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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신앙서적

[책리뷰] 김기현 - 글쓰는 그리스도인

by 카리안zz 2020.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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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이원석의 <서평 쓰는 법> 이후로 글쓰기 관련된 책이다. 저자는 개신교계 안에서 가장 많은 다독을 하는 목회자 겸 작가이지 싶다. 그래서 그의 글쓰기 방법이 궁금했다. 더구나 '그리스도인'의 글쓰기이기에 더욱 궁금했다. 

 

 저자는 가장 먼저 많이 읽으라고 강조한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말했듯이 무조건 많이 읽는 게 쓰기의 시작인 건 확실한 것 같다. 저자는 "읽기가 쓰기의 시작이다. 좋은 글을 읽어야 좋은 글을 쓴다."(22)고 한다. 그 다음 이제 저자는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해서 살펴 본다. 

 

그리스도인은 왜 글을 쓰는가

 그리스도인이 글을 쓰는 이유는 먼저, 영성 때문이다. 영성이란 지금 여기서 예수의 삶을 살아내는 것을 말한다(26). 이 영성을 훈련하는 방법 중에 글쓰기는 영성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을 기록하는 행위는 그분과의 관계에 깊이를 더하고, 끈기를 요하고, 속도에 반한다"(29). "기도문이 은밀한 골방에서 나눈 하나님과의 대화라면, 저서전은 드넓은 광장과 광야에서 하나님과 살아낸 이야기"(38)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글을 쓰고 남기는 이 이야기들이 하나님과 살아낸 이야기라는 저자의 말이 참 공감이 되었다. 그 글들은 일기의 방식이로든 블로그로든 이제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된다.

 다음은 글쓰기가 내면을 치유한다고 했다. 다윗을 예로 들자면 그는 시를 쓰며 내면을 치유했다. 그의 상하고 깨어진 마음이 시편에 기록되어 있다. "시편을 읽으면서 은연중에 감추어진 여러 감정을 발견하고 치유하듯, 우리 또한 내 안에 쌓인 감정을 글로 정돈하고 정리한다"(43). 글을 쓰면서 내면이 치유되는 경험은 나에게도 있다. "사는 게 지긋지긋해지거든 글을 써. 잉크는 모든 병의 훌륭한 치료제라는 걸 난 오래전에 발견했지."(<c. s. 루이스 별난 천재 마지못해 나선 예언자>, p. 106)의 격언을 읽었을 때 참 공감되었다. 글을 쓰고 지우고 반복하면서 나도 그 힘든 시기를 극복했었다. 

 그외에 사고를 계발하고(3장), 관계를 소통하기(4장) 위해 글을 쓰라고 한다. 바울의 편지쓰기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쓰기가 세상을 변역(5장)시키기에 쓴다고 했다. 하나님께서도 언어를 사용하셨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깊다. 

 

어떻게 글을 쓰는가

 저자는 역시 가장 먼저 독서를 강조한다. 읽고 또 읽어야 한다. 저자는 "책읽기와 글쓰기는 어느 정도 비례하니, 닥치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가리지 말고 읽고 또 읽으라"(91)고 한다. "많이 읽어야 생각도 하고, 쓸 거리가 있다. 읽은 것이 없으면 생각은 빈약해지고, 쓸 내용은 더더군다나 없다. 사유와 글을 채워 주는 것이 독서다"(92). 그리고 읽으면서 질문을 떠올려야 한다. "읽고 있는 동안에 질문을 할 것. 그 질문에는 다시 독서를 계속하는 동안에 자기 스스로 회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98) 한 가지 팁을 또 주는데 조금 상식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같은 주제의 다른 책을 함께 또는 비교하면서 보는 것이다. 이는 독서의 최고 정점이며, 글쓰기에 더 없이 유용하다"(98).

