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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설교와 목회자

[책리뷰] 케빈 밴후저·오언 스트래헌 - 목회자란 무엇인가

by 카리안zz 2020.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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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

 목회를 하시는 분들은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정말 정말 정말! 오늘날 현대교회를 사역하다가 보면 목회자들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헷갈리기 마련이다. 나는 중형교회에서 4년 정도사역을 했다. 처음 사역했던 교회가 전형적인 부흥을 한 교회여서 목회자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고민이 많았다. 그때 중형교회들은 이벤트를 많이 한다. 두 번 째 사역했던 교회도 담임 목사님께서 현수막 목회(홍보, 이벤트를 많이하는 목회)는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본인의 말과는 다르게 은근히 그런 걸 좋아했다. 행사를 안 한다고 하더만 무슨 행사 하나 하니깐 엄청 좋아했다. 여튼, 그러한 실정이 단지 내가 겪었던 교회만의 일이 아니다. 때론 누군가는 목회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 연예인처럼 해야 된다고 하고, 때론 보험회사 직원처럼, 때론 회사경영인, 심리상담사, 엔터테이너, 이벤트 회사직업 등등 이런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지적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기업적 분위기가 미국 문화를 점점 더 압도함에 따라 교회는 전면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대기업처럼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효율성'이 '교회 성장' 모형을 주도했으며, '행정'이 목회자의 직무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리처드 니버가 지적했듯이, 그런 분위기에서 "목회자는 '대기업 운영자'가 된다." (159)

 

 목회자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

 물론, 앞에 나열한 직업들의 특징을 아에 무시하란 말은 아니다. 그런 특성을 완전히 없애라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목회자의 정체성을 어디로 잡는가의 문제다. 이 책에서 내 가슴에 불을 지피는 내용이 나왔다. 

 

목회자는 무엇일까? 

 기본이 중요하다. 종종 하는 이야기 같은데 이게 중요하구나 느꼈을 때가 있었다. 농구를 하면서 느꼈다. 비슷한 실력을 지닌 친구가 대학가서 동아리 농구부에 들어가더니 나랑 실력이 확연히 차이가 나더라. 드리블에서 슛폼까지 확실히 배운 티가 났다. 확실히 기본기를 탄탄히 한 친구들은 농구하다보면 느끼는데 격이 다르다. 
 드럼도 그랬다. 메트로놈을 켜놓고 두 시간 연습을 하고 다음날 치면 연습 안 하고 치는 거랑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게을러서 매일 연습을 못했지만 매일 연습했더라면 아마도 어디가서 드럼 칠 줄 안다고 할 수는 있었을 거다.  드럼 가르치는 선생님께서는 기본 연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신게 생각난다. 
 농구도 드럼도 사실 끝까지 할게 아니라서 기본을 다지진 않았지만 내 전공 영역은 반드시 기본을 다지자 마음 먹었다. 지금 내 전공은 무엇일까? 나는 사역자다. 목회자일진데 목회의 기본은 무엇일까? 

 케빈 벤후저와 오언 스트래헌이 쓴 <목회자란 무엇인가>가 그 답을 알려준다. 내가 던지고 싶은 질문에 그들이 시의적절하게 답해주었다. 나는 그들의 대답이 충실하게 기본기에 집중하라고 읽었다. 

"하지만 지도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목회자는 '최선의 선택'이나 전략적 전망보다는 성서적인 신학과 십자가의 도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99)


"목회적 돌봄의 목적은 위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다." (262)


"목회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예언자적인 행동은 거짓 우상(예를 들어, 명예, 부, 육체적 아름다움, 사회적 지위, 인기, 성공, 자아실현 등)을 추구하기를 그치고 살아 계신 하나님께 돌아와 그분을 섬기라고 촉구하는 것이다." (268)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나 장 칼뱅, 헤르만 바빙크의 글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신학이 없다면 나의 목회는 기업 경영이나 사회사업과 거의 구별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공공신학자가 되기를 열망한다" (300)  


"목회자와 그들이 섬기는 교회가 성서가 아니라 현대 문화에서 가져온 지도자상(예를 들면, 경영자, 심리 치료사)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 


"목회자-신학자는 예수의 부활에서 정점에 이른 하나님의 구속 사역이라는 성서 이야기에 비추어 큰 물음과 큰 그림에 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공적 지식인이다. 목회자-신학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고 해석하고 다른 이들에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특권을 지니고 있으며 이 일을 위해 헌신한다. 오직 성서만이 하나님이 인류를 화해시키고 피조물을 새롭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시는 바를 기록한 신적 권위를 지닌 말씀이기 떄문이다." 

