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느낀 점
이 책은 1세기 교회 이야기[2020/02/07 - [북리뷰] - 로버트 뱅크스 -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역사적 자료에 기초한 초대교회 모습)]의 후속판이다. 전편의 주인공인 푸블리우스는 결국 그리스도인이 된다. 1세기 이제 막 복음이 시작되던 그 시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일상을 살아갔을까? 이 일상을 그대로 복원할 수 있을까? 로버트 뱅크스는 그 분야 전문가답게 일상을 복구해 나간다. 완벽이라기보다는 최선을 다한 복원이라고 보는게 합당할 것이다. 완전한 복원을 불가능할 테니.
책은 좋은 사료들이 많다. 분량도 얇고 중간 중간 삽화도 있어서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신학을 전공한 사람도 전공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편하게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괜히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아니다. 설명도 간결하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여서 그들이 살았던 대목을 간단하게라도 알 수 있다. 밑에 글을 보자.
그런 다음 아굴라는 베드로의 말을 더 주의 깊게 검토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도록 도왔다. 우리는 이 말이 모든 단장이 아니라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드는 복잡한 헤어스타일과 주로 과시용으로 부착한 사치스런 장식, 극소수만 감당할 수 있는 최신 유행의 상류층 옷을 금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런 것들은 모두 외모를 강조하여, 한 사람의 인격으로부터 모든 주의를 앗아간다. (22)
글에선 이러한 대조가 눈에 띈다. 아마도 그리스도인의 이질적인 모습이 부각되는 것이리라.
나가면서
분량이 많지가 않아서 길게 쓰지는 못하겠다. 마지막에 어떤 일이 일어난다. 역사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짐작할 만한. 3편도 나올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내용일까? 기대가 된다. 1세기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보면서 우리를 돌아볼 수 있다. 초기 기독교는 그래서 참 매력적이다. 오뚜기같이 만든달까? 다시 되돌아가고 우리가 보여야 할 모습이 무엇인지 반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 맛보기
나깃수는 최근 광장 주변의 주요 신전들 가운데 하나 앞에 커다란 동상을 하나 기부했다. 그런 행위가 온통 자기과시를 위한 것으로 보였지만, 내게는 오히려 도전이 되었다. 나는 내가 사는 도시를 위해 공적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가? 실제로 우리 주간 모임에서 읽은 본문 둘이 마음에 떠올랐다. 하나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포로 상태에 있는 유대인에게 보낸 예언자 예레미야의 말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믿음의 가정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착한 일을 할지니라"라는 바울의 말이다. 이것이 내가 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유익을 끼칠 뿐 아니라 우리의 도가 존경받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47)
그러므로 우리는 벨릭스를 위해서 식사 때에는 생선만 먹음으로써 "자기에게 좋을 대로만[이 아니라] 자기 이웃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기로 작정했다. 그러나 생각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주요리로는 고기만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를 사양하는 것은 주인의 후한 대접을 존중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이를 받아들이면 우리 그리스도인 형제에게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다. 실로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었다. (49)
"... 여러 사람이 네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니, 네로로서는 그 책임을 애써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지 않을 수 없었죠." (55)
그러자 그날 저녁 준비한 음식도 다 떨어지고 하여 마르켈루스가 모두에게 통상하던 대로 잔을 들어 황제에게 바치자고 제안했다. 이럴 때는 신에게나 사용하는 용어를 황제에게 붙이기 때문에,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헌주는 유대인이나 그리스도인에게는 참 난처한 부분이다. ... 그러나 황제의 신적 지위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거나 부인하지 않은 채 헌주 같은 것에 참여하기는 참어렵다.
헌주는 마친 후에는 여기저기서 음식에 대한 감사 표시로 예의상 트림이 터져 나왔다. (56)
나는 이미 모든 상황에서 하나님을 신뢰할 필요가 있음을 배웠다. (59)
고난은 예수님 자신의 삶과 사역에서 핵심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61)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을 '예배'의 일환으로 여기고, 우리 주변의 거리로 나가 우리의 '교회됨'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며 실천하자고 했다. (62)
이 책을 '간증'으로 읽었다. ... 일상사야말로 가장 정직하고 정확한 간증이다! (역자 후기, 69)
오늘의 평범한 하루는 곧 영원으로 통하는 비범한 날이다. 우리는 그날을 살며 무심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타협도 하고 실패도 하고 개혁도 하고 혁명도 하고 영원과도 소통한다. (역자 후기, 70)
책 뒤에 원서에 없는 '일상어 목록'을 별도로 넣었다. 삶과 신앙이 분리된 오늘날의 기독교 현실에서 소위 종교 언어에 갇힌 편향된 언어를 풀어 주는 일이 시급하다는 꿍꿍이 때문이다. 일상의 회복은 곧 일상어의 회복이기도 하다. (역자 후기, 70)
반응형
'책리뷰 > 신앙서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리뷰] 양희송 - 세계관 수업(새로운 시대를 위한 양희송의 기독교 세계관 이야기) (0) | 2020.04.25 |
---|---|
[책리뷰] 강성호 - 저항하는 그리스도인(세상을 밝힌 한국 기독교 저항사) (0) | 2020.04.21 |
[책리뷰] 강영안 - 믿는다는 것 (0) | 2020.04.13 |
[책리뷰] 데즈먼드 투투 - 용서 없이 미래 없다 (4) | 2020.04.13 |
[책리뷰] 김기현·김희림 -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 (0) | 2020.04.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