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낀 점
2017년에는 교회와 설교에 관한 책을 제법 읽었다. 한창 잘 나갔던 팀 켈러의 설교를 역시 읽었다. 팀 켈러는 은근히 내 스타일의 설교자다. 세련된 설교자랄까? 사실 내가 봤을 땐 팀 켈러처럼 설교를 하려면 방대한 곳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가 인용한 글들을 보면 그렇다. 그는 폭넓게 공부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감각이 있다. 적재적소에 그것을 편집한다. 기본적인 고민도 있어야 하며 이걸 하려면 마음이 넓어야 한다. 음, 호기심과 관심이 많아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감각은 깊은 고민 아니면 타고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앞서 김영봉 목사님의 책에서 설교자의 자세와 태도에 대해서 서술했으니 이번에는 기술적인 측면을 요약해 보겠다. 맨 마지막 장인 <팀 켈러의 강해 설교 작성>을 요약하는 바이다.
팀 켈러의 강해 설교 작성(280-315)
1. 본문의 '목표'를 분별하라. 설교하려는 본문을 다 살펴 본 뒤 핵심인 중심 사상을 찾아라.
본문연구 1라운드: 우리말로 된 성경을 최소한 3~4번 읽으라. 자신만의 본문 연속 주석을 쓰면서, 인상적인 것이나 의문이 드는 것은 무엇이든 기록하라.
본문연구 2라운드: 다시 본문을 두 세번 더 읽어라. 이번에는 세 가지 기본 범주를 찾으면서 읽으라 ① 반복되는 단어, 사상 문법 형태 ②"그러므로", "왜냐하면", "이는", "따라서", "만일", "그때"와 같은 접속어. ③ 은유나 이미지들. 이 세 가지들을 기록하면서 자신만의 주석에다 반복되는 단어와 연결어, 이미지에 관한 질문들을 첨가할. '저자가 왜 이 말을 사용했을까?' '이 말을 통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게 무엇일까?' '이 말이 여기에 없었다면 단락의 의미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본문연구 3라운드: 단락 전체를 다시 일어라. 이번에는 주석을 같이 읽고, 본문을 원어로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들을 사용하면서 읽으라. ①중요한 단어가 성경 곳곳에서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라. ② 본문에 혹시 우리말 번역에는 드러나지 않는 반복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피라. ③ 주석을 활용하여 잘 이해되지 않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라. ④ 참고 자료의 도움을 받아 본문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을 세심하게 연구하고, 성경 다른 곳에서는 그것이 어떻게, 어떤 의미로 사용되지를 찾아보라. <성경이미지사전>(CLC) 참고. ⑤ 본문에서 성경 다른 부분을 인용하거나 암시하는 부분을 찾아 신구약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용을 세심하게 파악하라.
본문연구 4라운드: 이제 본문의 문맥(context)에 관한 질문을 던지라. 우선, 권별 성경 내의 문맥을 살피라. 나아가(그리고 이 본문이 포함된 권별 성경이) 나머지 성경과 그것의 메시지와 어떻게 조화되는지 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본문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한 모든 통찰을 한데 묶어 준다. '저자의 의도 속에 원독자들이 배우고, 느끼고, 행하기를 바라는 중심된 것은 무엇인가?', '단락의 목표나 초점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참조하라.
2. 설교의 주된 '주제'(테마)를 선택하라. 본문의 중심 사상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당신이 섬기는 청중에도 해당되는 주제를 선택하라
같은 성경의 가르침이지만, 신자들만 모인 동질 그룹인지 아니면 신자와 비신자들이 섞여 있는 청중인지에 따라 강조점을 달리할 수도 있다. 중심사상이 선명하다고 해서 설교의 주제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 본문의 주된 사상 질문: 성경 본문은 무엇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 본문은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 목회적 목표 질문: 이 가르침은 원독자들에게 어떤 실천적인 변화를 만들었을까, 그리고 우리에게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야 할까?
· 그리스도 질문: 본문은 어떻게 그리스도를 가리키는가, 그리고 그분의 구원은 어떻게 우리가 그 목회적 목표를 좇아 변화되도록 돕는가?
위의 질문에 답을 한 후에, 설교의 중심 주제를 결정하라.
