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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소설

[책리뷰] 히가시노 게이고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by 카리안zz 2020.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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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

 하도 평가가 좋길래 읽어봤다. 곧 영화도 나온다고 했고 지금은 개봉한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  구입하곤 훅 읽어버렸다.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읽었다. <신참자>에서도 느꼈지만 그는 먼가 인물을 잘 그려낸다. 한 인물의 고민과 아픔들을. 그는 나름의 치유의 과정을 그려낸다. <신참자>에선 형사가 이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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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씨는 사건 수사를 하는 게 아니었나요?"
"물론 하고 있죠. 하지만 형사가 하는 일이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사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피해잡니다. 그런 피해자들을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역할입니다."
다미코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젓가락을 꼭 쥔 손 위로 눈물 방울이 떨어졌다. 머리 위에서 풍경이 딸랑딸랑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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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사의 역할이 아닌 거 같지만 게이고는 이런 식이다. <신참자>에서 형사였다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는 잡화점 주인 나미야 할아버지가 그런 역할을 한다. 긴 이야기에서 펼쳐지는 판타지가 아름답다. 이상하게 기독교랑은 전혀 상관없는 작품에서 목회자적(?) 자극을 받는다. 아마도 인간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시선 때문일까나?

 

 딱 2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 중고등부 사역을 하는데 확실히 중고등부 학생들이 어리다는 생각을 한다. 얕잡아 보아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겪은 경험이 많이 없기에 그렇다. 인간을 이해하는 태도가 특히 그렇다. 어리다기 보단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성장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이다. 청년도 소년도 아닌 어중간한 청소년. 옮긴이의 말이 참 가슴에 남는다. '타인의 고민 따위에는 무관심하고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일이라고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그들' 물론, 세상을 이제 막 알아가는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나이만 어른인 사람들도 앞서 말한 그들일 수 있다. 문학이 좋은 이유는, 소설이 좋은 이유는 타인의 마음을 상상해보고 입장이 되어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확실히 이 책은 그 장점을 더 확대시킨다. 이야기를 통해서 그렇다. 

 

나가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 양산형 작가라고 말은 많지만 읽으면 참 재미있다. 그의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질 땐 뭉클해지기도 한다. 본업인 잡화점 판매가 아니라 상담 편지를 써준다는 걸로 유명해진 나미야 잡화점. 그 나미야 잡화점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어져 내려오다 결국 이어지는 지점에서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영화도 언젠가 볼 수 있으면 봐야겠다. 

 


메모

 

"전화로 얘기했다는 걸 보니까 지금 그 사람하고 떨어져서 지내는가 봐." 고헤이가 편지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너무 딱하다."
"그 남자도 참 답답한 사람이야." 야쓰야가 말했다. "여자 친구의 심정을 좀 알아줘야 할 거 아냐. 올림픽이라고 해봐야 결국 운동회를 좀 화려하게 하는 것뿐이잖아. 기껏해야 스포츠 아니냐고. 연인이 불치병에 걸려 있는 판에 그딴 거에 어떻게 집중할 수 있겠냐? 아무리 아픈 사람이라지만 자꾸 고집을 피우면서 여자를 힘들게 하면 어쩌자는 거야."
"남자는 남자대로 괴롭겠지. 올림픽 출전이 여자 친구의 꿈이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자기 때문에 그걸 포기하게 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도 있겠지. 남자로서 강한 척한다고 할까, 어떻게든 버텨보려는 거야. 난 그 남자 심정도 이해가 돼." (리디북스 아이패드 기준 p. 63)

- 이해하는 마음



책 맛보기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리디북스 171-172)


"얘가 아직 뭘 모르는구먼. 물론 이 편지에는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담겨 있어. 하지만 중요한 건 마음과 생각은 별개라는 거야. 어쩌면 이 여자는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머리로는 애를 지울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결심을 하기 위해서 이 편지를 보냈을 수도 있어. 그런데 내가 섣불리 아이를 낳으라고 해버리면 완전히 역효과가 나지. 괜히 더 괴롭히는 일이 돼." (리디북스 172)


'남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일은 대개 분별력 잇고 지식이나 경험이 많은 분이 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일부러 미숙하고 결점투성이인 젊은이들로 했습니다. 타인의 고민 따위에는 무관심하고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일이라고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그들이 과거에서 날아온 편지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 우선 나부터 무척 궁금했습니다.' (리디북스 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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