 

 내가 왜 두꺼운 주석책을 보며 신학책을 읽는 것일까? 바로 이 행위에서 내 정체성이 드러난다. 나는 성경해석자다!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이다. 성경을 당시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던 그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 원어와 주석을 공부하는 것이고 그것을 오늘날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말해주기 위해서 여러 문학, 사회학, 칼럼 등을 읽는다. 그것은 설교라는 행위를 통해서 나에게 드러나게 되어 있다. 설교자는 겉멋드는 사람이 아니다. 설교자는 어떤 멋있어 보이는 자가 아니다. 스포트라이트가 비취는 자리가 아니다. 설교자가 스포트라이트 비춰지길 즐긴다면 사역자의 생명이 다한 것이다. 우리는 예수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야 하며 우리는 철저한 조연이다. 

 

나가면서

 이 책은 성경에서 기독교 역사까지 목회자의 역할을 잘 짚어준다. 읽다 보면 익숙한데 바로 기초이자 기본기이기 때문이다. 기초와 기본! 지금이 적기다. 아직 늦지 않았다! 모든 사역자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종교중독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메모

 

우리가 염두에 두고 있는 지식인은 거대한 진리를 현실의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법을 알고 있는 특정한 종류의 보편적 지식인이다. (51)

- 신학소매상?!

 

 

 

하지만 좋은 신학적 설교를 똑똑한 척하는 설교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 세계적 수준의 지루함만 주입할 수도 있다. (172)

- ㅋㅋㅋㅋ

 

 

 

"이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으매 다시 죽지 아니하시고 사망이 다시 그를 주장하지 못할 줄을 앎이로라(롬 6:9). 바로 이 때문에 그리스도-내-존재란 곧 부활을-향해-존재함의 문제다. 예수를 다시 살리신 하나님이 "그의 권능으로 우리를 다시 살리실" 것이다"(고전 6:14). (192)

-오호라! 우리는 죽음보다 부활을 향해 존재하는 자로구나!


책 맛보기

 

"만약 목회가 단지 하나의 직업일 뿐이라면, 목회의 모든 것은 직업화된다. 그렇게 될 때 목회자는 '이것이 나의 목회 경력에 도움이 될까, 방해가 될까?'라는 질문만 할 것이다.
 여기에 핵심적 연설이 존재한다. 목회자는 (오늘날 대부분의 유명인사들과 달리)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만들고, 자신에게 관심이 모이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서 관심이 멀어지도록 말해야 하는 공적 인물이다. 목회자는 사람들을 자신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길로 이끌기 위해 진리 주장을 해야 한다. 목회자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확대함으로써가 아니라, 필요하다면 그것을 축소시킴으로써 성공을 거둔다. 뿐만 아니라 목회자가 자신에 대해 말할 때는 사도 바울을 본받아서, 자신이 하나님의 은총과 자비를 이미 받았지만 여전히 그 은총과 자비가 계속해서 필요한 공적 죄인임을 인정해야만 한다(딤전 1:15). 마지막으로 (역시 바울처럼) 목회자는 삶의 의미와 같은 일반적인 문제에 관해 공적으로 말해야 한다. (35)


그렇다면 교회는 목회자의 것이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것이다. 따라서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의 능력이나 자질에 의존하지 않는다. 오직 은혜의 복음에, 그리스도의 사역에 의존할 뿐이다. 목회자가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용서와 한결같은 사랑이다. (95)


왕 같은 목회 사역이 본질적으로 십자가를 닮았음을 인식한다는 것을 목자가 결코 결론에 도달하거나 믿음으로 나아가거나 주도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99)


설교자의 사역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는 세미나처럼 성서를 훑어주는 것이 아니라 성서 본문을 해설하고, 적용하고, 사람들이 성령의 능력에 의해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 말씀에 따라 살도록 권면하는 것이다. (107)


불안정한 문화 속에서 신뢰할 만한 말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목회자는 예언자로서 모든 성서를 깊이 연구하여 그리스도를 밝히 보이고 사람들을 향해 회개하고 믿음을 새롭게 하라고 촉구한다. (108)


모든 목회자들은 그르들을 제거하려는 죄와 사탄이라는 원수의 위협 속에서 맡은 일을 한다. 어떤 경우든 모든 목회자는 그리스도의 능력 안에서 섬기고 이 진리로부터 위대한 소망을 얻는 특권을 누린다. 건물은 무너지고 사이렌이 울리고 문화가 파괴될 수도 있지만, 목회자와 그가 섬기는 그 나라는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109)


목회자-신학자가 자신의 밖으로 나와 다른 이들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204)


예배는 사랑과 자비로 우리에게 자신을 내어주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찬양하는 마음으로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것이다. (284)


예배가 위험한 까닭은 우리를 일깨워 그리스도 안에 있는 바(즉, 세상과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목적)를 깨닫게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돈 바꾸는 사람들의 상을 뒤엎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생각들을 불안하게 하고 우리의 화려한 자기 이미지를 깨뜨리겠다고 위협하기 때문이다.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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