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참 인상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모재벌이 범죄를 저지른 정황과 증거가 명확한데 기각을 당하고 버스운전기사는 2,400원을 횡령인지 실수인지 모호한 금액을 가지고 해고당하는 판결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모재벌은 최근에 구속당하기는 했지만 참 인상에 깊이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자꾸 주목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정의>라는 말입니다.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2010년에 나왔는데 이후로 정의란 말이 강조되지 않은 적이 없는 것같습니다. 이 강조는 샌델의 책 내용이 기가막혀서 그런건 아닌 것 같습니다. 우스게 소리로 최근 가장 많이 팔렸지만 책을 읽은 사람은 잘 없을 것이란 말이 떠돌기도 합니다. 맞는 거 같습니다. 책이 팔린 것에 비하면 책 내용이 오고가는 걸 잘 볼 수 가 없습니다. 너무 단순화 시킨 것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이 많이 팔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책 제목 때문입니다. 정의를 찾을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당장에 떠오르는 사건으로는 송파 세모녀 사건이 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린 어머니가 “죄송합니다”란 말을 남기고 전재산 70만원을 집세와 공과금으로 남기고 자살한 사건입니다. 또,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입니다. 열약한 작업환경과 관리소홀이 원인이 되어 19살 된 한 청년이 희생당한 사건입니다. 그래서 지난 해 시사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가 1000회 특집으로 “대한민국 정의를 묻다”편을 방연한 적이 있습니다. 총 3부작이었는데 각 주제는 사법, 재벌, 정치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방송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김상중 씨가 프로그램 마지막 클로징 멘트였습니다. 김상중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을 ...” 언급하며 방송을 끝맺었습니다. 이 말은 아모스 5장 8절인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할지어다”란 말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같습니다. 세상도 이렇게 정의를 외치면서 성경구절까지 인용을 하는데 우리 교회들은 정의에 대한 설교라던가 이야기가 많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기독교 출판계에서 정의의 관한 책이 별로 없습니다. 주류 출판사들 중에는 제가 알기론 팀 켈러의 <정의란 무엇인가> 말곤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서두가 많이 길었는데 바로 본문이 이 정의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1절부터 재판이 등장합니다. 천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판과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하나님께서 “서셨다”는 말씀입니다. 하늘 법정에 서신 하나님은 지금 벌어질 재판을 최종 판결하는 대재판장 지위에 있으며 판결을 위해 자리하였음을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신들이 나오는데 신들은 천사, 인간 왕이나 재판관, 우상신 무리들을 지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6-8절을 본다면 여기에 신들은 우상신들로 이해하면 가장 잘 이해될 수 있습니다. 6-7절에 “지존자의 아들 같아 보이나 결국 인간과 마찬가지”라는 설명과 8절에 “하나님만이 온 세상의 왕이자 심판자라는 선언”을 근거로 보기 때문입니다.
2절에는 이제 심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문이 이어집니다. 신들의 죄는 한마디로 불공평한 판단을 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 불공평한 판단에는 폭력이 들어있습니다. 이들 때문에 정당한 사람들이 어려움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3-4절에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통치 모습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통치의 모습은 한 마디로 공의를 베푸는 정치입니다. 악인들이 불공평하게 판단하였다면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자와 고아를 위하여 판단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악인들에 손에서 건져낸다고까지 하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의 정의에는 사회의 약자에 대한 관심이 참 많습니다. 신명기에서도 당시 가장 가난했던 고아, 과부, 나그네가 있었고 오늘 본문에서는 소외된 무리가 여섯 번이나 언급되었습니다. 여기서 또 우리가 한 번 더 생각해야 될게 있습니다. 가난한 자라고 해서 경제적 물질적 가난만 말하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이것을 포함하여 사회적, 지식적, 정신적, 육체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말합니다. 또한 이들 중에서는 ‘불의로 피해를 입은 자들’이 돌봄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5절은 악인들의 통치의 결과가 나옵니다. 악인들의 통치의 결과가 바로 세상의 모든 질서가 흔들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알지 못하다”나 “흑암 중에 다니라”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이 표현은 잠언에서는 여호와와 아무 관계도 없는 미련한 사람들이나 악한 자들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미련하고 악한 자들은 하나님 말씀을 맘에 두지 않고 악을 행하는 데만 집중합니다. 공의는 알지도 못하고 마음은 점점 어두워져서 그들은 도덕적으로나 영적으로나 암흑 속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은 자신들이 악에 빠졌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6-7절은 하나님께서 신들에게 판결을 내리십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들이 판결하는 자들이 아니라 그들은 판결의 대상이 되는 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오직 판결을 하실 수 있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 판결의 내용은 바로 사람들처럼 죽는다는 것입니다. 7절이 그 내용인데 이 부분은 좀 의역을 한 새번역 성경이 알기 더 쉽습니다.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7절: 너희도 사람처럼 죽을 것이고 여느 군주처럼 쓰러질 것이다
그리고 이제 8절은 세상을 정의롭게 심판할 자격이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십니다. 각 나라들의 헛된 신들은 하나님께 심판을 당하고 오직 하나님께서 통치하시고 정의롭게 다스리시는 나라만이 있을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 그리고 통치로 하나님 나라의 근간이 설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여전히 어리석게도 우리의 문제의 해결을 전혀 다른 곳에서 찾을 것입니다. 문학 용어 중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예전 그리스 신화에 인간의 갈등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이때 신이 등장해서 다 해결한다는 용어입니다. 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맨 처음은 조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조폭들이 자신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모든 갈등을 해결합니다. 조폭이 지나가고 이제 찾오는 사람은 재벌 2세입니다. 재벌 2세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겁니다. 그래서 조폭이 주를 이루다가 이제 드라마에서는 재벌 2세가 주를 이루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보아서 압니다. 그 다음이 외계인에서 요즘은 심지어 도깨비까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본연적으로 연약해서 어딘가 외부의 존재에 대한 갈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역시 이런 정의롭지 않은 세상에 누군가 와서 단번에 해결해줄 어떠한 것을 갈망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본문의 시대에는 신들이라는 우상이 있었다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누가 신입니다. 오늘의 우상은 무엇입니까? 오늘 이 세상에서 어떤 것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까? 오늘 우리의 욕망을 가득히 자극하는 우상은 바로 맘몬, 즉 돈입니다. 생명이 담긴 신체기관같은 교환 가능할 수 없는 것마저 돈으로 교환할 수 있게끔 만들었습니다. 생명이 수치화된 시대이죠. 그들이 다스리는 지금 이 세상은 우리가 어떤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대에 우리의 믿음이 연약해지고 마치 하나님이 다스림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여전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 오늘 본문 8절을 다같이 읽고 설교를 마치겠습니다. 오늘 본문 8절입니다.
8절: 하나님이여 일어나사 세상을 심판하소서 모든 나라가 주의 소유이기 때문이니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에게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
기도 드리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오늘 정의를 잃어버린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역시도 악인들이 득세하기 때문입니다. 주여, 악이 만연하였기에 하나님의 손길을 더욱더 기다립니다. 하지만 이 시대 가운데 우리는 절망할 때가 있습니다. 때론 너무나 연약하여져서 이 시대의 유혹 속에 넘어질 때도 있습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오늘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의 머리와 마음과 손과 발에 새깁니다. 돈과 권력이 우리의 통치자가 아니라 돈과 권력이 우리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서 우리의 통치자 되시면 우리의 심판자 되신다는 진리를 마음에 새깁니다.
다시 한번 고백합니다. 돈과 과학과 경제와 무력을 가진 군대에게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 되시는 우리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나라와 권세가 있음을 믿습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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