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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성경신학

[책리뷰] 장 루이 스카 - 인간의 이야기에 깃든 하느님의 말씀[성서와함께 I 성경과 역사 I 비평주의 I 성서]

by 카리안zz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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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날 비판 정신이 탄생하면서 상황은 바뀌었고,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역사’와 ‘실제 역사’ 사이의 관계가 어떠한지를 묻는 것이 당연하고 필연적인 사안이 되었다. 사실상 성경이 말하는 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고자 하는, 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이 솟아오르고 있다. 즉,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역사’가 과연 신뢰할만한 것인지를 정확하게 따져 보려는 것이다.”(22)

 

책의 1장 초반부에 적힌 내용이다. 말 그대로 이 책은 실제의 역사와 성경의 기록에 관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 성경 전체를 대상이 아니라 구약만을 대상으로 한다. 신약에서도 이런 논쟁들이 펼쳐지긴 하지만 구약만큼 구술의 기간이 크지 않기에 목격자들의 증언같은 걸로 신빙성을 두려고 한다. 복음서들의 기록이나 역사적 예수 논쟁들에서 그런 걸 쉽게 목격할 것이다. 하지만 구약은?! 최근에 구약을 읽어가면서 역사비평을 접해봤다. 배울 게 정말 많지만 때론 너무나 건조한 모습에 뜨악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럼에도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역사비평을 알려주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일단 역사의 재구성은 분명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지나간 역사를 정확하게 재구성하는 것은 불가능이다.

 

“하나 또는 여러 민족으로부터 하나의 ‘이스라엘 민족’이 태어날 수 있게 한 대중적 유산과 전통의 ‘토대’가 실제로 그리고 반드시 존재하겠지만, 선조들의 모습을 미화하고, 찬양하기 위해 그들의 전통이 덧붙이고 첨가한 그 모든 것으로부터 그 토대를 다시 되찾아 내기란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72-3)

 

“따라서 모세 이야기 중 어느 부분이 고대의 것인지, 또는 역사적 인물 모세에게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사건이 어떤 것인지를 밝혀내고자 하는 역사가들의 작업은 힘들고 어려운 일을 뛰어넘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85)

 

“따라서 성경이 전해 주는 이야기가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였을 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이상은 말할 수 없다.”(87)

 

“그러나 많은 경우, 실존하는 영웅 서사시적인 이야기에서 역사적 사실을 구별해 내는 이러한 작업은 매우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다.”(124)

 

“‘완벽하게 객관적인 역사’란 여전히 도달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하나의 이상일 뿐이라는 점 역시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191)

 

사실 사무엘상하, 열왕기에 대한 역사적 기록들이 있지만 다른 나라들과의 기록들과 비교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어떤 다른 기록들이 남아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155). 그렇기에 재구성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성경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성경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77-8).

“오히려 그것의 목적은 한 민족의 종교적 의식과 지각을 형성하려는 데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경 이야기 속에 역사적 요소가 간직되어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이야기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자 할 뿐이다. ... 그보다 먼저 독자들에게 본질적으로 그 사건의 의미를 전달해 주려는 데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구성하고 작성하기 위해 그가 사용한 방법 역시 그러한 목적에 맞게 선택된 것이다.”(78)

 

이 책은 위의 이야기를 시종일관 강조한다(97, 146, 169, 171, 191, 218, 231,236-7). 성경에 있는 초자연적인 사건들도 현대인에겐 낯설고 어쩌면 가짜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초자연적인 구분은 현대에 생긴 구분이지 고대인들에겐 없었던 구분이다(106). 늘 말하지만 근대 이후의 사고방식을 한참 전의 사람들에게 주입하지 말라. 역사 기술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 기준의 역사기술을 고대에 기술에 주입할 수도 없다.

 

물론 위의 주장들은 사실 성경신학 책들을 조금만 보면 나오는 사실들이다. 그렇지만 구약의 큰 사건들을 그 시대 다른 역사들과 비교를 해나가는 내용들이 참 알찼다. 그렇게 긴 분량도 아니지만 얻은 것은 참 많았다. 역사와 구약을 고민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강추한다. 물론, 우리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보는 것은 믿음의 고백이다. 이 책을 읽고 그 고백을 하진 않을 것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어떻게 우리에게 전달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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