3. 설교 주제를 중심으로 '개요'(아웃라인)를 발전시키라. 본문에 부합하면서 각 대지가 본문에 기초한 통찰하고 동시에 절정을 향해 나아가는 움직임이 있는 개요를 생각하라.
우선 대지에는 '통일성'이 이썽야 한다. 모든 대지가 중심 주제를 지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비율'이 이썽야 하는데, 각 대지가 대체로 동일한 시간과 중요성을 가져야 하며, 사상의 진척과 개진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너무 빨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어서 '순서'가 있어야 한다. 각 대지는 주제에 관련될 뿐만 아니라, 다른 대지 위에도 세워져야 하는데, 앞에서 말한 바를 단순 반복하는 게 아니라 생각을 전진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지에는 '움직임'이 이썽야 한다. 설교 개요는 단지 가지런히 배열된 정보나 어떤 명제에 대한 단순 '논증'이어서는 안 된다. 모종의 절정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결국 하나님과 대면하는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
4. 각 대지에 '살을 입히라.' 논증, 예화, 예시, 이미지, 관련 본문들, 가장 중요하게는 실질적인 적용을 가지고 대지를 채우라.
설교 개요에는 움직임, 진전, 긴장이 있어야 한다. 설교에는 모종의 긴장감이 있어서, 다음에 나올 내용을 듣고자 하는 열망을 불러일으켜야 하고, 목적지를 향해 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자아낼 수 있어야 한다. 설교 대지들은 내러티브의 부분들처럼 느껴져야 한다. 내러티브는 무언가 삶의 균형을 깨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삶이 나아가야 할 정도에서 엇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빨간 모자를 쓴 아이가 할머니께 맛난 것을 가져왔어요'는 단지 하나의 사실이다. 그런데 '빨간 모자를 쓴 아이가 할머니 댁으로 가는데, 커다란 늑대가 잡아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는 내러티브다.
도입→ 문제가 무엇인가. 우리 시대의 문화적 맥락: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초기 대지→ 성경은 무엇이라고 말하는가. 원독자의 문화적 맥락: 이것이 우리가 행해야 하는 것이다.
중간 대지→ 우리를 막아서는 것은 무엇인가. 현대 청중의 내면의 맥락: 왜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는가
말미 대지→ 예수님은 어떻게 성경 주제를 완성하고 이 핵심 문제를 해결하시는가. 예수님은 어떻게 그것을 행하셨는가.
적용→ 예수님을 믿는 믿음을 통해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패턴의 배후에는 전제가 있다. 우선, 성경이 모든 시대 모든 지역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에게 부합하는 핵심 문제를 다룬다는 것이다. 다음 전제는 이 도덕 명령은 항상 위기를 몰고 온다는 것이다. 내러티브 본문이라면, 설교자는 본문 안의 인물이 어떻게 그리스도를 궁극적인 구원자, 고난받는 자, 선지자, 제사장, 왕, 종으로 소개하는지 보여 줄 수 있다. 설교의 마지막은 실천적인 내용에 할애할 수 있는데,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우리 삶의 영역에서 구현해 내야 하는 실천적인 길을 소개할 수 있다.
나가면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도 저 방식들을 대강이나마 사용하였다. 일단 주석을 먼저 보기 전에 본문을 두 세번 읽어보는 것이다. 읽다가 보면 모르는 부분이 등장하는데 그때 주석을 본다. 그리고 주석과 본문을 계속 병행해서 본다. 주석을 읽고 본문을 보고 거기에 따른 주석가들의 말들을 참고한다. 그리고 주제를 정하고 대지를 구상한다. 이 습관은 아마도 새벽설교를 준비하면서 연습되었다. 나에게 참 도움되었던 시간이었다. 팀 켈러는 더욱 상세하게 보여주었지만 나는 그보다 덜 디테일했다. 하지만 전임 사역자들은 팀 켈러의 강해 설교를 따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단 연구할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니 전임이 되기 전에 충분히 연습과 다독을 해야한다. 나는 그 습관을 기르는 중이다. 그리고 담임 목사가 되면 설교가 너무 많다. 설교가 많으면 설교의 질은 떨어지게 된다. 내가 만약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새벽 설교는 간단하게 준비하고 수요, 금요는 부교역자들과 번갈아 가면서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주일 오전 설교에 전력을 쏟을 것이다. 그리고 오후 설교가 있으면 부교역자들에게 맡긴다. 계획은 있지만 실전에선 어떨지 모르겠다.
