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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교회

[책리뷰] 이도영 - 페어 처치

by 카리안zz 2020.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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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

 교회에 대한 관심이 유독 많았던 2017년 같다. 교회와 관련된 마지막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 이도영 목사는 2010년 1월 화성시 봉담읍에 "더불어숲동산교회"를 개척하였다. "공교회성과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선교적 교회"라는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 나도 2018년 더불어숲동산교회에 한 번 갔다 왔다. 사역을 쉬고 있을 때라서 지역도 용인이랑 가까운 화성이여서 가보았다. 사람들이 참 많았던 기억이 난다. 내가 경기도권에서 다녔던 교회들은 노년층 분들보단 젊은 30-40대 분들이 유독 많이 보였던 기억이 난다. 내 경험으로 경기도 전체 교회가 그런지는 알 수 없겠지만 대구쪽 교회들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연령에서 느껴졌다. 설교도 참 좋았다. 본문도 잘 설명해주시고 지금은 맥락도 이어서 설교하셨다. 내가 일반 대학생이거나 청년층이면 "더불어숲동산교회"에 꾸준히 다녔지 싶다. 

 확실히 공부를 많이 하신 흔적이 이 책에 있다. 신대원을 졸업하고 성공회대 NGO대학원을 가서 공부해서 그런지 저자는 공공영역의 부분에서 일반 목회자들보다 접근 방식이 훨씬 전문적으로 보인다. 

더불어숲동산교회의 신학적 비전

 더불어숲동산교회의 신학적 비전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페어"가 이 교회의 신학적 비전의 핵심이다. 그는 더불어숲동산교회의 신학적 비전을 "하나님 나라의 신학과 십자가의 영성과 성령의 능력을 갖춘 급진적인 제자공동체를 통해 공교회성과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선교적 교회"로 정했다(83). 이를 요약한다면 이도영 목사는 "페어 처치"라고 했다. "페어 처치"는 어떤 교회일까? 

 페어는 실질적인 공정성을 말하는 데 이는 첫째, "평등"을 의미한다. 곧 모든 사람이 동등한 대접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형평성"이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정당하게 주는 "비례적 평등"이다. 셋째, "상호주의(호혜성)"다. 이는 인간 상호 간의 관계에서 친절과 환대를 베푸는 것이다. 

 저자는 전통적인 교회의 특징인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적이고, 사도적"을 말하며 이것의 새로운 적용과 실천을 언급한다. 

 네 가지 규정 중 "하나의 보편적인 교회"는 공교회성을 나타내고, "거룩하고 사도적인 교회"는 공공성을 나타낸다고 보아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공동체성은 공교회성과 공공성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세 가지는 서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적 통일성 가운데 있다. 세 가지 속성 사이에는 상호침투와 상호내주의 포월성이 있다. 공동체성을 상실한 공교회성은 가톨릭적 공교회성이 되어버리고, 공교회성을 상실한 공동체성은 회중주의적 교회론에 머물게 되며, 공동체성을 상실한 공공성은 세속사회의 자발적 결사체와 동일시되고, 공공성을 상실한 공동체성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공동체가 되기 쉽다. 공공성을 상실한 공교회성은 가족주의적 집단이기주의에 빠지고 공교회성을 상실한 공공성은 세숙사회의 제도나 운동과 동일시된다. (87-88)

 저자는 확실히 많은 고민을 한 것같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개척을 했기에 참 앞으로의 교회의 발자취가 궁금해진다. 

나가면서

 저자가 고민한 흔적이 이 책에 많이 남아 있다. 대형교회과 대형교회가 되고 싶은 교회가 만연한 이 땅의 교회에서 저자는 이를 극복하려고 한다. 후배격인 나 역시도 이렇게 목회를 하는 분이 계시기에 참 위로와 힘이 된다. 언젠가 이 대열에 합류했으면 좋겠다.

 지금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나도 나이를 자꾸 먹으니 대안을 생각하게 된다. 이럴 때 선배들 중에 이미 고민하신 분들이 있다. 그 선배가 바로 이도영 목사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겠다. 교회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메모

 

진보는 ... 도덕과 예의의 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타인을 비판할 때는 도덕적 비난을 남발하면서도 자신의 가치체계 안에서는 도덕을 가볍게 여기곤 한다. 특히 인터넷이나 SNS상에서 진보적인 사람들이 종종 예의가 없거나 너무 날카롭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물론 보수적인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54)

-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성향? SNS의 특징이랄까? 그런데에 원인이 있지 않을까? 

