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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웹툰

[인생 웹툰] 고태호 작가 - <당신의 과녁 > a mark against thee I 넥플릭스! 제작해 주세요 / 현대판 욥, 고난, 억울함, 우정, 가족, 사랑이 있는 인생 이야기 / 방백남녀 작가

by 카리안zz 2021.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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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친구 분께서 이 작품이 현대판 욥기라고 했다. 그런 모티프가 있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작가는 욥기를 언급한다. 

 

"사람을 감시하시는 이여, 내가 죄를 지었다고 해서 당신께 무슨 큰 손해라도 된단 말씀입니까? 어찌하여 나를 당신의 과녁으로 삼으십니까? 어찌하여 내가 당신께 짐이 된단 말씀입니까?" 욥기 7장 20절

 

 과녁이라는 단어를 보자 히브리어에서 죄를 '과녁을 빗나가다'라고 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설마 그 과녁일까 싶었는데 욥기에서 나오는 과녁이다. 그러고 보니 이 작품의 영문명이 <a mark against thee>로 되어 있다. 'Thee'라는 말이 낯이 익는데 KJV에서 자주 나오는 용어다. 하나님을 표현할 때 'Thee'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단순히 'you'일줄 알았는데 'Thee'인 걸 보니 하나님을 뜻한다는 게 확실해 보인다. 역시 욥기의 현대판!

 여튼, 죄를 말할 때 과녁을 벗어나는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과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인공은 욥처럼 잘못한 것이 없다. 근데도 왜 이리 큰 잘못을 주인공에게 안겨진 것인다. 그리고 죄(살인)을 지은 자는 태연하게 아무런 잘못 없이 죽었는가? 그 자는 결국 하늘이 자신을 벌하지 않았다는 것에 강조한다. 욥기의 말처럼 왜 주인공과 욥 같은 자를 과녁으로 삼으셨을까? 

대강의 줄거리

 
 주인공 최엽. 순수한 사람이다. 키가 크다. 혼자 술을 마시러 가서 행복을 하늘에 나눈다. 감사하다고. 그러나 집으로 가는 길 일이 벌어진다. 집으로 가는 도중 힘들어 보이는 분도 도와주고 기분 좋게 가는데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 내린다. 그리고 벤치에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든다. 정신을 차려보니 눈에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져 있다. 손에는 피가 묻어 있고. 사람을 죽인 것이다. 무슨 일이지? 결국 최엽은 살인자가 되고 17년 간 감옥에 있게 된다. 무려 17년. 17년이 지난 뒤 진짜 진범이 잡히게 된다. 집으로 가는 도중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범인이었다. 그가 건넨 박카스 같은 것에 수면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뒤집어 씌었다. 그자가 죽고 10년이 흘러 가족들이 증거를 공개한 것이다. 이 억울함은 어떻게 된 것인가? 죄인은 편히 죽었고 아무런 잘못하지 않은 자는 17년의 시간을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분명. 분명 과녁을 잘못 삼았잖아. 누구 잘못이야? 하늘 아닐까. 



빈틈이 없는 캐릭터들

 과연 주인공은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 그리고 주변에 주인공의 친구들은, 주인공의 가족들은 어땠을까? 그 이야기가 이 웹툰의 중심이다. 캐릭터의 개성이 잘 산다. 최엽을 중심으로 그의 친구 파이터 하범근, 신부가 된 최요한, 깐쇼좌 곽윤재. 마치 욥에게도 친구들이 있었듯이 주인공 최엽을 중심으로 친구들이 있다. 하지만 욥과 그 친구들과 차이가 있다면 최엽이 고난을 당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고난의 중단이라고 해야할까 억울함이 풀리고 난 뒤에 친구들과의 이야기가 흘러간다. 욥기는 억울한 고난을 당하고 있을 때 친구가 등장한 걸보면 차이점이 있다. 좋았던 것은 이 작품은 욥기가 격은 억울함이 풀리고 민망한 말들을 늘어놓았던 친구들 이후를 보여주는 것 같다. 

