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문] 잠언 30장

 

오늘 본문은 아굴의 잠언입니다. 본문에서도 보이듯이 지금 아굴은 상당한 혼란 중에 있습니다. 1절에 보시면 “이 말씀은 야게의 아들 아굴의 잠언이니 그가 이디엘 곧 이디엘과 우갈에게 이른 것이니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문을 좀 들여다보면 이디엘과 우갈을 조금 다르게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디엘과 우갈을 사람 이름이 아니라 의미로 풀어 번역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번역하면 1절 하반절은 “나는 피곤합니다, 오 하나님, 나는 피곤합니다, 오 하나님, 내가 어떻게 이길 수 있겠습니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성경인 NRSV 성경이 이렇게 해석을 하고 다른 영어 성경에서도 이렇게 번역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2절 본문과 잘 호응됩니다.

 

 아굴은 계속해서 자신의 혼란을 표현합니다. 짐승이라고 하며 사람의 총명이 없다고 합니다. 또, 지혜를 배우지 못하였고 거룩하신 자를 아는 지식이 없다고까지 합니다. 거룩한 자를 아는 지식이 무엇입니까? 잠언 1장 7절의 말씀에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이라고 하셨습니다. 아굴은 지금 자신이 경외해야 될 대상에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혼란은 고스란히 4절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4절은 철저히 창조에 관한 질문입니다. 그는 지금 창조자가 누구인지, 경외해야 될 대상이 누구인지 혼란 가운데 있습니다.

 

 저는 경외라는 단어를 경험으로 와닿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12월에 어렴풋이 이것이 경외인 것일까? 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 해 12월에 재벌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재계 서열 1위에서 9위까지 공기업을 제외하고 대기업 총수들이 청문회를 받았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그들이 앉아있을 때 무언가 모를 위압과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질문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뒷일을 걱정해서 질문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어쩌면 이때 제가 느꼈던 두려움은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기에 이 시대가 가르치는 경외의 대상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단초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가장 많은 것을 교환할 수 있기에 가장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그 무엇이 오늘 우리의 시대에는 지식의 근본이자 지혜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 시대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사람들은 과학을 사랑합니다.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과학을 사랑하는 마음은 과히 신앙의 영역에 이르렀습니다. 과학의 발전은 곧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처럼 여기기 때문입니다. 과연 강한 인공지능이 도래는 할 수 있을지 또, 그것이 도래한다고 하여도 모든 것을 할 수 있을지, 빅데이터는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오늘 4절의 고백은 우리 시대 혼란을 겪는 신앙인들의 고백과도 같습니다. 자본과 과학의 시대에 말씀을 외치는 것은 초라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과 과학의 힘으로 인간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대이지만 완전하고, 순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되고자 한 이 교만은 오늘 본문 33절의 말씀처럼 다툼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멀리서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이 시대는 비극 투성이입니다. 오늘 우리의 세상에서 그럼에도 새겨야할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 5절입니다. 다같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5, 6절입니다.

 

5절: 하나님의 말씀은 다 순전하며 하나님은 그를 의지하는 자의 방패시니라

돈과 인간의 지식이 우리를 의지하라고 말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순전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우리가 의지해야할 대상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이 우리의 방패가 되어주신다고 합니다. 우리의 방패이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우리 성도님들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이제 기도하겠습니다. 오늘 개인의 영성을 위해서 기도합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우리를 유혹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것들이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서 우리를 무릎꿇게 합니다. 이런 악의 세력에 우리가 기도로 맞서야 합니다. 다 같이 주여 힘차게 외치고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