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읽기: 로마서 1장 16절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
저는 만화를 참 좋아합니다. 특히나 초등학생 때부터 일본만화를 즐겨 봤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봤던 <원피스>라는 만화는 아직까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의 초등학생들도 즐겨 보는 만화인데 덕분에 많은 나이 차이가 나지만 소통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일본이나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일본 만화가 <귀면의 칼날>이었는데 9살인 이수랑 이 만화 이야기하면서 제법 친해지기도 했습니다. 일본 만화를 어렸을 때부터 참 좋아해서 가고 싶은 나라도 일본 아니면 그닥 없기도 한 저였는데 어느 순간 일본 만화를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한국의 웹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의 한국 웹툰 시장은 너무나 커져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시장으로까지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드라마, 영화화 되면서 소위 대박을 치고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로 인기를 끈 <지옥>이라는 드라마도 원작이 웹툰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웹툰을 보기 시작했는데 만화 시장이 지금처럼 이렇게 클지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또, 웹툰이 중고등부 학생과 눈높이를 맞추는 좋은 도구로 사용될 줄도 생각 못했습니다. 이런 웹툰을 즐겨보는 저에게 어떤 한 웹툰이 굉장히 충격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아, 이 웹툰을 보기 전에는 네이버 웹툰 중에 <당신의 과녁>이란 웹툰이 약간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과녁>은 욥기를 주제로 합니다. 제목도 욥기 7장 20절에 “어찌하여 나를 당신의 과녁으로 삼으십니까?”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욥기를 작가 나름대로 한국판 욥기로 재해석한 작품이었습니다. 성경의 이야기를 예수님을 믿는지도 안 믿는지도 모르는 작가가 이렇게 자기 나름대로 해석을 하는 걸 보고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말씀드릴 웹툰은 그것보다 더 큰 충격을 준 웹툰입니다. 네이버 웹툰인데 매주 목요일날 업데이트 되는 만화입니다. 복싱을 주제로 한 만화인데 제목이 <The 복서>입니다. 목요일날 나오는 네이버 웹툰이 참 많은데요, 그 중에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전 네이버 웹툰 중에서도 열 손가락 꼽히게 인기가 많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 ‘유’라는 학생이 엄청난 재능을 넘어서 한계를 모르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광할한 재능을 가진 ‘유’라는 주인공에게 트레이너 ‘K’가 붙습니다. 유에게는 심연의 어두움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어둠 가운데 잠식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K’는 유가 어둠 속에 잠식되어 가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마침내 유가 어둠에 지배당하여 삶을 파괴시키는 인물로 만들어버립니다. ‘K’는 인간은 무가치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죽음을 숭상합니다.
그때 ‘J’가 등장합니다. J가 등장할 때였습니다. 네이버 웹툰을 보면 BGM으로 음악이 배경으로 깔립니다. 위러브라는 찬양팀의 찬양이 BGM으로 깔리더라구요. 찬양팀 찬양이 왜 노래로 깔리는 거지? 이때부터 좀 이 웹툰이 기독교적인 뭔가 있나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J가 등장한 이후로 웹툰이 노골적으로 변합니다. J의 전적 39승 26패. 이제 딱 한 번의 승부를 유와 앞두고 있습니다. 구약 39권, 신약 27권. 작가는 이를 모티브를 두고 결국 1패가 이렇게 완성될 것이라고 힌트를 주었습니다. 더 복서에서 J를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삶의 의미를 찾았습니다. 생명을 찾았습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갔습니다. 그래서 웹툰 제목의 더 복서는 사실 J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영어 The에서 T를 십자가로 해놨더라구요. 1화부터 그렇게 해놨습니다.
어둠과 죽음 가운데 있는 유와 세상에 생명을 가져다주는 J와의 승부가 남았습니다. 네, 여기서 유는 이 웹툰을 보는 독자들이고, 생명을 가져다주는 J는 Jesus, 곧 예수님이십니다. 트레이너 K는 아마도 세상의 왕을 말하는 King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화에서 정말 노골적으로 죽음의 세력과 대결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대결 중에 공격을 받아 피투성이가 되는게 압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이렇게 그려낼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거 복음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거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작가가 한 단계 한 단계 쌓아올린 이야기들을 너무나 노골적인 메시지에 오히려 욕을 먹는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반지의 제왕 작가인 톨킨이 왜 C. S. 루이스보고 <나니아 연대기>가 너무 복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했는지도 이해가 될 것 같았습니다. 자신처럼 간달프를 예수님의 모티브로 두고 <두 개의 탑>에서처럼 죽음과 부활을 마지막 때에 역전으로 그려내서 복음을 은은히 드러내야지 하는 비판이었습니다.
이 웹툰의 마지막에는 결국 유가 죽음과 어둠에서 구원을 받았습니다. J로 인해 구원을 받았습니다. 저는 혹시 댓글에 욕이 많으면 어쩌지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평점을 보니 그럭저럭 평타는 한 것같고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지 싶어 댓글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네이버 웹툰 역대 1위다, 이건 웹툰이 아니라 영화가 되어버린 것같다, 진짜 눈물나네, 요즘 웹툰들은 연령층이 매우 낮아 단순 재미와 폭력에만 주의가 기울이는 가운데 더복서라는 삶을 알려주고 세상을 알려주며 재미까지 보유한 작품이 나온 세대에 태어나 행복하다, 가장 최고의 전도였어 작가 양반 등 또 댓글에는 내용 해석도 들어가 있습니다. ‘내가 한 가지 좋은 소식을 말해줄게’ 좋은 소식은 Good News로 기독교에서는 이걸 ‘복음’이라고 지칭합니다 라고 친히 알려주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저는 웹툰을 보면서 이렇게 큰 호평을 받는 건 처음봤습니다.
사실 이 웹툰의 주제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였습니다. 2000년 내도록 교회가 이야기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죽음에서 구원하셨다. 이 웹툰은 이걸 말한 것뿐이었습니다. 네이버 웹툰의 주 연령대를 10-20대로 알고 있는데 이 연령에게 이토록 큰 반응을 일으키는 걸 보고 여러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댓글을 볼 때 욕이 가득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혹시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해서 이런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
당시 사람들 중에서도 복음을 부끄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신으로 여기며 예배하고 이 분이 죄와 악에서, 죽음에서 우리를 구해준 분이시라고 말한다면 세상에 조롱받을 게 틀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번 담임 목사님 설교때 기원후 123-126년도에 그려진 낙서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당나귀 머리를 가진 한 사람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알렉사메노스가 그의 신을 경배한다’고 썼습니다. 조롱을 하는 것이죠.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선포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런 부끄러움은 없습니다. 단지 교회가 부끄러운 일들을 많이해서 오는 부끄러움은 있지요. 예수님이 어둠과 죽음과 죄와 악에서 우리를 구하셨다는 복된 소식을 담아야 하는 교회가 그러지 못한 것에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부끄러움에 메시지조차 외치지 못하는 부끄러움에 있습니다. 또, 세상의 모든 고통과 어둠의 문제들이 경제가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세상에 소리에 움추려 든 것은 아닌지요? 경제가 다 잘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세상의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서 정치인들도 경제를 잘 다루는 사람이 등장하면 우리의 어려움은 모두 다 해결될 것이라는 복된 소식이 세상에서 들립니다. 우리가 움츠려들고 부끄러울 때 오늘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구원은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걸 믿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과 죽음에서 부활한 예수님을 믿을 때 구원이 주어집니다. 우리에겐 그것이 복된 소식입니다. 우리에겐 그것이 능력입니다.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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