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낀 점
정치인으로 익숙한 표창원이 저자이다. 하지만 나는 그를 정치인이기 전에 경찰로 먼저 알았다. 그는 프로파일러였다. 물론, 내가 그를 알게 된 경위는 한참 치열했던 2012년 경찰의 갑작스런 중간수사 발표때문이었다. 경찰의 국정원 댓글조사로 기억하고 있는데 표창원이 이에 비판을 했던 기억이 제일 먼저 난다. 한참 표창원이 뜰 때 아버지와 나의 의견이 갈렸다. 나는 그가 정치하려고 저런다 비판을 했고 아버지는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그랬던 것이다 말했다. 결과적으로 그가 정치의 길로 들어섰지만 나는 저때의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하는게 왜 나쁜가? 할 수 있으면 해야지. 물론, 제대로 해야 된다. 국회의원으로서 표창원. 나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의 이번 불출마가 아쉽게까지 느껴진다.
제일 아쉬운 대목이 프로파일러인 그가 2016 박근혜 게이트 청문회때 질의를 못했던 것이다. 여러 쟁점들이 있었지만 김기춘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잡아떼고 있었을 때가 가장 부글부글 했었다. 디시인사이드에서 보낸 제보로 기억하는데 그 영상으로 김기춘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반게 반박이 되었다. 당시 박영선 의원이 질의를 했다. 결과적으로 잘 되었지만 그래도 아쉽다. 프로파일러로서 범죄자들에게 질의를 했다면 심리를 흔들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초선의원인 그가 주목받는게 그렇게 싫어서 기회를 안 줬던 걸까? 참 아쉽다. 물론, 질의 시간이 있어서 프로파일러처럼 취조할 때와는 다를 수 있겠지만 참 아쉬운 대목이었다.
책 내용은 그가 프로파일러로서 수사를 했었을 때를 기록한 책이다. 범죄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을 때 이 책을 읽었다. 한참 <프로파일러 배상훈의 크라임>을 열혈로 듣고 있었고 지금은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를 종종 듣고 있다. 왜 이렇게 범죄 관련 팟빵을 들었냐면 그건 '인간이 얼마나 악할까'를 알고 싶어서 그랬다. 또, '왜 그랬을까'가 이 범죄 관련 팟빵을 들었을 때 든 생각들이기도 했다.
너무나도 끔찍했고 분노하게 했던 윤금이 사건
이 책에서 기억에 나는 사건은 윤금이 사건이다. 미군에 희생된 꽃다운 청춘이었다. 정말 이 사건은 악마가 저지른 사건이었다. 잔인했다. 정말 잔인했던 게 뭐냐면 이미 사망한 지가 한참 지나 보이는 시신을 너무나 잔인하게 유린했던 것이다. 너무 잔인해서 다 못 옮기겠다.
이 사건에서 분노가 이는 점은 또 있다. 검거된 피의자가 일반인이 아니라 미군 병사였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미군의 법적 지위와 시설 권리를 보장해주는 주둔군지위협정(SOFA)를 체결했었다. 거기에서는 한국 경찰이 범죄 혐의로 체포한 미군 병사나 군속의 신병을 미군에게 즉시 인도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구속을 해도 미군 시설 안에서로 한정되었다. 이렇게 한국인을 무참히 살인한 살인범에도 그 조항은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다. 우리나라 경찰은 그 범죄자를 미군에게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시민들이 아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동두천 시민들과 사회단체들이 움직였다. 성명서를 발표했도 동두천의 택시 운전사들은 미군 승차 거부 운동을 벌였다. 거리에서는 시위가 끊이질 않았고 전국으로 번졌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를 개정하자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났다.
정의는 승리했다. 1993년 2월 17일 첫 공판이 열렸고 3월 10일 2차 공판, 3월 24일에 3차 공판, 4월 14일에 선고 공판이 열리게 되었다.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을 그대로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가 이뤄졌고 그간 미국 정부가 윤금이의 유가족에게 7,100만 원의 배상금을 주었다. 이게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 감형을 해준것이다. 무기징역보다 낮은 징역 15년형을 받게 되었다. 검찰이 상고를 했지만 1994년 4우러 29일 징역 15년 형을 확정지었다. 재판이 이제 끝난 것이다.
감옥에 가서도 이 사이코패스는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교도관들에게 욕을 하고 유리병을 던지고 아크릴 창을 깨뜨렸다. 소화기를 들어 교도관에게 닥치는 대로 분사하기도 했다. 난동을 부린 것이다. 결국 징역 8개월이 더 늘어나게 되었다.
무기징역에서 15년 형으로 감형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미국으로 가지 않고 한국에서 죄값을 받았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 같다.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가지고 헛소리를 많이 하지만 미국은 절대로 주한 미군을 한국에서 철수시킬 수 없다. 철수시키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만한 지리적 요충지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일본만으로는 아쉽지. 한반도는 중국과 러시아로 바로 갈 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이다.
나가면서
이외에도 여러 사건들이 간략히 소개되어 있다. 그가 범죄자를 대상으로 프로파일한 내용보다는 사건을 소개한 느낌이 더 들었다. 만약에 사건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프로파일러 배상훈의 크라임>,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를 추천한다. 사실 이 내용도 프로파일러 배상훈 씨가 소개를 해줬다. 나는 이이제이에서 또 듣기도 했고, 김복준 형사가 이야기해 줬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어디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만약 그곳에 없는 사건이 이 책에 있다면 이 책을 빌려서 보길 추천한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사건을 추적한 책이다. 사건 추적에 관심있는 분들은 사셔야 겠지만 나는 그리 살만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서관에서 빌려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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