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설교를 나름 무난히 마무리했다. 3달에 한 번 하는 설교라서 그리 부담되지도 않고 딱 적당한 것 같다. 이번 설교는 삼위일체의 교회를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려고 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모임이고 그 모임은 그리스도의 몸이며 성령의 교제로 그 몸은 작동한다. 던의 글에서 얻은 인사이트에서 한 몸과 하나님의 가족을 연결시키려고 했지만 그걸 동시에 담는 본문도 발견하지 못했고 하나님의 가족을 선택해서 주제로 잡았다. 김규섭 교수님의 논문 두 편이 큰 도움이 되었다. 에베소서에서 경륜이라는 헬라어단어(오이코노미아)가 하나님의 가족 경영으로 쓰여졌다는 것과 형제라는 단어의 쓰임에 대한 연구가 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십자가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에베소서의 2장의 논지를 매끄럽게 잘 담아낼 수 있었다. 물론, 성령님의 능력이라는 부분을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서 그 논지는 다음 번 예수님과 성령이라는 주제로 할 예정이다. 던의 <예수와 영>이 내년에 번역될 듯한데 그 책이 번역되면 바로 설교 주제로 잡아야 겠다. 3월 설교는 사순절기간이기에 히브리서와 르네 지라르의 희생양 이론을 할까 생각만 한다.
지난 주 설교 내용과 이 책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큰 연관은 없다ㅋ. 바울 관련 책은 사도행전을 다 읽고 바울서신을 읽어가면서 유익하기에 보고 있다. 그걸 보면서 하나님의 가족을 이야기하는 아이디어들을 많이 메모했고 설교에 전개에서 내용을 실어 넣었다. 이 책에서는 한 부분을 인용하려고 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넘어갔던 부분인데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 예수님께서 바울에게 했던 말이다. “너는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행 26:14). “이는 바울이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한 것은 곧 예수를 핍박하는 것임을 함축한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의 몸’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예를 들면, 롬12:5; 고전 10:16; 12:12-13, 27; 엡 5:23)”(56). 아 이 부분에서도 한 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구나. 삼위일체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설명할 때 딱 좋겠다 싶어서 메모를 해두었는데 주제와 맞지 않아 그냥 써먹지는 못했다. 나중을 위해 기억해두자ㅋㅋ.
내 설교에 써먹을 데가(?) 없어서 그렇게 유익하지 않았냐고? 물론, 따끈한 신간인 맥나이트의 <목회자 바울>과 1세기 시리즈 작가로 유명한 로버트 뱅크스의 <바울의 공동체 사상> 만큼은 아니었다. 이 두 책에서는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주제가 챕터로 딱 있으니 얼마나 유익했겠는가(근데 이 두 책도 설교에 인용된 건 없긴 했다ㅎㅎ). 그럼에도 이 책은 바울이 손에 잡힐 만큼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책이었다. 특히 6장의 <복음의 정수>가 그랬다.
내가 성경신학자들의 글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조직신학의 글들보다 훨씬 이해가 쉽다. 성경본문을 이렇게 저렇게 해설을 해주면 이해가 잘 된다. 6장 복음의 정수가 그랬다. 사진에 첨부를 해두었지만 바울이 선포한 복음이 무엇인지 정리를 해놨다.(아 참고로 던의 <예수, 바울, 복음>에서 바울이 선포한 복음과 복음서에서 복음이 쓰인 것을 잘 연결했는데 신선했다.) 여튼, 6장에선 의, 곧 칭의부터 시작해서 여러 은유들을 소개한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바울이 선포하는 복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며, 그의 신학적 사상의 중심을 이룬다. 그의 신학적 고찰은 구원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온다는 데에 토대를 둔다. 그것은 복음의 정수였고, 그가 구원에 관해 말하는 모든 것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담긴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바울에게서는 십자가와 부활이 실제로 성취한 바를 설명하기 위한 은유, 표현, 이미지, 개념의 레퍼토리가 있었다.”(141) 이 책에선 그 개념들을 정리해주는 데
1) 의 2) 희생제물 3) 화해 4) 입양 5) 새롭게 함 6) 승리 여섯 주제로 바울서신에서 쓰여진 은유, 표현, 이미지, 개념들을 잘 설명해놨다. 복음에 대해서 맥나이트의 <왕의 복음>이 참 정리가 잘 되어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글로 정리를 해보려고 하니 집에 책이 없더라. 정말 좋은 책이었는데 어딨지ㅠ. 이 부분도 나중에 따로 정리해놓으면 참 좋을 듯하다.
근데 난 백지윤 선생님의 번역과는 영 맞지 않는 것같다ㅠ 저번 캐스린 터너 책도 그렇고 버드가 헤이스의 <바울서신에 나타난 구약의 반향>한 부분을 읽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번역서가 때마침 있어서 그 부분을 찾아서 읽어봤다. 원서 페이지로 인용했기에 찾는데 고생했다! 번역본을 보니 어떤 의미인지 알 것같더라. 이영욱 대표님의 번역은 나랑 잘 맞고 백지윤 선생님의 번역은 나랑 잘 안 맞는걸로 정리!ㅋ
여튼, 다음에 소개할 책이 바울에 대한 간략한 책들 중 가장 추천하는 책이지만 정리의 면에선 이 책을 추천한다.
아, 요것도 하나님의 가족으로 하나됨고 로마 제국이라는 곳에서의 하나됨을 설명하는데 유익하기에 메모를 해두었다.
“황제 숭배 의식은 로마가 종속시킨 다양한 족속과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수단이었다. 이를 통해 로마는 황제와 제국을 둘러싸고 충성, 연합, 사회적 화합, 후원 관계, 정지적 안정을 꾀했다.”(130)
읽다보면 톰 라이트가 연상되는데 성공한 덕후인 버드는 신학개론 책을 라이트와 함께 쓰게 되고 내년에 번역이 된다! 야호!
덴마크 철학자인 죄렌 키르케고르가 말한 것처럼 당신이 살아낸 만큼 당신은 믿은 것이다. 진정한 믿음을 규정하는 궁극적 잣대는 말이나 슬로건이 아닌,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낸 삶이다.(24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