 가족들 이야기도 정말 좋다. 특히 엽이의 부모님과 동생ㅠ 정말 눈물난다. 어머니는 상황이 안 좋으셔서 잘 안 나와 아버지가 주로 나와서 엽이와 대화를 많이 한다. 그때 그 대화들이 참 좋았다. 고난을 대하는 엽이의 부모님은 정말 존경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고생했을 동생도. 누명을 겪은 이 가족들의 고난도 정말 잘 묘사했다. 특히 동생의 고난을 표현할 때는 정말... 대단했다. 보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내가 이 웹툰을 역대급 인생 웹툰으로 보는 이유는 다른 복수극과는 다른 더욱 깊은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당장 내가 리뷰한 바질란테, 모범택시만 봐도 그렇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전법이다. 최엽에게도 무슨 계획이 있는 것같은데 그것과 연관이 있을까? 그렇다고 무작정 용서를 말하는 작품이 아니다. 여러 교차하는 감정들, 상황들, 입장들을 정말 절묘하게 잘 표현한다. 감정 표현을 왜 이렇게 잘 표현하나 싶었는데 방백남녀 작가이네! 남녀의 감정 요소를 정말 잘 표현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정말 잘 표현해 냈다. 떡밥들도 잘 해소했고. 

 

명대사


 명대사가 제법 있었는데 메모한 건 딱 하나여서 옮겨 보겠다. 아, 이 작품은 명대사도 많지만 명장면이 많다. 그러니 직접 꼭 한 번 보시라!(자꾸 강조하게 되네ㅋㅋ)

명대사가 나오게 된 배경은 이렇다. 주변 이웃들이 있는데 원래 절친하게 지냈던 이웃이었다. 그런데 주인공 최엽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알려져 이웃들은 엽이의 가족들과 손절을 하고 외면해 버렸다. 그 중 형님, 아우하던 한 이웃도 외면해 버렸다. 엽이의 누명 쓴 것이 알려지고 풀려나니 이제 이웃은 자신이 외면했던 것에 죄책을 느낀다. 그러다 용기를 내어서 엽이와 아버지에게 잘못을 고백하려고 하는데. 아버지는 고백을 받아 드린다. 화해를 한 후 다시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 엽이는 묻는다. 괘씸하지 않냐고. 필요할 땐 가만 있다가 모든 게 밝혀지고 나서야 돌아온다는 게 그렇다. 그 말을 듣고 아버지가 대답한다. 그 대사가 명대사다. 

 

엽아, 잔인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세상은 결코 우리에게 사과하지 않아. 우리가 그 어떤 모진 풍파에 억울하게 상처입고 다쳐도 결단코 하지 않아. 정말 운이 좋지 않은 이상... 오히려 우리가 살기위해선 사과를 받지도 못함에도 역으로 세상을 요서 해야할테지. 그런 불합리한 세상에서 우리에게 사과하며 눈물 흘리는 저들은 얼마나 고마우냐...

특히 "우리에게 사과하며 눈물 흘리는 저들은 얼마나 고마우냐..."란 대사가 정말 멋졌다. 엽이의 아버지는 정말로 품격이 높으신 어른이다. 이런 어른이 되자. 이런 아버지가 되자!

나가면서

나는 목회자인데 욥기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 걸 보고 많은 자극이 되었다. 우와. 이 작가가 기독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깊이를 이런 식으로 표현할 줄은 몰랐다. 정말 대단하다. 꼭 보길 바란다. 순식간에 몰입된다. 그렇다고 무거운 분위기로 가는 건 아니다. 세 친구의 캐미가 정말 대단하다. 특히 중간중간 신부님의 대사가 찰졌다. 웃다가, 울다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웹툰을 보면서 참 행복해졌다. 

꼬오옥 한 번 쯤은 보길 바란다! 정말 정말 후회하지 않는다. 나중에 넥플릭스나 드라마로 만들면 더 좋겠다. 왜냐면 이 메시가 묻히지 않고 더 큰 파급력을 보낼 거 같으니깐! 그리고 디테일한 감정요소를 연기로 표현해 내면 자연스러울 것 같다. 

정말로 정말로 강추한다! 유료가 되기 전에 꼭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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