 

 

백소영 교수는 결론부에서 기독교가 벼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개신교적 경건 실천과 세속적 욕망 사이에 견고하게 작용했던 친화성을 해체해야 한다고 말한다. (209)

- 책에 대한 리뷰들을 잘 활용한다. 요약이 대표적이다. 

 

 

인테리어 하시는 집사님이 말하기를 아마도 성도들의 노고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4000-5000만 원 정도는 될 거라고 한다.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또 자신의 수고가 깃들었기에 공간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갖게 된다. 교회 이전을 하고 나서 각자 자기가 닦고 칠하고 못 박은 공간을 보면서 "저기가 내가 작업한 부위야"라며 함꼐 기뻐했다. (253-254)

- 열정페이는 아닌데 민감한 문제이다.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해야 될 문제같다. 물론, 당연히 목회자도 솔선수범해야 한다. 

 

 

우리 교회에서는 돈 거래를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중산층의 메가처치를 유지하기 위한 경영원리일뿐이다. 교회에서는 돈 거래를 해야 한다. 공동체의 중심에 바로 돈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상업적 동기에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서로 돕고 유무상통하는 삶의 원리가 구체적인 삶으로 나타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셀이 실천되어야 한다. (389)

- 음... 현실에서 돈 문제가 터지면 어떻게 될까?(상당히 수습불가한 일이 되어 버린다. 돈 문제는 참 예민하기 때문에 교인간의 거래는 하지 않는게 지혜롭지 않을까? 당시 사도행전 시대의 유무상통 원리를 현대에 너무 쉽게 말하는 것은 아닐까?)



책 맛보기

 

교회가 위기를 말하는 이 시대에 단지 수많은 교회와 같은 또 하나의 교회를 세우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지금 여기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며 교회의 본질을 드러내는 새로운 교회를 세우고자 했기에, 어쩌면 교회성장의 원리에 위배되는 말씀 선포나 사역을 참 많이 했다. (19)


기독교인이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서 독단주의적 집단이 된 것은 세상과 교회가 분리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과 교회가 심각하게 동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28)


교회가 하나님 나라는 아니지만 하나님 나라의 전조이며,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내다보고 기다린다. 아니, 그 나라를 향해 순례하며 전령으로서 세상에 그 나라를 선포한다. 하나님은 이 순례도상의 교회를 버리거나 잊지 않는다. ···교회는 지금 이미 돌입한 하나님 통치하에 있다.···살아 있는 주님은 교회와 함께 있다. 이 주님은 세상 끝까지 영광 중에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할 때까지 항상 교회에 머문다. 그때까지 교회는 주님의 통치하에 있다." (49)
 

불신자가 다른 불신자에게 "저 교회에 한 번 나가봐"라고 말하는 교회가 진짜 교회 아닐까? (70)


한국교회는 그동안 성령을 너무 협소하게 이해했다. 성령은 정의의 영이요, 평화의 영이며, 사랑의 영이고, 창조세계를 보전하고 새롭게 하는 영이다. 따라서 성령의 사역을 영혼의 중생이나 은사 혹은 개인적 상화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 정의를 심고 평화를 심고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며, 더욱 중요하게는 전체 피조세계를 구원해 하나님의 평화를 만드는 데까지 확장할 필요가 있다. (129)


연일 매스컴에 오르는 교회의 비리와 사건사고는 차마 들을 수 없을 정도다. 개인의 연약함으로 인한 실수나 죄라면 모를까, 전반적인 교회 문화와 교양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아이러니는 현대교회가 세상을 닮았으면서도 세상과 동떨어진 종교적 세계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가치와 욕망의 측면에서는 철저히 세상을 닮아버렸지만, 형태와 소통에 있어서는 철저히 세상과 단절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7)


인내와 온유의 공동체를 만들려면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발생하는 환멸을 견뎌내는 능력"과 "반대를 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멸을 견디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사랑은 환멸을 견디는 능력이다. 환멸을 견디며 한 영혼을 끝까지 사랑하는 마인드가 공동체를 만들어간다.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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