아무튼, 좋은 설교가 듣고 싶은 교인들은 설교의 매커니즘을 빨리 파악하고 교회에 요구하시라. 우리는 많은 설교가 듣고 싶지 않다고! 그 타협이 안 되어서 유튜브나 여러 매체의 잘 나가는 목사님 설교를 듣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유명한 분들처럼 탁월한 달변가까진 아니지만 좋은 내용을 설교해줄 목사님은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신대원은 고작 3년이다. 그 사이 신학 전분야도 공부하기 힘든데 설교는 오죽하겠나. 실전에서 만들어 가야 한다. 사역자들과 교인들이 서로 힘을 합쳐야 좋은 설교는 나올 수 있다. 그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메모
찰스 디킨스나 빅토르 위고의 소설에서 한 장만 떼어 내어 읽어 보라. 그 앞에 나오는 이야기도 읽지 말고 뒤에 나오는 것도 읽지 않은 채 말이다. (83)
- 나는 이것을 정주행으로 비유한다.(요즘은 어벤져스로 말한다.)
문화 내러티브란 '모두가 아는' 것들, 너무나 자명한 전제들이어서, 그걸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보이지도 않고 의문의 여지도 없는 것들이다. (154)
- 헉. 내가 브루그먼의 책에서 리뷰쓴 정의란 비슷하다.하하.
책 맛보기
설교란 모름지기 듣는 이의 관심과 생각을 사로잡아야 하고, 마음을 파고드는 강렬함이 있어야 한다. 확고한 주장과 직면이 있는 '진리를 위해 용맹스런' 설교임에도 메마르고 따분한 연설에 그친다면 사람들의 마음에 회개가 일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선포한 올바른 교리를 애초에 믿지도 않을 것이다. 바라건대 설교는 오순절 날에 선포된 첫 번째 설교처럼, 듣는 이의 '마음을 찔러야 한다(행 2:37 참조). (212)
"예, 저는 예수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는 걸 알아요. 그분이 저를 구원하셨고, 장차 천국으로 인도하실 것도 알아요. 그렇지만 학교에선 남자 애들이 나한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판국에,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
그 소녀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데 필요한 이 모든 진리를 '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근사한 남자 아이들의 관심이 그리스도의 사랑보다 자기한테 더 위로가 되고, 더 힘을 주고, 삶의 기쁨과 자기가치에도 더 근본적이었던 것이다... 소녀의 마음에는 친구들의 사랑은 실제적인 반면, 그리스도의 사랑은 추상적인 개념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소녀의 상상을 사로잡고 있는 실재였다. (220)
목 차
감사의 말
들어가기에 앞서: 진리를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프롤로그: 좋은 설교란 무엇인가
PART 1 말씀을 섬기는 설교 - 설교자는 성경 본문의 진리를 향한 책임이 있다
CHAPTER 1. '성경 말씀'을 설교하라(전체 성경의 맥락 안에서 강해 설교를 하라)
CHAPTER 2. 매번 복음을 설교하라(복음을 설교하는 건, 그리스도를 설교하는 것이다)
CHAPTER 3. 모든 성경에서 그리스도를 설교하라(본문에서 예수님을 발견하고 설교하는 6가지 실천법)
PART 2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설교 - 설교자는 청중의 삶을 향한 책임이 있다
CHAPTER 4. 몸담고 있는 문화를 향해 그리스도를 설교하라(주위 문화와 공명하면서 저항하라)
CHAPTER 5. 시대정신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후기-현대의 저변을 흐르는 문화 내러티브 검증하기)
CHAPTER 6. 마음에 닿게 그리스도를 설교하라(설교의 상황화가 이뤄지면 청중이 변한다)
PART 3 성령을 덧입는 설교 - 설교자의 삶과 인격에 성령이 오셔야 한다.
CHAPTER 7. 설교가 '들리게' 하시는 분은 성령이시다('설교'보다 '설교자로서의 삶'을 더욱 힘써 준비하라
팀 켈러의 강해 설교 작성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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