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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성경신학

[책리뷰] 기민석 - 구약의 뒷골목 풍경

by 카리안zz 2020.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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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구약에 대한 전반적인 뒷골목들의 풍경을 보여준다.

거기에다가 필자의 필력 또한 뛰어나서 

읽다 피식피식 거린다. 아마 한국인 필자가 이런 서적을 

낸다는게 참 감사하다. 

왠지 읽으면서 조병호 박사님의 '성경과 5대 제국'과 같은 느낌을 준다. 

아마 신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읽으면 재미있을 거 같다. 

 

눈에 들어왔던 문장들을 몇 개 적어본다. 

 

"우리는 이와 같은 문명 간의 유사성을 보고 서로 간의 직접적 접촉에 의해 그 콘텐츠가 회람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전통적으로 학자들은 주변의 문화적 강국에 비해 문명과 그 체제가 늦게 발달한 이스라엘이 이웃의 것들을 많이 차용했을 것으로 본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유사한 문헌이 발견되었다 하여 반드시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다고 단언할 수 없다. 원시 시대의 문화 현상이 이처럼 도식적이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서로 지역이 분리되어서 접촉이 없어도 유사한 생태학적 사회적 조건에서는 비슷한 문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p.18)

 

고대 근동의 역사에서 유사한 점이 발견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필자는 여기에 대한 답을 나에게 준다. 

 

"고대 성경의 저자들은 현대 독자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성경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아마 현대인들이 성경을 기록하였다면 매우 실증 가능하게, 마치 무슨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처럼 적었을 것이다. 그 옛날의 기록 방식에서 현대 우리들의 정신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래서 현대의 성서 독자들은 성경의 불안한 '과학적 정확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갈등할 수밖에 없다. 그 불안함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여기는 바람에 성경 기록을 무조건 과학적으로 빈틈이 없는 것으로 우기는 신앙인들도 있다. 반면 성령의 감동으로 쓰인 성경의 그 '자유로운' 세계를 범생이처럼 우둔하게 과학적 잣대로 비평하고 결국 성경을 폄하하는 이들도 있다. 둘다 어리석은 태도다." (p.54)

 

성경은 과학책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 또, 현대의 뉴스 기사들처럼 사실 중심으로 쓰여지지도 않았다. 우리는 현대의 방법이 아니라 성경 당시의 성경이 쓰였던 방식으로 성경을 읽어 나가야 한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들의 자세에서 근본주의자와 자유주의자를 비판한다. 

 

"과학의 가르침은 먼저 이해를 해야 믿음을 갖는 것이지만, 신앙의 가르침은 먼저 믿어야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다."(p.68)

 

역시 믿으면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 

 

이렇게 part 2에서 조금 지루해질 찰나! 

part 3에서 무진장 흥미로운 부분을 읽어나간다. 

그래서 그 힘으로 인해 나머지 장들도 다 읽어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art 3가 무엇인진 목차에서 확인해 보시길...)

 

나머지 장에서 눈에 들어왔던 부분을 인용해 본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철저한 유일신 사상에 잘 길들여져 있다. 그 시각으로 그 옛날 고대 이스라엘의 구약성경을 읽어서는 곤란하다." (p.296)
 

"한번 당시 상황을 상상해 보자. 주변 가나안 토박이들이, "이봐, 이 땅에서 잘살려면 바알한테 절해야지 여호와는 무슨... 그 옛날 자네들이 광야에서 헤맬 때나 필요했던 신이지 언제 여호와가 농사 지어 봤대? 가뜩이나 비가 안 와서 큰일인데 괜히 부정 타는 짓거리는 허들 말구, 당장 내일 바알한테 절하러 와! 안오면 확 쫓아내 볼 꺼야!" 이렇게 윽박지르면 할 말이 없었을 게다. 당시 비가 안 오는 것은 당장 자신과 가족의 생사가 달린 절박한 문제였다. 오죽하면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과 비 내리기 시합을 했겠는가." p.297)

 

역시 왜 당시의 맥락으로 성경을 읽어야 하는지 저자는 잘 풀어서 설명해 준다. 

 

아무쪼록 

이 책을 읽으면서 구약의 뒷골목들을 걷는 즐거움을 한 층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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