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경력 17년이다. 처음 다음 웹툰을 통해 입덕을 했다. 그때는 작품 수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17년 뒤 지금처럼 이렇게 될 줄을 상상도 못했다. 초등학교때부터 일본만화에 푹 빠져 살았던 나였기에 한국 웹툰은 그저 감정터치를 잘 하는 만화일 뿐이었다. 강풀의 타이밍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만화방에서 빌려보지 않고 검퓨터로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웹툰이지만 일본만화 못지 않게 아니 요즘은 일본의 몇 작품빼고는 한국 웹툰을 더 챙겨보는데 퀄리티가 더 높아지는 것 같다. 아마도 많은 수요와 광고, 드라마나 영화, 이모티콘 등과 같은 부과 수입으로까지 이어지는 게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경쟁, 열정, 헌신들이 모아져 지금의 웹툰에 이른 것 같다.
이렇게 오랜 시간 웹툰을 봐왔기에 중간중간 기억에 남는 작가들이 있다. <퍼펙트 게임>(2007년부터 2011년까지 연재)이라는 웹툰이 그렇다. 작가는 장이 작가. 야구를 통해 빚어내는 우리네 이야기 같았다. 완결을 다 본 거 같은데 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려 14년 전의 작품! 지금 무료로 공개된 작품을 몇 개 보니 일단 그림체가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ㅋㅋ 여튼, 직장인들의 사회 야구 이야기이며 나는 여기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게 강용식 스토리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강용식의 사연은 아직까지 기억에 난다. 또, 오찬호 역시도 나중에 좋게 된 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나질 않는다. 정말 <퍼펙트 게임>은 따뜻한 웹툰이었다. 감명깊게 본 웹툰이기에 장이 작가의 이름을 확실히 기억해 뒀다.
그러다 <경이로운 소문>이라는 웹툰이 드라마화 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어라? 웹툰 중에 드라마화 되는데 내가 그걸 모른다고? 무슨 작품이지?' 싶어서 보게 되었다. '어라! 작가가 장이 작가네?!' <퍼펙트 게임>과 <파동>을 겁나 재미있게 봤기에 안 보려다가 이 웹툰을 보게 되었다. 장이는 날 실망시키지 않으니깐.ㅠ 역시는 역시 역시였다! 5화까지만 봐야지 하는데 10화... 15화... 30화... 50화... 어느 덧 에필로그까지... 이 몰입감이라니! 한 호흡 가다듬고 시즌 2를 봤다. 아, 완결 다 나오고 볼껄 싶었다. 다음 화가 필요해... 다음 화가!!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어릴 적 사고로 다리에 장애가 생긴 소문. 부모님은 경찰이신데 어릴 적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그렇게 부모님없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품에서 자란 소문이. 그런데 할머니는 자식들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 치매 증상이 오셨다. 치매가 올 때마다 소문이에게 모진 소리를. 소문은 어쨌든 그렇게 이상하고 우연치 않은 일들에 휘말리는데... 융, 카운터, 악귀 같은 판타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그 판타지한 세계에서 여러 일들이 휘몰아 치게 된다. 휘몰아치는 가운데 특히 가모탁과 소문이의 과거에서 밝혀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시즌1 마지막에 가면 강아지같이 소름 돋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 카타르시스는 시즌2에서도 느낀다. 더 이상은 스포가 되기에 여기까지. 경이로운 소문을 보지 못한 당신. 아직 소확행의 하나가 남아 있다. 부럽다!!
드라마편도 엄청 흥행이 되고 있다. 보니까 1월 9일 기준 시청률 8.7%!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한다. 우리 교회 초등학생 아이들도 이 드라마에 빠져들었다. 그만큼 다양한 연령층을 확보하고 있다. 나는 유튜브에서 몇몇 클립을 봤다. 융의 땅이 어떻게 드라마에서 표현되었는지 카운터들의 능력은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대박난 <경이로운 소문> 장면이 있다. 그건 최장물과 일진 부모들간의 싸움때문. 치고박고 싸우는게 아닌 일진은 아버지가 시장이다. 아버지가 시장이니깐 보이는게 없다. 그렇게 사고를 많이 치는데 결국 소문과 엮이게 된다. 근데 소문은 카운터가 되어 거의 초능력자가 되었다. 일진이 상대가 안 된다. 일진들 다 불렀는데 상대가 안 된다. 결국 얻어 맞고 소문은 경찰서에 가게 된다. 시장 아들이니깐 경찰도 함부로 못 대한다. 소문은 부모님이 없기에 막 대한다. 일진 아버지가 소문이를 막대한다. 그리고 모멸과 수치심을 주는 그때!!
최장물이 등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이나를 한벙 먹인다. 드라마의 명대사 "누구보고 거지라 카노! 자산 1조도 안 되는 놈의 새끼가!" 그러니깐 이 맛집은 이런 맛을 많이 느끼게 해준다. 카타르시스! 사이다~! 최장물. 그렇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재계 50위 안에 드는 거물이었던 것이다. 사실 드라마보다 웹툰이 더 사이다였다. 참고하길 바란다. 드라마는 보질 않았고 볼지도 모르겠다. 나름 도하나 역의 김세정은 괜찮아 보이는데 나머지 가모탁 역의 유준상과 추매옥 역의 염헤란이 원작과 좀 싱크로율이 안 맞는거 아닐까? 일단 외관상은 그렇다. 가모탁은 뭔가 약간의 양아치스러움이 있어야 하는데 유준상에게 그건 안 보이고, 추매옥은 상당히 나이가 많아 보였는데 염혜란은 너무 젊어 보인다. 그래도 염혜란은 <동백꽃 필 무렵>에서 포스를 느꼈기에 걱정은 안 된다. 유준상도 그렇게 못할거 같지는 않다. 그래도 연기경력이 있으니.
나처럼 유치하고 웹툰을 볼 때는 머리쓰는 걸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웹툰을 보라! 기승전결 끄는게 전혀 없고 담백하나 깊다. 장이 작가의 <파동>을 본 분들이라면 말 안 해도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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