어 간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대화는 이성주의자랄까? 자유주의자랄까? 딕의 친구 주교 유령과의 대화다.

 

"난 이제 알아. 그러니 솔직해지자고. 우리는 정직하게 우리 견해를 갖게 된 게 아닐세. 어쩌다 보니 특정한 사상의 흐름에 접하게 되었고, 그 흐름이 현대적이고 성공적으로 보이니까 거기 뛰어든 거야." p.52

 

"왜? 중세가 한 방향에서 오류를 범했다고 해서, 무작정 반대쪽으로만 가면 오류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p.54) 

 

"자네 말이 옳다면, 사람들이 최종적인 해답이란 없다는 말을 옳게 여긴다면, 어떻게 소망을 품고 여향을 할 수 있겠나? 소망 할 대상 자체가 없는데 말야." (p.56)

 

"글쎄, 솔직히 말해서 자네 말처럼 지적인 활동에 종지부를 찍는 기성품 진리에 대한 갈증 같은 건 내겐 없네. 거기서도 내 정신이 자유로운 유희를 할 수 있는 여지나 있나, 딕? 자네도 알다시피 난 그것만큼은 포기할 수가 없어."

 "물론 자유를 누릴 수 있네. 사람이 물을 마시는 동안 물 마시는 자유를 누리는 것처럼. 그러나 물을 마시고 있으면서도 목말라할 자유는 없어."(p.57)

대화의 몇몇 부분을 들고 왔다. 왜 루이스가 루이스인지 알게되는 지점이다. 유쾌하다! 

이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수 십년이 지난 후에도 나에게 절절히 다가온다. 정말 유쾌하고 의미있는 대화다.

이런 유쾌함 때문에 요즈음 사람들이 루이스를 그리워 하는 걸까?ㅎㅎ 

 

p.56쪽에 나오는 표현은 어딘지 모르게 G.K.체스터턴의 정통에서의 한 글귀가 떠오른다. 

 

"즉 고정된 목표가 있는데 거기에 도달하는 방법이 시대마다 다를 수 있다는 뜻이라면, 가령, 여인들이 우아하게 되고 싶다면, 한 시대에는 뚱뚱해짐으로써 그리고 다른 시대에는 날씬해짐으로써 조금씩 진보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우아해지고 싶은 소원을 그만두고 타원형이 되고 싶은 마음을 품기 시작한다면 그들이 진보를 이룩했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만일 표준 자체가 변한다면, 어떻게 표준에 함축되어 있는 진보가 있을 수 있겠는가?" - (G.K. 체스터턴, 정통, p.83)

 

다른 대화들에서도 이러한 유쾌한 대화들이 오고 간다. 

머 모성애를 가진 엄마에 대해서나 육욕을 가진 남자라던지, 배우라던지, 난장이라던지 

루이스는 이러한 캐릭터들을 등장 시키고 스승으로 불리는 조지 맥도널드까지 등장시킨다. 

스승과 주인공, 그외 등장인물들간의 대화가 이 책의 핵심이다. 

그 대화에는 신학이 있으며 신앙, 시대, 우리가 놓친 것들이 담겨 있다. 

 

다음으로는 몇 몇 메모에 코멘드를 달아보았다. 

 

"우리는 그 유혹들이 우리 욕망에서 비롯된 것임을 반쯤은 의식하고 있었으면서도 아무 저항도, 기도도 하지 않은 채 전부 받아들임으로써, 더 이상 '신앙'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 지점에 이르게 되었지. 질투에 눈먼 남자가 아무 저항 없이 감정에 휩쓸려 가다가 결국 가장 절친한 친구에 대한 거짓말을 믿는 지점에 이르듯, 주정뱅이가 한 잔쯤 더 들이킨다 한들 아무 해가 없으리라고 (그 순간만큼은) 실제로 믿는 지점에 이르게 되듯이." (p.53)  

 

-톰 라이트가 이런 점에서 루이스를 따라올 수 있을까? 라이트는 라이트, 루이스는 루이스 아닐까?ㅎㅎ 

 

"자네가 그런 뜻에서 자네 견해들이 진지했다고 말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정말 진지했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그런 뜻에서 진지한 오류라고 해서 죄가 없는 건 아니라네."(p. 54)

 

-진지하다고 해도 오류가 그러니깐 죄가 없는 건 아니라고 루이스는 이 책에서 표현한다. 그러나 그의 책 나니아 연대기에서는 다른 신을 경배한 자도 멀 몰라서 그랬다고 알았다면 하나님을 섬겼을 거라 용서해 주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이 1946년에 나왔고 나니아 연대기는 그 후에 나왔으니 루이스의 입장에 변한 걸까?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사람은 왜 태어나는 걸까요?"(p.79)

 

-우리의 근본적인 질문을 대화를 통해 잘 녹아내고 있다. 

 

"선은 오직 하나, 하나님뿐이라네. 그 밖의 모든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을 때는 선하고, 등을 돌리고 있을 때는 악한 게야."(p.130)

 

-플라톤 개념? 아리스토텔레스 역나? ㅎㅎ 

루이스가 왜 루이스인지 다시 한 번 느끼고 유쾌한 이 책을 덮는다. 

밑은 메모해 둔 문장들이다. 

 

 

 

 

그 여자가 말하는 이른바 자식 사랑은 초라하고 과민하고 쓰라린 것으로 변해 버렸지. 하지만 그 속에는 단순한 이기심 이상의 무언가가 아주 작은 불씨로나마 남아 있다네. 그 불씨를 잘 키우면 활활 타는 불꽃이 될 수도 있지.(p.128)

 

더 나은 출발점이 될 수도 있고 더 못한 출발점이 될 수도 있지. 자연스러운 애정 속에서 자연스러운 욕구보다 훨씬 더 쉽게 사람을 영원한 사랑의 길로 인도할 만한 뭔가가 들어 있다네. 하지만 자연스러운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마치 천국의 수준에 이른 양 착각하게 되기도 훨씬 더 쉽지. 진흙보다는 구리를 순금으로 착각하기가 더 쉽지 않은가. 그러나 그런 감정이 끝내 변화 되지 않으면 저급한 열정이 부패할 때보다 더 심하게 부패해 버린 다네. 마귀도 강한 천사였기 때문에 타락했을 때 더 무서운 악마가 된 것일세.(p.128) 

 

하지만 당신의 어둠이 우리 빛을 오염시킬 수는 없답니다.(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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