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낀 점
나는 '나꼼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극우에서 주장하는 북한인권에 대해서 그대로 믿었다가 트위터를 하면서 조금씩 시선이 다르게 움직이게 된 터였다. 그때 나는 리트머스 필진들을 보게 되었고 나꼼수와 대립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왜인지 모르지만 리트머스의 말들이 더 신뢰가 있다고 느껴졌다. 특히나 그 필진들 중에 한윤형의 글이 제일 좋았다. 뭔가 균형을 갖춘 느낌이라나? 대세에 휩쓸리는게 아니라 자신들의 논지를 그대로 이어가는 게 좋았달까? 오히려 대중의(아마도 민주당 지지자들) 의견에 맞서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참 멋있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아쉽게도 한윤형은 안 좋은 사건으로 더이상 글을 보기가 힘들어 졌고, 허지웅은 연예계로 가버렸다. 진중권이야 지금 헛발질 중이고 쿠르세는 저번에 유튜브 100분토론 클립으로 봤는데 더이상 동의할 수 없는 의견을 내더라. 이택광 역시도 이젠 더이상 읽을 만한 글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해 페친도 짤랐다. 박권일도 손병관도 이제 동의할 수 없는 의견을 내서 지금 내 입장인 어떤지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나꼼수에 대한 생각은 많이 변했다. 나는 그래도 이동형과 유시민의 의견이 공감이 잘 된다. 유시민은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부터 지금도 종종 <알릴레오>를 듣고 있는데 내 딴엔 설득력 있는 말들을 해서 괜찮다. 진중권은 알릴레오를 보고 판타지라고 했지만 그렇다면 노유진의 정치카페도 역시 마찬가지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본인이 있고 없고의 차이랄까. 김어준은 황우석, 윤지오, 그날 바다의 삽질이 있기는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를 저격했다는 혁혁한 공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문재인을 정치 한 복판으로 끌어올린 인물이기도 하다. 나는 <나꼼수> 인물 중에서 김어준과 주진우에 대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엘리트 진보의 입장에선 김어준이 하찮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확실히 동물적인 감각이 있는 사람이다. 김용민은 걍 재미있는 사람? 개신교에 대해서 말할 때 공격은 그렇다고 처도 모든 말들이 그리 동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재미있긴 하다. 정봉주는 사실 잘 모르겠다. 별로 관심없다.
주진우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정말 감옥에 보낸 건 주진우가 한 것이다. 이 추적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몇몇 부분이 정말 섬뜩하다. 덤프트럭이 사흘 간 자신에게 덤벼 들었던 일 등 무서운 일들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가수 이승환이 자신이 타던 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주었다고 한다. 그들의 의리는 참 두껍게 느껴진다. 유시민, 김제동, 강풀이 당구 멤버라고 한다. 그외에도 박근혜, 이명박에게 덤볐으니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들을 많이 겪었다. 그들에게 이명박, 박근혜 시기는 정말 끔찍한 시기였을 것이다. 진중권이란 사람들이 나는 민주당과 구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똑같다라는 말을 할 때 참 어이가 없다. 적어도 국정원을 이용하던가? 판사들을 자신의 쪽으로 회유하던가? 아니 최순실이라는 존재가 있긴 한가? 아니 이명박이 했던 무수히 많은 일들을 지금 정부가 하는가? 아니지 않은가? 같은 건 대한민국 정부라는 게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지 않은가. 진중권이란 사람이 좌파를 대표한다면 나는 정말이지 이 좌파에게 오랫동안 동의를 못할 듯하다.
웃긴 일화도 있다. 전두환과 이명박을 비교를 했다. 전두환은 정말 통이 큰 사람이다. 물론 그 돈의 출처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전두환 담당 경찰은 전두환에게 충성한다고 한다. 사저를 지키는 의경이 있는데 그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전두환이 직접 조문을 갔단다. 상가가 경상도였고 조의금을 천만원 놓고 나왔단다(리디북스 갤럭시 기준 115). 그 일이 있은 후 사저를 경호하는 경찰들의 태도는 어떻겠는가? 나라도 충성을 할 듯 하다. 전두환은 확실히 사람을 이용할 줄 안다. 그런데 이명박은 쪼잔한단다. 이명박이 원세훈에게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타협을 안 해줬단다. 전두환이었다면 아무래도 큰 돈을 줬을 텐데 이명박은 그렇게 안 했단다. 둘의 차이가 이런 점에서 차이가 나기도 한다.
아무튼, 그 추적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지금은 정권이 바뀌고도 몇 년이 지났다. 이명박 대통령 뉴스는 그리 주목을 못 받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이명박이 왜 감옥에 가게 되었는지 이 책을 보면 얼핏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오버해서 목숨을 걸고 이명박을 추적한 이유가 있다. 그가 팟캐스트에서 대강 이렇게 말했다. 돈의 화신인 이명박이 감옥에 가지 않는다면 정의가 죽는 거라고. 그리고 돈이면 다 된다는 이 생각을 사회에 퍼트린 잘못이 너무나 크다고 했다. 그래서 이명박이라는 사람이 감옥에 가지 않는 세상은 안 된다는 것의 그의 정의관이었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였다면 아무도 무수히 많은 타협을 했을 것이다. 나는 주진우 기자가 좋은게 야성이 있어서다.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이 있어서 참 좋다. 가끔은 저 말을 다 믿을 수 있을까 싶지만 길들여지지 않는 주진우라면 권력자들과 타협하지 않고 세상을 나름대로 잘 보여주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의 말은 다른 기자들의 글과 말보다 신뢰가 간다.
책 맛보기
진짜 최악은 불의에 저항하지 않고, 악행을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리디북스 갤럭시 기준 6)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그래서 팀원들이 욕했던 기자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게 바로 나였다. 정의, 그런 건 모르고 복수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의 배신감, 복수심이 내 편이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사사로운 감정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139)
목 차
처음
들어가는 글 - 신이 내린 선물, 이명박
1장 - 오직 한 사람, 이명박을 소개합니다
2장 - 돈의 신
3장 - 저수지 찾기 프로젝트
4장 - 저수지는 있다
5장 - 뉴클리어 밤
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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