 같은 주제의 책을 읽는 것이 참 좋은 방법인 것같다. 그러면 서로의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유용하다. 나 같은 경우는 동시에 읽기보다는 그 주제의 책들을 읽어나가는 것이다. 권위 있는 책을 여러번 보는 방법도 있다고 하지만 내 방법에는 같은 주제의 책들을 보는 게 더 명확해 지고 이해도 잘 되더라. 
 마지막으로 쓰면서 읽는 것이다. 책을 지저분하게 읽으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는 메모에 해당하는데 저자는 바로 다음 장에서 메모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가르쳐 준다. 일단 책을 지저분하게 읽는다는 것은 이렇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중요도에 따라 연필, 그다음은 붉은색 볼펜, 노란색 형광펜을 사용한다. 그래서 붉은색 볼펜은 예비용으로 넉넉하게 사 두어 떨어지지 않게 한다. 때로는 연필이나 붉은색 볼펜 위에 형광펜을 덧칠하여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혹은 별표에 그려 넣기도 한다. 별의 개수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서평을 쓰기 위해 읽을 때는 인용할 쪽에 포스트잇을 붙여 둔다. 이런 도구들은 집중력을 높여 주고, 내용 파악을 도와주고, 자료 활용을 용이하게 해준다"(101). 나같은 경우는 한번 이상 읽을 땐 빨간색을 사용하는데 이때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에 빨간색 밑줄을 긋는다. 파란색줄은 줄거리와 나름 중요한 부분들, 그리고 <>이 표시가 있으면 나름 핵심부분이라는 표시다. 녹색은 예화, 보라색은 감동되는 부분이나 많이 공감되는 부분이다. 검정색은 내가 반대하는 의견일 때 긋는다. 노란색 형광펜은 의문점들, 녹색형광펜은 성경구절, 파란색형광펜은 연도를 표시할 때 사용한다. 

 이 뒤에 메모와 문장, 퇴고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려준다. 

 

나가면서

 저자는 글쓰기에 대해서 핵심적인 부분들을 알려준다. 비밀 누설일 수 있는 이 비법을 알려주어서 참 고맙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을 모조리 다 흡수하면 좋겠지만 안 되더라도 꼭 한 가지라도 실행하길 바란다. 많이 읽고, 쓰기를 추천한다. 메모도.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어떻게 해야 더 잘 읽고 쓸 수 있을까 욕망이 생긴다. 그때를 위해서 이 책이 필요하다. 그리스도인이면서 글쓰기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꼭 추천한다. 

 


메모

 

- 캐공감이다.

 

 

이 고사를 전하면서 정민은 한시를 번역할 때 일을 들려준다. "텅 빈 산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이것을 본 스승이 '사내자식이 말이 많다'며 줄이기 시작했다. '텅'자와 '빈'자가 중복되니 '텅'자가 떨어져 나가고, '나뭇잎'과 '떨어지고'가 그냥 단순하게 '잎'과 '지고'가 되고, 비는 올라가지 않고 내리는 것이니 구태여 쓸 필요 없다고 줄이니 다음과 같이 되었다. "빈 산 잎 비는 부슬부슬." (149)

- 종이가 아까워서 이렇게 줄인 건 아닐까? 그때는 그랬을 것 같다.(그리고 정민이 쓴 문장이 훨씬 더 와닿는다. 글을 한정적으로 쓰는 시대 아니기에 스승이 쓴 것처럼 저렇게까지 줄여야 할까 싶다.)


책 맛보기

 

쓰면서는 내용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집중한다면, 고치면서는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쓸 때는 자신에게 말을 걸지만, 고칠 때는 타인에게 말을 건넨다. (148)


현재의 교육 시스템과 달리 예전에는 훌륭한 스승을 찾아다니고, 의기투합하는 친구를 만나고, 자기 생각을 펼칠 제자를 규합하는 것이 공부의 핵심이었다고 고미숙은 말한다. (158)


무엇을 쓰냐고? 자기를 쓰면 된다. 내가 만난 하나님을, 내가 사랑하고 미워했던 사람들을, 내가 제일 잘 말할 수 있는 것, 이것 하나만은 꼭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을 쓰면 된다.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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