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낀 점
에끌툰의 김민석 작가 책이다. 마태복음 뒷조사와 마가복음 뒷조사 시리즈가 너무 좋아서 이 책도 읽었다. 본 건 매주 업로드 되는 홈페이지에서 였는데 책은 따로 구입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내가 이 뒷조사 시리즈를 소개해준 집사님께서 이 책을 중고등부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는 건 어떤가 싶어서 이 책을 구입해서 읽었다. 코로나 시기 어중간한 시간이었기에 이 책을 읽어나간 것이다. 중고등부 아이들 역시 이정도는 이해할 수 있기에 적당했다. 그리고 동시에 수요성경공부를 각 사역자들이 강의를 개설하여 줌으로 인도했다. 나는 이 책을 중심으로 강의를 했다. 강의와 질의가 참 좋았다. 물론, 아이들은 그렇게 집중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신정론
이 책은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스포가 되기에 다 말할 순 없지만 공감해주질 못하는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특히나 인상깊다. 과연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지만 그건 내가 기존의 교회들과 거리를 두고 있어서 그런건 아닐까 싶다. 신앙의 과잉이 사람을 이 책에 나오는 교회 인물들처럼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페레의 스토리는 스포가 되기에 말하지 않겠다. 성경의 허구를 마구 파헤치는 이 사페레 그는 과연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일까? 뭔가 사정이 있는 것일까? 그러한 물음을 읽다보면 하게 될 것이다. 덤으로 사페레의 논리들과 그 반박에 공부까지 된다. 이게 에끌툰 작가들의 강점이다. 콘텐츠와 그것을 전달하는 웹툰. 어마어마한 시너지다. 내가 괜히 마태복음 뒷조사 추천평에 기독교 판에 이런 웹툰이 등장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는 말을 그냥 한게 아니다. 웹툰 광인 나지만 이정도 퀄리티는 다음과 네이버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 김민석 작가 만세! 에끌툰 작가님들 만세!!
신정론. 하나님의 정의로움과 선하심을 변호하는 이론(?) 논리(?). 이 세상에 악은 무엇일까. 고통은 무엇일까. 10대 시절 나의 가장 큰 질문이었다. 나름의 체험으로 그 질문을 하지 않게 되었지만 구체적인 대답은 이어령과 이재철의 대화에서 얻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인용하던 이어령의 말들 속에서 였다. 그 대답 속에서 나는 내 자서전적인 설교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예수, 고통의 중심에 서다." 지어진 제목이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조금 변형한 것이다. 저자는 요한복음에서 이 논지를 전개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
십자가에서 달리셨던 그분이셨기에, 고통의 순간 속에서 함께 고통당하시는 하나님을 말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형벌대속론의 문제 중 하나가 자칫하면 예수님을 학대하는 하나님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님은 성부에게 이끌리어 십자가에 가신 것이 아니라 성부에게 순종하셨다고 본다. 그리고 전통에서는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더 나아가 성부 역시도 고통에 동참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게다가 예수는 자신을 본 것이 곧 아버지를 본 거라고 말했죠."(275, 요 14:9)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다.
설교
에끌툰 작가님들의 책을 잘 읽으면 강의와 설교하는 아이템들을 던져 준다. 워낙 잘 정리하셔서. 나는 마가복음 뒷조사를 읽고 시편 23편과 오병이어 사건이 연결될 수도 있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케네스 베일리의 <선한 목자>를 읽고 좀더 공부를 해서 설교 한편을 썼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와 '떡을 먹은 남자는 오천 명이었더라', '원수의 목전'과 '원수 헤롯의 목전' 등등이 연결되어 깊은 은혜를 받은 바가 있다.
이번에 요한복음 뒷조사에서는 얼굴을 주제로 한 번 설교를 써보면 좋을 것 같다. 그 모세에게 가리어졌던 얼굴이 성육신 하신 예수님의 얼굴을 통해 우리가 볼 수 있게 된다. 아버지를 보는 것이 예수님을 본 것이니깐. 그리고 십자가의 예수님의 얼굴이 그 영광스런 하나님의 얼굴이시다. 이 역설이라니! 기독교는 이 세상의 것과의 역설이 즐비하다. 모두가 '예'할 때 '아니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영성은 성서가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작금의 현실은 그 반대여서 문제지만.
나가면서
정말 유익한 책이다. 일단 재미있다. 재미있으면서 내용까지 깊다. 그건 신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잘 알 것이다. 어설프게 말고. 각주에 달린 이름들을 보아라. 목회자가 해야할 영역까지 작가님들이 공부하시고 친히 메세지까지 담겨주신다. 에끌툰 작가님들의 이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이게 계속 울림을 주기 바란다. 그리고 나같은 목회자들은 이 책에 나와 있는 정리들로 나름의 공부를 깊게 해서 다시금 설교로 녹아내 보자. 우리 역시도 현실을 보는 눈을 갈고 닦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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