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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신앙서적

[책리뷰] 도널드 밀러 - 아버지의 빈자리

by 카리안zz 2020.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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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이 너무 이쁘다.

김병년 목사님의 "바람이 불어도 좋아"도 그렇지만 

이 책도 너무 너무 예뻐서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올라 간다. 

책을 디자인 하는 게 아마 그런 역할이 있다면 

Ivp책들은 모두 성공한 셈이다ㅎㅎ 

 

아무튼, 표지만으로 가독성이 높아진 이 책을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읽어 나갔다. 

 

나에게는 아버지가 없지는 않다. 

누군가에게 아버지의 부재가 고통이라면

누군가에겐 아버지의 존재가 고통일 것이다. 

 

전부다 공감을 하면서 읽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 가슴 찡하면서 읽히는 대목은 없었다.

다만 기독교 작가로서 뻔한 레토릭이 없어 

호감도가 빵빵 올라갔다. 

기대되는 글쟁이라더닛! 호감이 빵빵 올라간 부분을 한 번 옮겨 보겠다. 

 

"매트는 괜찮은 사람이었지만, 아버지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지는 못했다. 게다가 캠프 직후에 군대에 입대하는 바람에, 그가 알던 중요한 지식들을 배울 기회를 영영 놓쳐 버렸다. 여자를 수위실 화장실로 유인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나 2년이나 무면허로 운전하는 비결 같은 것들 말이다."(p.22)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읽어 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한다. 내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당신들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나는 버스를 몰거나 연락선을 조종하는 일들을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위험에 처 했겠는가."(p. 245)

 

밀러는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담담하게 부족한 점들을 알아간다. 

각 챕터마다 그 배운 점들을 나열해나가며 이야기해 간다. 

 

저자는 서두에 미국 사회의 현상을 지적한다. 

바로 재소자의 94퍼센트가 남성이고 그들 중 85퍼센트는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 자랐다고(p.12)

그는 지적한다. 아버지의 부재는 곧 남성성의 위기, 남자다움의 위기라고 말한다. 

올해 초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책을 읽었다. 

바로 '소년에 심리학'이다. 

그 책에서도 역시 남자다움을 잃어버린 시대라고 지적을 한다. 

'아버지의 빈자리'가 담담하게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에세이라면

'소년의 심리학'은 학문적 기술로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학술서적이다. 

 

어쨋든 두 책의 주장 역시 남성성의 회복이다. 

그러기에 두 저자 역시 교회의 역할에 주목한다. 

교회를 통해서 

케리언의 표현으로는 남성의 폭력성을 잘 이끌것이고 

밀러의 표현으로는 남자가 무엇인지 누구인지 잘 보여줄 것이다. 

교회에 희망이 있다는 말이다. 

 

교회 교육이라고 하니 유치부 아이들을 생각한다.

유치부니깐 5-7세까지의 아이들이다. 

이 나이부터 남자다움이 무엇인지 알려줄 때이다!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부대끼면서 나는 가르치고 싶다. 

이게 남자다움이라고 이게 남성다움이라고. 

 

때론 교회 자체가 교회에 능력이 있을까 회의하는 분위기이다. 

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회의하는 눈치가 보인다. 

저 세상에 뛰어난 이들이 할 수 없는 것들을 

교회따위가 멀 할 수 있겠는가 자조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나는 증명해 보이겠다. 

교회가 희망인 것을. 

 

마지막으로 마음에 와닿는 글귀들을 옮겨본다. 

 

"사람들은 강에서 헤엄치는 사람은 자기가 갈 길을 알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때에 따라 너무 강력한 해류를 만날 수도 있다. 그럴 때 나타나 우리를 꺼내 주고 안전한 방향으로 이끌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p.32)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을 비관하기 시작했을 때 - 맥머리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우리 집에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 하나님께 그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처음에 내 태도는 고발 투에 가까웠다. '이건 부당합니다. 왜 저한테는 사랑한다고 말해 주고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는 아버지를 주지 않으셨나요?" (p.59)

 

"살로미의 학생들은 의사나 변호사의 자녀가 아니라 아버지 없이 자란 이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버지에게 배워야 할 것들을 배웠다. 좋은 결정을 내리는 법을 배운 것이다." (p.133)

 

"여자들은 신비로운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여자들이 정말로 좋아하는 건 사실 신비로움보다는 힘이다. 여자들은 남자가 매번 도움을 요청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남자들의 구원자가 되길 원치 않는다. 남자가 쉴 새 없이 전화를 하거나 늘 자기 생각만 한다는 걸 알면, 여자들은 당신에게 흥미를 잃는다. 남자는 여자 없이도 이미 충만한 삶을 살고, 그 삶에 자기 짝을 초대해야 하는 법이다. 내 친구 존 엘드리지는 말하기를, 남자는 모험을 해야 하고 그 모험에 여자를 초대해야 한다고 했다. 여자들은 상사병 걸린 강아지처럼 자기 눈만 들여다보는 남자를 원치 않는다(잠깐이면 모르겠지만). 오히려 여자의 어깨를 감싸 안고 함께 지평선을 바라보는 남자, 그녀를 데려갈 목적지를 바라보는 남자를 원한다." (p.158)

 

"오바마 대통령의 '부권회복운동'에서 일한 것은 미국의 아버지 부재 위기를 바라보는 당신의 시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처음에는 문제가 너무 커서 낙심만 됐지만, 대화를 해 갈수록 교회가 이 문제를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아버지 없는 아이들을 멘토링해서 교도소 문을 닫는 것이야말로 교회가 실행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운동이 아닐까 싶다. 정부에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정부에서는 싱글맘을 위한 정책을 활발히 펴고 있지만,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될 긍정적인 남성 역할 모델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는 교회를 통해 그 일을 할 수 있다." (p.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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